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주류·낙농제품 등
원재료 출고가격 올리자
외식업체는 가격 더 올려
“전기·수도에 인건비 고려”
일부 눈속임 인상 시각도

▲ 올해 먹거리 물가 지수가 5% 이상 오르며 10년만에 3년 연속 5% 이상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 과일가게에서 사과를 팔고 있다. 연합뉴스
물가 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외식물가 상승세에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제조사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출고가를 올리고, 외식업체는 더 높은 가격의 메뉴판을 제시하면서 최종 소비자인 시민들의 체감 물가가 훨씬 높아진 상황이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0월 울산 국산 쇠고기와 수입 쇠고기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3%, 4.1% 감소했다. 그러나 식당에서 사 먹는 쇠고기 외식 물가는 2.2% 올랐다.

울산 돼지고기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0.7% 증가했지만 삼겹살 외식(2.8%)과 돼지갈비 외식(4.3%) 물가 상승률은 훨씬 높았다.

또 물가 당국이 올해 중순 업체들의 가격 인상 자제를 촉구했던 라면 가격도 0.7% 하락했지만 라면 외식 물가는 6.1% 대폭 상승했다.

주류 제품에서도 격차가 컸다.

울산 소주(0%)와 맥주(1.9%) 물가는 안정적이었으나 식당과 주점에서 파는 소주와 맥주 가격은 각각 4.7%, 4.5% 올랐다. 소주 출고가가 한 자릿수 인상되더라도 식당의 소주 가격은 병당 4000~5000원에서 5000~6000원으로 20% 이상 오르기 때문이다. 주류업계가 10~11월 잇따라 출고가를 인상한 만큼 외식업계 가격은 한차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낙농진흥회가 낙농가의 생산비 상승을 반영해 지난 10월1일부터 우유에 사용되는 원유 기본가격을 ℓ당 88원(8.8%) 올리자 10월 우유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4.3% 인상됐다. 우유값 상승은 이를 원재료로 하는 빵, 과자류 물가까지 연쇄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외식업계에서는 재료비 뿐만 아니라 전기·수도·가스 요금과 인건비 상승 등을 모두 고려한 물가 상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울산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8월(21.3%), 9월(19.5%), 10월(9.3%) 등 매월 증가율이 줄고 있어 눈속임 인상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음식료 메뉴마다 원가 구성 비율이 다 다르다 보니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겠지만 눈속임 인상의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며 “그만큼 시민들의 체감물가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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