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지혜 정경부 기자

울산항은 명실상부 액체화물 처리 전국 1위 항만이다. 그러나 울산항이 수년째 물동량 정체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전국 2위 액체화물 처리항만인 여수 광양항과의 격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두 항만간 전국 물동량 대비 비중 격차는 0.9%p에 불과하다. 이 정도 수치는 사실상 차이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전체 물동량의 약 80%가 액체화물인 울산항 입장에선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울산항 건너뛰기 현상마저 심화되면서 울산항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고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저무는 오일시대에 맞게 울산항 물동량을 다변화시켜야 한다.

우선 울산항의 정박지 부족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30년 전과 비교해 울산의 항세는 2배 이상 확장됐다. 그러나 수심이 깊고 더 이상 정박지를 지을 곳이 없어 여전히 정박지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다보니 액체화물을 제외한 다른 화물의 경우 울산항을 건너뛰고 곧바로 부산항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울산항을 찾는 선박들이 효율적으로 항만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박지 부족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환적화물을 늘리는 것도 울산항의 물동량 정체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항만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의 하나로 활용되는 환적화물은 다른 나라 화물이 울산항에서 배를 바꿔 타고 최종 목적지로 가는 화물이다. 수출입화물과 달리 하역작업을 두번 하기 때문에 일반화물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다.

그러나 울산항의 연도별 환적화물 비율은 2013년 1.34%, 2014년 1.35%, 2015년 0.97%, 2016년 0.91%, 2017년 1.39%, 2018년 1.44%, 2019년 1.60%, 2020년 1.40%, 2021년 1.61%로 타항만에 비해 저조한 수치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화물이 울산항이 아닌 타항만으로 빠져나가는 물량을 선제적으로 울산항으로 유입시킬 수 있도록 화주인 기업체와 맞춤형 포트세일 전략도 강화해야 한다.

오일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환경의 시대에서 유엔은 탄소제로를 목표로 각국에 기준치를 제시하고 있다. LNG도 2030년까지만 대안이 될 뿐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입장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울산항이 물동량 정체현상을 극복하고 선진항만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액체화물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내려놓고 물동량을 다변화시켜야 한다.

권지혜 정경부 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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