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짜’가 낳은 ‘묻고 더블’ 신드롬
“꾸준히 노력하면 기회 찾아와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날 올것”
곽철용 등장 고작 12~13분
오래도록 인기있는 이유로
‘한방밖에 답없다’ 인식꼽아

▲ CK아트홀에서 열린 13기 경상일보 BCS 4강에서 김응수 배우가 영화속 대사이기도 한 ‘묻고 더블’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2시간 넘는 러닝타임에 곽철용 등장 시간은 12~13분밖에 안됩니다. 그런데도 ‘묻고 더블’이 끊임없이 회자되며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여러 악조건의 우리 사회에서 한방밖에 답이 없다는 인식이 한몫했다고 봅니다.”

지난 27일 울산 남구 달동 CK아트홀에서 열린 13기 BCS 4번째 강의를 맡은 김응수 배우는 영화 속 대사이기도 한 ‘묻고 더블’을 주제로 뜨거운 분위기 속에 강연을 진행했다.

학창 시절 가족의 엄청난 반대에도 삼수해가며 연기자에 도전했다는 김 배우는 이날 배우로서의 인생 스토리를 통해 영화 ‘타짜’가 낳은 ‘묻고 더블’ 신드롬을 풀어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이 자신의 얘기에 귀 기울여 주는 점에 매력이 생겨 배우에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게 반대하던 아버지가 막상 서울예대 연극영화과에 합격하니 허락을 해주셨다. 극단 목화에서 활동했고, 일본 유학 이후에 임상수 감독의 현장에서 조연출로 일하던 최동훈 감독을 만나 영화 ‘타짜’로 인연이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 배우는 어떤 영화든 연기자는 처음 대본을 읽고 떠오른 이미지와 영화 촬영이 끝날 때까지 사투를 벌인다며 어떤 역할이든 멋있게 연기해야 관객이 설득력 있게 봐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 초반에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러닝타임 내내 재미없게 이어지다 끝난다. 등장인물이 많은 타짜 같은 영화에서 곽철용은 긴장감을 더해주는 감초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김응수 배우는 영화가 개봉한 뒤 10여 년 이후에 다시 ‘묻고 더블’ 신드롬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씁쓸함도 표했다. 안정적인 직장, 가족과 함께 행복을 꿈꾸는 일상이 어려워진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젊은이들이 꿈을 찾기 위한 탈출구가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럼에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울 한마디도 덧붙였다. 그는 “배우라는 직업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했기 때문에 ‘묻고 더블’이 우연히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멋있게 연기하고, 재미있게 연기하는 것이 내 인생의 ‘묻고 더블’이다. 재미있게 살다 보면 여러분의 차례에 ‘묻고 더블’이 오는 날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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