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지혜 정경부 기자

울산의 미래를 이끌어갈 10~30대 청년들이 일자리와 교육을 이유로 울산을 빠져나가는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015년 12월부터 시작된 탈울산 행렬은 지난 8월 기준으로 9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10~30대가 전체 탈울산 인구의 74.48%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청년들이 다시 찾는 울산이 되기 위해선 제조업 도시 울산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는 조언이 SK와 울산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23 울산포럼에서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울산의 낮은 청년·여성 고용률과 높은 실업률, 탈울산 등을 언급하며 청년들이 제조업 도시 울산을 떠나지 않기 위해선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와 정주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발언은 “서울 근교에 사는 청년보다 지역에 있는 청년들의 제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 강하다. 탈서울을 희망하는 청년들은 제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의견이었다.

그동안 제조업은 많은 청년들이 기피하는 산업이라고 평가했는데, 이는 잘못된 상황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킹산직(생산직의 왕)’이라 불리는 현대자동차 기술직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 수많은 지원자들이 몰린 것을 예로 들며 연령이 어릴수록 제조업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 생산직 채용에 수많은 지원자들이 몰린 것은 무엇보다 안정적인데다 높은 연봉과 복지 혜택 등의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역으로 생각하면 그동안 청년들은 실직의 우려와 충분하지 못한 임금과 복지혜택 탓에 제조업에 취업하기를 꺼려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지 않을까.

청년들이 선호하는 산업구조로 전환하기보다 제조업 도시 울산의 강점을 살린다면 충분히 탈울산을 막을 수 있다는 진단은 희망적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과제 역시 많이 남아있다. 울산 제조업 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청년들의 선호도는 매우 낮기 때문이다. 제조업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이 긍정적인게 아니라 대기업에 대한 청년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이라는 냉정한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위해 울산시 등 취업 당국은 중소기업이 청년들이 희망하는 일자리 조건에 부합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려야 한다. 또 울산에 좋은 중소기업이 많다는 것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지원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울산은 이미 청년들의 탈울산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제조업 도시라는 강력한 무기를 잘 활용한다면 청년들의 탈울산 행렬을 충분히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권지혜 정경부 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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