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에 폭염까지 덮쳐
채소·과일가격 천정부지
장바구니 물가 부담 가중
할인상품·대체재 눈돌려

▲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인해 채소와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3일 울산시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수박 반통이 2만원 가까이 하는게 말이 됩니까. 곧 있으면 태풍도 온다는데 밥상물가가 얼마나 오를지 걱정입니다.”

지난달 이어진 집중호우에 최근 폭염까지 겹치면서 울산지역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3일 오전 찾은 울주군의 한 대형마트. 여름휴가철을 맞아 평일 오전임에도 장을 보러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특히 쌈채소와 수박 등 과일을 파는 농수산물 코너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나 평년 대비 치솟은 밥상물가에 물건을 집었다가 가격을 보고 다시 내려놓는 경우가 많았으며, 할인이 적용된 상품으로 대체해서 구매하는 경우도 자주 목격됐다.

주부 김모(58)씨는 “쪽파(170g)가 어제는 2000원 정도 한 것 같은데 하루만에 2500원까지 올랐다. 상추, 오이 등 대부분의 가격이 다 올랐다고 보면 된다”며 “집중호우가 이어진 지난달 말부터 계속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채소 농사를 짓고 있는 A씨도 “폭염 때문에 상추, 깻잎 등 쌈채소의 공급이 많이 줄어 평년 대비 가격이 2~2.5배 정도 올랐다”며 “여름휴가철이라 물량이 많이 나갈 때인데 공급이 안되다보니까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신정시장에서 판매되는 적상추 100g의 소매가격은 2400원으로 한달 전 대비 215.79%(1640원) 올랐다.

시금치 100g의 소매가격(1630원)도 한달 전 대비 132.86%(930원) 올랐다.

이외에도 수박(62.56%), 오이(50.15%), 무(50%), 얼갈이배추(44.33%) 등이 한달 전 대비 대폭 가격이 상승했다.

남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최근 4㎏ 상추 한박스를 6만8000원에 납품 받았는데 폭염 때문에 잎들이 다 녹아 절반을 버렸다”며 “채소를 안낼 수도 없는 상황이라 대체재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대형마트, 농협 등 유통업체들과 간담회를 열고 가격안정 대책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유통업계는 지나친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자체 할인행사를 추진하는 등 가격 안정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울산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주 들어선 가격이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 지난주 개당 900원 하던 옥수수도 350원에 할인판매하고 있다”며 “대신 수박과 시금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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