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363명 초저금리·한도초과
5년동안 379억 주택자금 대출
1204명 3659억 생활자금 대출
캐나다법인 헐값 매각 우려도

한국석유공사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임에도 초저금리로 지원 한도를 초과해 직원들에 주택자금을 대출해주고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뭇매를 맞았다. 수년 간 해당 문제에 대해 문제가 제기됐지만 방만 경영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종배 의원이 한국석유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한국석유공사의 부채는 20조1957억원으로 지난 2020년 이후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한국석유공사를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했으며, 한국석유공사는 경영 정상화 및 자원안보 기능 회복을 위해 정부의 재정 지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5년간 363명에게 총 379억원의 주택자금을 초저금리 및 한도를 초과해 대출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25명의 직원에게 34억원의 주택자금을 대출해줬다.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대출 이자율은 한국은행의 은행가계대출금리를 하한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출한도는 7000만원이며, 무주택자가 85㎡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경우에만 주택자금을 지원해준다.

하지만 한국석유공사는 한국은행과 최대 3.14%p까지 차이나는 등 초저금리로 대출을 지원해줬다.

대출한도도 정부 지침인 7000만원을 배 이상 초과해 1억5000만원을 대출한도로 설정했으며, 85㎡를 초과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도 주택자금을 지원했다.

또 최근 5년간 1204명에게 총 3659억원의 생활안정자금을 대출해 줬는데, 이 역시 초저금리(시중 금리와 최대 2.84%p 차) 및 한도(2000만원)를 초과한 금액이었다. 한도를 초과한 대출이 677명으로 이는 전체의 77.3%에 달한다.

이종배 의원은 “정직 기간에도 보수를 지급하고 재산 관련 비위에도 징계부가금을 미부과했다. 또 불필요한 경비 과다 지출 등 재정낭비에도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했다”고 질타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경만 의원은 한국석유공사의 캐나다 법인인 하베스트의 헐값 매각 우려를 지적했다.

한국석유공사가 2009년 4억8000만달러를 들여 인수한 하베스트는 지난 13년간 수익을 내지 못해 지난해 부채가 3조1000억원에 달했다.

김경만 의원은 “뼈를 깎는 노력을 해도 모자랄 판에 하베스트 법인 경영이 엉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하베스트는 인수할 때도 부실 인수논란으로 말이 많았는데 매각할 때도 헐값 매각으로 비난받으려고 하는 것인가”라며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질타했다.

이에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하베스트가 헐값에 매각되지 않도록 최선 다하겠다”며 “본사차원에서 해외자산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답변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