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지표로 본 울산 현주소

울산은 대기업 중심 산업구조
신생기업 생존율 전국 최하위
창업환경 악화 83개월째 탈울산
젊은인구 줄고 성장동력 잃어가
전문가 “3대 주력산업 고도화로
경제지표 회복되면 재도약할것”

▲ 울산석유화학단지 전경.

울산은 지난 수십년간 국내를 대표하는 ‘산업수도’ ‘부자도시’로 불려왔다. 하지만 도시성장의 바로미터인 인구는 갈수록 줄고, 각종 경기지표는 곤두박질 치는 등 지역경제의 양적·질적악화가 지속되면서 ‘1인당 지역내 총생산(GRDP) 전국 1위’ ‘국내 최대 액체화물 처리항만’ 등의 꼬리표가 타 지자체에 턱밑까지 추격을 당하는 등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울산경제의 현주소를 각종 지표로 냉철하게 판단하고, 이를 토대로 ‘잘사는 도시’로의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해 본다.

◇울산 가구당 평균자산 전국 평균 이하

울산의 가구당 평균자산은 전국 평균에 한참 못미쳤다. ‘부자도시’ 타이틀이 부끄러운 수준이다. 통계청의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의하면 2022년 3월 말 기준 울산지역 가구의 평균자산은 4억6023만원이다. 이는 전국 평균(5억4772만원)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평균자산은 저축액과 전·월세 보증금을 합친 ‘금융자산’과 부동산과 기타 실물자산을 합친 ‘실물자산’을 모두 더한 것이다. 서울이 8억1710만원으로 가장 높고 세종(7억9274만원), 경기(6억3959만원) 순이었다. 울산은 17개 시도 가운데 8위에 그쳤다.

이는 울산의 주력산업 수출이 감소하면서 울산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울산은 지난 2018~2020년 3년 연속 실질경제성장률 꼴찌를 기록한 바 있다.

또한 울산은 지난 2014년을 제외하고 1998년부터 2021년까지 줄곧 ‘1인당 GRDP(지역내 총생산)’ 전국 1위 자리를 사수했지만, 정작 지역 생산이 주민소득으로 직결되지 않아 서울에 내준 ‘개인소득 1위’ 자리는 5년째 되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지속되는 3고 현상(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민들의 소비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자영업자 수도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울산지역 소상공인·전통시장 체감 경기지수(BSI)가 동반 감소했다.
 

 가구 평균 자산
울산지역 전국 평균 전국 순위
2021년 4억3167만원 5억253만원 9위
2022년 4억6023만원 5억4772만원 8위
 실질경제성장률
울산 실질경제성장률 전국 순위
2018년 -2.23% 17위
2019년  0.95% 17위
2020년 -6.79% 17위
2021년  3.70%  9위
 신생기업 생존율
년차 울산 전국 평균
1년차 63.5% 64.8%
2년차 50.2% 53.6%
3년차 41.1% 44.3%
4년차 35.4% 38.5%
5년차 30.4% 33.8%
6년차 25.1% 28.6%
7년차 23.0% 25.1%

◇대기업 위주, 울산 신생기업 생존율은 전국 최하위

울산의 ‘2~6년차 신생기업 생존율(2021년기준) 전국 최하위’는 대기업 중심의 울산 산업구조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벤처기업 활성화, 소기업 육성, 신생기업 지원책 강화 등으로 젊은 청년들의 창업활동 환경을 대폭 개선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지역 산업의 스펙트럼도 넓혀나가는 정책이 급선무다. 특히 이러한 창업환경 악화가 고스란히 ‘탈울산’으로 투영된다는 점이다.

지난 2015년 12월부터 시작된 탈울산 행렬은 83개월째 멈추지 않고 ‘진행형’이다. 지난해 10월에만 489명이 타시도로 순유출됐는데, 20세 이상 24세 미만(161명)이 유출 인구의 32.92%를 차지했다. 지역의 허리계층인 30대와 40대도 총 102명이 울산을 빠져나간 점 또한 시사점이 크다.

동남통계청의 ‘2022년 11월 울산시 고용동향’을 보면 1년전 대비 30대 취업자 수(-6000명)가 가장 크게 줄었으며, 40대 취업자 수도 2000명 감소했다. 그야말로 일자리와 교육 등의 문제로 도시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인구가 점차 줄면서 울산은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다 출생과 혼인은 줄고 사망은 증가하면서 인구 자연감소가 가팔라졌다.

통계청의 ‘2022년 9월 인구동향’을 보면 이 기간 울산지역 누적 출생아 수는 4212명으로 전년대비 11.6%(-555명) 감소했다. 이는 3분기 기준 역대 최저수준이다. 출생아 수는 줄어드는데 사망자 수는 늘어나면서 인구도 자연감소되고 있다. 울산은 지난해 3분기까지 546명이 자연감소됐다.

출산율과 직접 연동되는 지표인 혼인건수도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9월까지 누적 혼인건수는 2901건으로 1년새 53건 줄었다. 지난 9월 혼인건수는 271건으로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적었다.

◇‘젊은도시 옛말’… 울산 고령사회 진입, 고령화 속도 전국최고

‘산업도시’ 울산은 지난 1997년 광역시로 승격한 이후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임을 자부했었다. 그러나 울산은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고령사회 기준인 14%를 넘어서며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 속도는 17개 시도 중 가장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2030년이 되면 울산의 고령인구 비율이 24.4%에 육박하고, 가구수 또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시도편):2020~2050년’ 자료를 살펴보면 울산의 가구수는 2020년 44만2000가구에서 2050년 41만 가구로 3만2000가구(-7.2%) 감소할 것으로 추계됐다. 울산의 총 가구는 2025년 45만8000가구, 2032년 46만3000가구로 상승한 뒤 2033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45년에는 45만3000가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2021년 기준 울산지역 중·장년층(만 40~64세) 인구 비중은 43.2%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경우 울산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은 “궁극적으로 울산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3대 주력산업이 ‘4차 산업혁명’과 ‘탄소중립’ 두가지 형태로 고도화되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스마트’, 탄소중립의 키워드는 ‘친환경과 탄소제로’로 정립될 것”이라며 “이러한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산업경쟁력이 강화되면 각종 경제지표도 회복되어 풍요로운 도시로 다시금 도약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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