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김장재료 시장공급 나섰지만
소비자 체감가격은 여전히 “비싸”
상인 “1년전 가격과 비슷한 수준”

10월 울산소비자물가지수 113.51
7개월만에 다시 4%대로 올라서
생활물가지수도 3개월 연속 4%대

▲ 2일 하나로마트 울산점을 찾은 한 시민이 배추 등 농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농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네요. 올해 김장은 안하렵니다.”

정부가 김장 재료 수급 안정을 위해 배추, 무, 고춧가루, 마늘 등 농산물 약 1만1000t과 천일염 1만t을 시장에 공급하면서 부담이 비교적 완화됐지만 여전히 농산물 가격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찾은 울산 농수산물도매시장. 무, 배추, 당근을 가득 실은 카트가 계속해서 왔다갔다했지만 시민들은 구매에 신중한 모습이었다. 가격을 듣고 더 저렴한 것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흥정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판매되는 배추 1포기는 약 4000원 정도, 알타리무 1단은 3000~50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었다.

시민 A씨는 “체감상 여전히 배추가 비싼거 같다. 양파도 1망에 1만4000원이라고 해서 양이 더 적은 6000원 짜리를 구매했다”며 “올해도 김장은 못하겠다”고 푸념했다.

한 주부도 “땡초 가격이 많이 내렸나요. 고기와 함께 먹을 채소를 사려고 하는데 제일 싼 게 뭔가요”라고 상인에게 질문하는 등 저렴한 농산물을 찾아다녔다.

앞서 찾은 하나로마트 울산점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이와 관련 상인들은 날씨, 인건비, 재료비 등의 이유로 농산물 가격이 오른 건 사실이지만 김장 재료 가격은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채소가게 사장은 “아직 날씨가 따뜻해서 이달 말은 돼야 김장 가격을 알 수 있다”며 “정부에서 지원을 많이 해줘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에 김장 재료를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강원도 작황이 안좋아서 해남 쪽으로 몰리는 바람에 배추 가격이 많이 비쌀 것으로 우려했으나 김장하는 사람이 줄어드는 추세다 보니 아직까지 눈에 띄게 비싸진 않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0월 울산 소비자물가지수는 113.51(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4.0% 상승, 7개월 만에 4% 대로 올랐다. 10월 울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증가한 이유는 곡물(14.6%), 채소(7.4%), 과실(29.3%) 등 농산물 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울산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면서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9% 증가하며 3개월 연속 4% 대를 기록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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