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권 사회부 기자

UNIST(울산과학기술원)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따라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 설립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UNIST는 바이오메디컬 분야에서 축적한 연구력을 바탕으로 첨단 바이오 산업을 이끌 의사과학자 육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의사과학자 육성을 위한 석·박사 통합 프로그램으로, 학사 학위 소지자를 선발해 4+3년 교육 과정을 거쳐 의사 면허증과 박사 자격을 동시에 보유한 의사과학자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UNIST는 울산대학교 의과대학과 공동 시행 중인 HST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 등 인프라와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과기의전원 설립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지역 정치권도 “UNIST가 밝힌 의사 자격을 취득할 인재 육성을 넘어 의과대학의 교육 능력을 키우고, 이에 맞는 부속병원이 유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환영한 바 있다.

특히 이용훈 UNIST 총장이 김두겸 울산시장과 직접 통화까지 나누며 향후 행정 절차 등에 있어 적극적인 협력을 펼치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다.

UNIST는 울산의 미래 바이오산업을 선도할 의사과학자 양성 뿐 아니라 부족한 의료 인력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UNIST의 구상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지역과의 협력 체계 구축이다. UNIST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산재전문공공병원, 울산대 병원과 협력 병원 관계 형성을 꿈꾸고 있다.

기존 울산대 의대와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이들과 경쟁 구도가 아닌 상생 시너지 효과로 시민들의 건강권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타 지역 과기원의 경우, 과기의전원이나 병원 설립 등을 두고 지역 의료 기관과의 견해 차로 끊임없는 갈등을 빚어온 바 있다.

이 와중에 UNIST가 나서서 지역 의료 기관간 상생 모드에 더해 지자체와의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전국적인 선례로 남을 전망이다.

나아가 부속 병원 유치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 울산 시민들은 지역 의료 인프라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

최근 5년간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100만명 이상의 암 환자가 ‘빅5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울산의 경우 3만1000명에 달했다.

이들은 중증이 아니더라도 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유명 의사, 시설·서비스가 좋은 병원에서 치료받고 싶다는 이유로 수도권으로 향한다.

이들이 울산에서도 질 좋은 의료 인프라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 UNIST의 야심찬 구상이 울산지역 의료 인프라 확충에 대변혁을 가지고 올 수 있길 기대해본다.

박재권 사회부 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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