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태국과 월드컵 2차 예선
최고령 A매치 데뷔전 기록도

▲ 울산 HD 주민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막내라는 생각으로 머리 박고 간절히 뛰겠습니다.”

역대 가장 많은 나이에 축구대표팀에 처음 뽑혀 태극마크를 달고 3월 A매치 출격을 앞둔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공격수 주민규는 이같이 말했다.

주민규는 지난 11일 황선홍 축구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전에 나설 23명의 국가대표 명단에 당당히 포함됐다.

주민규는 지난 2021, 2023시즌 득점왕에 오르는 등 최근 수년간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하며 숱하게 국가대표 물망에 올랐으나 번번이 외면받은 끝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주민규는 “굉장히 오래 걸렸다. 그동안 상처도 많이 받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는데 몇 시즌을 준비하며 끝까지 하다 보니 열매가 맺어져서 정말 기쁘다”면서 “포기하지 않은 나 자신에게 뿌듯하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와이프가 ‘고령 오빠’라고 놀리면서도 ‘어쨌든 1등이지 않냐’고 해줘서 기분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며 “더 젊을 때 대표팀에 들어갔다면 좋았겠지만, 그땐 제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이 나이에 들어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주민규는 “팬들이 누구보다도 제가 대표팀이 가기를 원해왔고, 우리 팀뿐만 아니라 K리그를 좋아하시는 팬들이 제게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버틸 수 있었다”면서 “정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황 감독은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며 주민규를 선발한 이유에 대해 “축구에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득점력은 다른 영역이라 생각한다. 3년간 리그에서 50골 넣은 선수는 전무하다. 더는 설명이 필요 없다”며 힘을 실어줬다.

이에 대해 주민규는 “그동안 어떻게 더 해야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나 ‘현타’가 오기도 하고 실망도 많이 해서 자신감도 떨어졌는데, 감독님의 말씀을 기사로 보고 인정받아 무척 기뻤다”면서 “포기하지 않으니 꿈을 이뤘다. 다른 선수들도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주민규가 오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에 출전하면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 기록(33세 343일)도 세운다. 박재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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