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을 하는게 아닙니다. 이제는 가족 나들이가 돼 버렸습니다. 한달에 두번꼴로 돌아오는 봉사활동 순서가 기다려집니다".
 10여년째 불편한 몸을 이끌고 각종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대자동차 곰두리회(회장 김종인·49·품질시험부) 회원들은 지난해부터 봉사활동에 함께 나선 부인과 자녀들이 그지없이 고맙다.
 김종인 회장은 "든든한 후원자를 만난 거죠. 동료들은 휴일마다 외식을 하거나 바깥 나들이를 나가자는 가족들 성화에 시달리는데 저희 가정은 자연스럽게 사회복지 시설·기관을 찾아 봉사활동을 함께 펼치죠".
 곰두리회는 현대자동차에 근무하는 장애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체이다. 현재 90명의 회원 모두가 3~6급 장애인들로, 누구의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이다.
 그러나 곰두리회 회원들은 지난 1996년부터 오히려 사회복지 기관·시설을 찾아 활발한 사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동참하는 동료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곰두리회는 매월 한차례 태연학교, 메아리학교와 울주군 청량면의 나눔터, 장애인을 보호하는 북구 호계동의 어울림 등 4곳의 사회복지 시설을 찾아 정기적인 방역봉사를 펼치고 있다. 올해부터는 경북 포항의 무의탁 노인보호시설인 아가페사랑의집 방역활동도 펼치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곰두리회가 방역한 횟수만도 200여차례. 복지시설을 찾으면 회원 부인들은 먼저 밀린 빨래와 원생들의 목욕을 시키느라 바쁘고, 초·중학생 자녀들도 시설의 정신지체 아동들과 가져온 음식을 나눠 먹으며 얘기 꽃을 피운다.
 곰두리회 부회장과 현대자동차 적십자 청솔봉사회 총무를 함께 맡고 있는 박일훈씨(39·엔진관리부)는 "초등 5학년 아들과 매주 사회복지시설을 찾는데, 도착하자 마자 아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일을 스스로 찾아 하는 게 여간 대견스럽지 않다"며 "더불어 사는 사회,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사랑의 정신을 어릴 때부터 몸소 배우는 더없이 값진 기회를 체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비인가 시설인 울주군 청량면 덕하리 나눔터를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곰두리회는 최근 회사가 지원해 준 300여만원과 회원들이 갹출한 200만원을 모아 나눔터 집을 보수했다.
 올해는 아예 자매결연을 맺어 정기적으로 시설 방역활동과 도움의 손길을 펼칠 계획이다.
 곰두리회의 활동이 더욱 탄력을 받는 건 회사측의 전폭적인 지원. 올해 펼칠 봉사활동 계획서에 따라 회사가 경비의 절반을 지원키로 했다.
 그리고 회원들이 봉사활동 때문에 출·퇴근시간을 조정해야 할 입장이면 두말없이 기회를 마련해 주는 등 회사측이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큰 후원자가 되고 있다.
 김 회장은 "곰두리회의 방역활동이 필요한 시설이나 단체는 언제라도 연락해 달라"며 "회원들과 함께 도움과 구제의 손길을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문의 곰두리회 011·9516·2515, 016·405·5715) 박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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