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울산에는 ‘봉산(封山)’이 많았다. 봉산을 국어사전에서는 ‘예전에, 나라에서 나무 베는 것을 금지하던 산’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백과사전의 설명도 문장이 좀 더 길 뿐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어쨌든 봉산은 금산(禁山)과 함께 쓰이고, 왕가의 태실을 보호하기 위한 태봉봉산, 황장목을 생산하기 위한 황장봉산 등이 있었다고 하니 주요 시설 보호나 목재 생산이 봉산 설치의 목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18세기에 편찬된 조선왕조의 법전 에는 경상도에 봉산이 7개소 있다고 하고, 에는 14개소가 있다고 전한다. 조선
전국 지자체의 새해 살림살이가 무척 어렵고 힘들 것이라는 경고등은 작년부터 지속해서 깜박거렸다. 정부의 국세 수입이 전체 예산 대비 59조1000억원 부족한 341조1000억원 규모로 추산된 데 이어 새해에도 세수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국세 감소는 곧 지방세수는 물론 지방교부세 감소로도 이어진다. 중앙정부에 예산 의존율이 높은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여기에 고금리와 물가까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어 새해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한다. 이래저래 연말연시 힘겨운 민생경제
어느새 2023년 계묘년이 세밑입니다. 2023년이 저와 같은 전후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에게는 한 획이 정리되는 해입니다. 한국에서 베이비붐 세대는 1955년부터 1963년까지 9년간에 태어난 나이 세대를 말합니다. 그 세대에 713만명이 태어났습니다. 참고로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는 단카이(團魂) 세대로 일본의 어느 소설가가 소설에서 만들어낸 이름으로 1947년부터 1949년 사이에 태어난 집단을 말합니다.우리나라 베이비부머는 1955년 한국 전쟁 이후 출산율이 급증한 해부터 산아제한 정책으로 출산율이 크게 둔화한 1963년까지입
2023년이 일주일 남았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바쁘다. 열심히 살아온 2023년을 마무리하느라, 그리고 다시 2024년을 준비하느라. 학교도 한 해를 마무리하느라 분주하다.지난 일요일 한 해를 마무리하는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방송통신고등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졸업식장은 졸업을 앞둔 분들에 대한 존경심으로 가득했다. 가족들과 내빈들도 함께 했다. 교육감님도 함께 자리를 빛내 주셨다. 졸업식은 재학생을 보낼 때와 달랐다. 참석한 모든 이들이 경건했다. 축하와 응원의 마음을 아끼지 않았다. 졸업을 앞둔 이들에게 이 순간이 쉽지 않았던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향하면 이마에 뿔처럼 툭 튀어 나온 곶을 만난다. 건너편의 이베리아 반도가 선명하게 보일 만큼 가까운 곳이다. 유럽과 아프리카를 가르는 좁은 해협이 만들어진다. 지브롤터 해협, 대서양과 지중해를 잇는 물길이며, 지중해의 서쪽 관문이다.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이 가장 가까운 거리에 마주 보고 있으니, 교통과 전략적 요충이 아닐 수 없다.일찍이 많은 민족들이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쟁투를 벌였다. 이곳은 본래 사막의 유목민 베르베르 족이 살던 곳이다. 그러나 숱한 외부세력의 침탈 속에 주인이 수없
12월22일에 연주된 울산시립교향악단의 마지막 곡은 하이든(Haydn)의 교향곡 45번 고별(Farewell)이였다. 한 해의 마지막이 되면 자주 연주되는 곡이기도 하지만, 이날은 지난 6년간 울산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지휘자로 활약하던 니콜라이 알렉세예프의 마지막 ‘고별지휘’여서인지 더욱 애틋한 감정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그의 지휘 아래 울산시립교향악단은 수준 높은 음악을 울산시민들에게 선물했고, 문화도시 울산의 상징이 되었다.각 도시를 대표하는 교향악단은 도시 문화수준의 척도로 인식된다. 세계 3대 교향악단으로 알려진 뉴욕
다사다난했던 2023년도 이제 마지막 페이지만 남겨두고 있다. 흔히들 연말에는 올해 초 계획하고 다짐한 일들을 얼마나 이루며 살았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라 말한다. 그 과정을 통해 바로 다가오는 새해를 더욱 발전적으로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지방의회는 지난해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으로 위상이 높아졌고,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이 주도하는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 주민들과의 소통 창구이자 행정의 감시자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이에 지방의회가 보다 전문성을 가지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노자는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데서부터 시작하고 큰일은 반드시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라고 하면서, ‘천 길의 높은 둑도 땅강아지와 개미구멍에 의하여 무너지고 백 척의 높은 집도 굴뚝 사이로 새는 연기로 인해 타버린다’라고 했다. 63장에 나오는 말이고 ‘유로’에 나오는 말이다. ‘자도’ 편을 보면, 공자가 애제자 자로를 훈계하면서 본시 장강은 사천 땅 오지에 자리한 민산(岷山)에서 시작되는데, 그것이 시작될 때의 물은 겨우 술잔 하나를 띄울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양이다고 했다.처음부터 어
기업 해외 법무를 주제로 이야기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영문 머릿글자들로 된 생경한 단어들을 뒤섞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 설명하려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과 관련된 이야기에도 이러한 단어들이 여럿 나오는 것에 미리 양해를 구한다.지난 9월15일자 경상시론에서 언급한 바 있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미국의 실정법임에도 불구하고 국내법 못지않게 많은 한국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IRA의 입법 목적에는 미국 내 경제안보정책의 이행이 포함되어 있는데, 수출제품의 원료를 외국으로부터 공급받아 북미 시장에 판매하는 사업구조,
‘마두희’(馬頭戱)는 큰줄당기기다. 울산 땅에 살던 옛 사람의 놀이였다. 이 동네 저 동네 이웃들이 양편으로 나뉘어서 몸통만한 줄을 잡아당겨 서로의 힘을 겨루었다. 그 속에서 마을의 대동과 화평을 기원했다.조선시대 기록에 따르면 마두희는 최소 300년 이상 해마다 행해졌다. 그러다 일제강점기에 명맥이 끊겼고 70년을 훌쩍 건너뛰어 최근에서야 다시 선보였다. 지역축제 부대행사로 간간이 실행되다 2012년 울산마두희축제로 거듭났다. 시내 한복판에서 예전처럼 한바탕 놀이가 재현된 것이다.마두희축제는 10여 년을 그렇게 이어왔고 지난해부터
매년 연말이 되면 서점가에 베스트셀러로 오르며 한해의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게 해주는 책들을 볼 수 있다. 에서는 2024 첫 번째 키워드로 ‘분초사회’를 꼽았다. 시간의 흐름이 빠르고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요즘 우리 생활 패턴에 격히 공감되는 키워드이다.‘분초사회’란 우리의 삶에서 시간이 가치 있고 소비 패턴이 변화하는 새로운 사회적 현상을 의미한다. 돈보다 시간이 더 중요한 자원으로 여겨지는 현대사회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 자원을 어떻게 세분화해 활용하고 소비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상식을 의미한다.가격대
지난 11월, 울산지역 청소년참여위원회가 모여 울산시 청소년 정책을 제안하는 발표회를 가졌다.청소년참여위원회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 청소년정책을 만들고 추진해가는 과정에 청소년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된 기구이다.청소년정책 제안발표회에서는 울산시와 5개 구·군의 청소년참여위원회의 정책 14개를 직접 발표하고 각 시, 군, 구 청소년 담당부서의 주무관들이 정책을 받아 행정에 반영할 수 있는지 앞으로 검토하게 된다.공부만 하는 청소년들이 무슨 정책이냐는 의문이 들겠지만 정책의 면면을 보면 청소년들이 실천할 수 있는 탄소중립 실천
1973년 울산고속도로 준공을 기념해 세운 신복로터리의 제2공업탑인 상징탑이 2023년 10월 모두 철거되었다. 신복로터리의 상징탑은 울산의 관문기능을 하는 고속도로 종점에 설치되어 산업도시 울산을 알리는 랜드마크의 의미를 가졌으나, 이후 인접지역의 토지개발과 고층 건축물의 입지, 신복고가도로의 건설 등으로 상징탑을 제대로 조망하기 어려운 실정이고, 현 상태의 회전교차로 신호체계로 교통량을 감당할 수 없는 등 교통문제가 두드러져 결국 상징탑은 철거됐다. 이렇듯 신복로터리 상징탑의 철거는 도시 랜드마크로서의 기능보다 교통기반시설의 편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자녀를 살해하는 ‘비속(卑屬) 살해’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혀질 만하면 다시금 들려오는 비극적인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울산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지만, 2023년 올해에만 하더라도 벌써 여러 건의 비속 살해가 발생했다.필자는 울산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 근무하는 경찰관으로서 ‘학생이 연락도 없이 학교를 나오지 않았는데 보호자도 연락이 안 된다’라는 신고나 ‘가족 모두가 연락 두절’이라는 신고가 접수될 때마다 온 신경이 곤두선다.올해 11월 어느 저녁 어떤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이라는 예보가 있는 가운데, 아니나 다를까. 동지를 앞둔 이 시점에 갑작스런 한파가 몰아닥쳤다. 그런데 왜 갑자기 ‘봄’을 언급하는가.영화 ‘서울의 봄’이 소위 ‘천만 영화’가 될 모양이다. 그리고 12월12일자로 케이팝 그룹 BTS 멤버 전원이 군대 입대를 하자, 동시에 BTS의 ‘봄날’이라는 노래도 다시 인기라는 소문도 들린다. 정말이지 요즘 들어 우연치고는 지나치게 ‘봄’이 많이 언급된다. 그래서 문득 정말 봄은 왔는지, 2023년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생각해본다.12·12 군사반란은 지금 청년
울산시교육청이 내년부터 ‘늘봄학교’ 운영을 도입한다. ‘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전후로 학생들이 양질의 방과 후 교육과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정과제이다. 입학 직후 3월 한 달간 조기 학교로 인한 돌봄 공백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학교 적응을 지원하고자 정규수업 이후에 진행하는 맞춤형 방과 후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아침·오후·저녁 돌봄과 틈새 돌봄 등 학교 여건과 수요를 고려한 다양한 돌봄 모델도 개발한다. 그리고 초등 50개교 학교를 선정해 선도학교로 지정하고자 한다.듣기에는 그럴듯해 보이는 소리이다. ‘늘봄학교’에 관한
2023년도 어느덧 열흘 남짓하게 남은 가운데, 모든 전시 일정도 이제 마무리 단계에 있다. 미술산책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할 전시는 지역의 관광과 관련된 이미지들을 볼 수 있는 전시다. 울산시 북구는 북구에 위치한 ‘일곱 개의 나지막한 산과 12개소’의 가볼만한 곳으로 ‘일곱만디와 12경’을 북구의 관광명소로 지정했다.지자체마다 관광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실행하고 있다. 울주군은 울주지역에 있는 9개의 산봉우리를 완등하면 기념 은메달을 증정했고, 완등 기념품을 가지고 싶어서 실제로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울주의 산
최근 유럽 유명 관광지와 국내 일부 관광지에서 과잉관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잉관광(Over tourism)’이란 ‘지나친’이라는 의미를 갖는 ‘over’와 관광을 의미하는 ‘tourism’의 합성어로서, 수용력을 초과하는 관광객의 유입을 의미한다. 즉, 관광지역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은 관광객의 유입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부작용을 포함하는 개념으로서 물리적 한계수용력을 초과한 현상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과잉관광은 2012년 이후 스페인 바르셀로나 및 이탈리아 베니스 등 유럽의 유명 관광도시의 과도한 관
그림을 그리기 전 매해가 새로이 시작되면 꼭 읽는 책이 있다. E.H 곰브리치(Ernst Hans Josef Gombrich)의 이다. 매년 읽었으니 적어도 15번은 읽었을 것 같다. 때로는 영문판으로 때로는 번역판으로.나에게 이 책은 정보 서적이기보다는 자기 계발서에 가깝다. 항상 이 책을 중심으로 한 해를 계획하고, 궤도를 수정해서 한 해를 마감한다. 나에게 이 책이 끊임없이 들려주는 말은 ‘깨어라’다. 우리는 우리가 사는 시대에서 벗어난 생각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 구조주의란 틀 안
지난달 세계 최초로 스마트워치가 미 FDA에서 의료기기로 승인된 일이 있었다. 마시모라는 회사에서 개발한 의료용 스마트 워치 ‘마시모 W1’이 주인공이다. 그동안 기존 워치 안의 일부 기능이 인정된 경우는 있었으나 스마트 워치 자체가 의료기기와 동일한 평가를 받아 승인된 경우는 이게 처음이다.언젠가 이뤄질 것이라 생각은 했다. 휴대가 가능한 간단한 소지품 등에서 신체의 건강정보를 감지한다는 건 의료분야 미래를 논할 땐 기본으로 나오는 이야기였다. 사실 대략 10년 전부터 나왔던 이야기이고,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가지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