최근 울산지역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자 울산시가 13일 0시부터 25일 자정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시는 당초 지역사회 감염 억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현행 1.5단계를 유지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초 북구 사우나발 집단감염이 발생한데 이어 최근 고용노동부 울산 고객상담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울주군에서 자동차 부품업체 종업원 집단감염까지 발생하자 거리두기 단계를 전격적으로 격상시켰다. 울산시의 이번 결정은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내려진 것으로, 4차 대유행을 막기 위한 시의적절한 조치로 판단된다.

11일 울산에서는 자동차 부품업체 직원 15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33명이 나왔다. 이 가운데 15명은 울주군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우수AMS’ 소속 근로자들이며 이 중 8명은 외국인 근로자다. 시는 우수AMS 근로자들이 평소 울주군 언양읍, 삼남읍, 상북면 일원 유흥주점과 노래방 등을 자주 이용했다는 제보에 따라 해당 지역 유흥업소 종사자와 이용자를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명령하는 행정조치를 발령했다. 특히 우수AMS에는 200여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으며, 2곳의 계열사에도 150명 가량이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돼 집단감염이 일파만파로 번질 조짐이다.

3월과 4월 불과 두달 사이에 대규모 집단감염이 3번이나 발생한데 대해 시민들은 심히 우려하고 있다. 울산의 방역에 큰 구멍이 뚫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며 “학교와 학원, 음식점, 실내체육시설, 직장과 가정 등 일상 속 어디서든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 비율이 계속 증가하는 것도 위기의 징후”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은 13%였으나 최근에는 25%를 넘을 정도로 증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이라고 언급한데 이어 9일에도 “4차 유행의 파도가 점점 가까워지고, 더 거세지는 형국”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추세가 지속되면 조만간 하루 확진자가 1000~2000명에 도달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울산시가 이번에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시킨 것은 그만큼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실제로 울산은 시민들의 경각심이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계속되는 아슬아슬한 국면이다. 시민들의 절제와 방역지침 준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