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지출 줄이고 소비 점검
새해 ‘無지출 챌린지’ 도전 늘고
종이가계부 판매량도 훌쩍 뛰어
못난이 농산물, 반품·전시제품 등
가격 저렴해 알뜰 소비족에 인기

▲ 자료사진
“요즘 ‘무(無)지출 챌린지’에 도전하고 있어요. 한푼이라도 씀씀이를 줄이지 않고서는 하루하루 버티기가 쉽지않네요.”

고물가, 고금리에 최근의 난방비 폭탄까지 겹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짠테크족’이 늘어나고 있다.

가계부로 소비를 기록하고 비교적 싼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품을 구매하거나 중고거래로 생활비 일부를 보태는 등 소비를 줄이는 ‘짠테크’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5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가계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이 가계부는 한때 잘 찾지 않는 품목이었지만 지난해 고물가로 인한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한여름에 판매량이 늘어난 바 있다. 올해 역시 연초부터 시작된 난방비 급증 등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지출 관리를 위해 가계부를 많이 찾고 있다.

남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윤모(30)씨는 “올해부터 친구들과 1주일 동안 사용한 돈을 단톡방에 올리며 서로의 소비생활을 점검해주고 있다”며 “혼자 하는 것보다 효과가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속되는 고물가, 고금리에 새해를 맞아 무소비·무지출을 인증하는 ‘무지출 챌린지’에 다시 도전한다는 사례도 넘쳐난다.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지출 챌린지’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54.2%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지출 챌린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어서(65.6%)’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2030 직장인의 생활패턴 변화로는 가급적 술 약속 자제(65.9%), 식사 후 저렴한 커피(63.9%), 커피 마시는 빈도 감소(53.4%), 도시락 등 혼밥(52.8%), 전기료 부담으로 사무실 선호(50.0%)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잘 안입는 옷들이나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당근 마켓에 팔아 생활비에 보태쓰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남구에 거주하는 김모(26)씨는 “예상치 못한 지출로 한달 생활비가 부족한 경우 당근마켓을 애용하고 있다”며 “물건 비우기를 통해 집 안 공간도 넓어지고 수익도 얻고 일석이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흠집이 있어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은 동일한 못난이 농산물이나 리퍼, 반품, 전시 제품도 인기다.

온라인쇼핑몰 11번가에서는 지난 1월 한 달간 못난이 농산물 판매량이 전달보다 163% 늘었으며, TV(73%)나 노트북(15%)의 경우 조금이라도 저렴한 리퍼·반품·전시 제품을 찾는 고객이 늘었다고 밝혔다.

편의점인 이마트24에서는 마감이 임박한 상품을 할인해 판매하는 라스트오더 서비스의 1월 이용 건수가 전달 대비 45% 증가했으며, 세븐일레븐에서 가성비 생활용품을 따로 모아 선보이는 ‘싸다GO’ 코너의 지난해 8~12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0%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계획적인 소비를 추구하거나 마감 할인이나 행사 제품을 구매하는 짠물 소비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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