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만큼만 사고 환급혜택 알뜰히 챙겨
고물가에 필요한 만큼 낱개 구매
가격만 물어보고 발길 돌리기도
작년 추석보다 10만원선 더 들어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에도 부진
꽉 닫힌 지갑 상인도 시민도 한숨

▲ 민족 명절인 설을 앞두고 4일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과일을 구입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지난 추석보다 차례상 비용이 10만원 이상 더 들었습니다. 과일, 채소, 생선 등 가격이 안 오른게 없습니다.”

고물가에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시민들과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제수용품 가격이 대부분 오른 가운데 특히 과일과 채소류의 상승 폭이 컸다.

4일 찾은 울산 남구 삼산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오전 내내 내린 비에 설 명절을 바로 앞둔 주말임에도 덜 북적이는 모습이다. 가족 단위로 장을 보러 온 시민들은 부쩍 오른 물가에 딱 필요한 만큼만 장을 봐 장바구니가 가벼웠다.

이날 딸과 함께 장을 보러 온 부부는 제사상에 올릴 사과, 배 등 과일을 낱개로 2개만 구매했으며, 과일 가격을 깎아달라고 흥정하거나 가격을 물어보고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보였다.

시민 A씨는 “지난 추석 때는 사과가 한상자에 5만~6만원 했는데 이번 설에는 9만~10만원 하더라. 그래서 꼭 필요한 만큼만 낱개로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과일가게 주인은 “지난 설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과일 가격이 많이 올랐다. 과일 생산량이 줄면서 좋은 물건 구하기도 힘들어졌다. 울산에는 물량이 없어서 안동에서 물건을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판매되는 사과와 배는 알이 매우 큰 왕특의 경우 1개에 1만원, 그 다음으로 큰 특은 7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정부가 전통시장에서 농축산물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구매 금액의 최대 30%를 1인당 최대 2만원 한도에서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주는 행사가 열리고 있는 신정상가시장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시민들은 며칠 사이 가격이 1000원 더 올랐냐고 토로하거나, 제수용품의 가격을 듣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채소가게 상인은 “시금치, 부추, 대파, 오이 등 지난 설보다 5~10% 정도 올랐다. 내일이 되면 가격이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B씨는 “올해 설 차례상 장을 보는데 지난 추석 때보다 10만원 더 들어 총 45만원이 들었다. 몇 년 사이에 물가가 너무 올랐다”고 울상을 지었다.

신정상가시장은 설맞이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로 매출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나 워낙 많이 오른 물가에 소비가 부진하다보니 전반적으로는 매출이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고물가에 시민들이 알뜰하게 환급 금액에 맞춰 장을 본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정상가시장은 3만4000원 이상 6만7000원 미만 구매할 경우 1만원, 6만7000원 이상은 2만원의 온누리상품권을 각각 환급해주고 있다.

이언재 신정상가시장 회장은 “온누리상품권을 환급받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과일과 육류를 사러 온다. 어제 하루 2700만원의 온누리상품권이 나갔는데 오늘도 비슷할 것 같다. 그러나 물가가 워낙 많이 올라 전반적으로는 소비가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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