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 입시제도의 시안이 지난 10월 교육부로부터 발표되었다. 2028 대입개편 시안은 대입제도의 중요한 가치인 공정과 안정을 중심으로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미래를 대비할 수 있게 수능시험과 고교 내신을 개선하는 방안을 담았다. 현재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처음으로 실시되는 고교학점제와 더불어 대학입시 개편에 관심뿐만이 아니라 궁금증 또한 아주 많을 것이다.교육부가 수능 시험의 현황 및 문제점을 검토한 결과, 현재의 수능 선택과목 체계는 학생의 진로
얼마 전 모임에 갔다가 최근 일자리를 찾아 울산으로 전입한 사람을 만났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어떻게 울산으로 오게 되었느냐고 물어봤다. 이유는 간명했다. 울산에는 그래도 먹고 살게 있지 않느냐는 답이다. 일자리가 있으면 그것을 찾아오게 된다는 것이었다. 인구가 늘고, 도시가 살기 위해서는 좋은 일자리만큼 좋은 만병통치약이 없다는 것이 새삼 확인된 셈이다.그렇다. 울산은 지난 60여 년간 산업수도로서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울산은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이후 인구 8만명의 조그만 어촌도시에 불과했지만,
‘포퓰리즘(populism)’은 대중을 뜻하는 라틴어 ‘populus’에서 유래한 단어다. 그래서 소수 엘리트만이 아닌 다수 대중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다수의 참여와 지배를 강조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포퓰리즘은 본래의 의미와는 다르게 ‘대중영합주의’로 전락했다. 이런 경향은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포퓰리즘을 제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인 예비타당성 조사가 무력화되고 있는 현상이 이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국가재정법상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가의 재정 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이제 연말연시를 맞이하는 12월이다. 2023년도 한 달 이내 마무리하고, 근하신년 연하장이 집으로 배달될 시간이다. 세월은 화살처럼 날아가는데 한 해 동안 무엇을 했는지 아쉽다. 문득 어릴 때 초겨울 오후에 툇마루에 앉아 짧은 다리를 흔들고 있으면 햇살이 얼굴을 어루만지는 따사로움을 즐겼다. 차가운 날씨에 햇볕은 따뜻한 난로를 안고 있는 느낌이다.초겨울에 비추는 햇볕과 연계된 낱말을 찾아보았다. 에는 ‘해, 햇볕, 햇빛, 햇살, 햇발, 햇귀’의 단어를 한 꾸러미로 묶고 있다.
최근 ‘광천김’ 지리적 표시 등록이 취소 확정되어 ‘광천김’ 상표를 아무나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사실 ‘아무나 쓴다’라는 것은 정확히는 틀린 표현이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원산지를 오인하게 하는 행위’는 부정경쟁행위로서 금지되므로 타지역의 김 생산업자가 그 지역에서 생산한 자기의 김에 ‘광천김’을 사용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대략 맥락으로만 봐도 기사를 보는 사람은 누구든 ‘광천김’ 상표가 독점권을 상실했다는 의미인 것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사건을 요약해 보면, ‘광천김’
‘고향’이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나 정감을 불러일으킨다. 어린 시절에 뛰어놀던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들게 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고향이 처한 현실을 보면 이런 추억은 아련한 옛말인 것 같다. 농어촌지역의 아기 울음소리는 끊어진 지 오래다. 마찬가지로, 산부인과 병원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반면 노인을 위한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초고령화, 저출산, 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지방 소멸이라는 말이 거론될 정도로 일부 지자체는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일본의 우수사례인
최고 수준의 우정을 의미하는 ‘관포지교(管鮑之交)’는 그와 유사한 ‘문경지교(刎頸之交)’와 깊이를 비교할 때 차원이 다르다. 문경지교도 생사를 함께하는 우정을 의미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서로 간 의리의 조건 즉 쌍무적(雙務的)인 의도가 깔려 있었던 데 비해 관포지교는 가히 완벽했다. 그 우정의 주인공이 춘추시대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이다.관중이 누구인가? 주군 제 환공(齊桓公)을 도와 중국 역사 최초의 패업을 이루고 강국의 기반을 구축한 불멸의 명재상 관자(管子)다. 공자가 인정한 지도자다“ 관중 아니었다면 우리는 머리를
드넓은 호주대륙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매우 건조한 사막지역을 아웃백(Outback)이라고 칭한다. 50℃가 넘은 기온에다가 강수량도 적어 사람은 물론 동식물들도 살아가기 매우 어려운 척박한 오지(奧地)이다. 그런데 이런 황량한 땅에서도 거대한 숲이 있고 유칼립투스 등 다양한 희귀식물이 잘 자라고 있다. 이러한 강한 생명력의 근저에는 눈에는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연약한 수많은 ‘뿌리털(root hair)’이 있다. 원뿌리, 곁뿌리에서 뻗어나온 수천만 개의 근모(根毛), 즉 뿌리털이 흙 속 깊이 흩어져 있는 미세한 물과 자양
11월은 개인과 기업에 지난 한 해를 분석하고 수정 보완해 더 성장하는 내년을 준비하는 너무 중요한 시점이다.필자의 첫 강의는 27살에 진행했던 ‘시간관리’ 강의였다. 기업에서 의뢰받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 구입해서 읽었던 책 중에 시간에 관련된 책을 찾아보았는데 총 27권의 시간관리 관련 책이 있었다. 20대 초반부터 시간과 수익채널에 대한 절박한 궁금증을 책에서 해결하고자 했음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시간에 관련된 강의를 준비하면서 핵심 키워드 한 가지를 정하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시간에 관련된 핵심 키워드는 ‘분석’이었다. 시
지난 11월17일부터 열흘간 울산젊은사진가협회의 사진전이 있었다. 울산젊은사진가협회는 필자가 대표로 있는 전문예술단체로 사진을 매체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개인 포트폴리오 작업이나 다른 매체와의 협업을 위주로 선보였는데 올해는 ‘모두가 향유하는 예술’이라는 목표로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작업을 기획했다.사진은 강한 시간성과 장소성을 내포하는 만큼 그 시간, 그 장소에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가장 직관적인 매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진의 본질적 특성에 집중해 보고자 ‘oneday shoot
애써 가꾼 정원의 꽃과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주지 않으면 애가 탄다. 현장을 조사하고 설계를 하고 정원을 만드는 일이 생각보다 힘들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신경을 써서 고르고 고른 나무가 잘 자라주면 더없이 감사한 일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수세가 약해지면서 난감한 상황도 생긴다. 죽은 나무를 제거하고 다시 심는 것을 반복하기 전에 원인을 먼저 분석해 보아야 한다.경기도 광주 퇴촌면에 있는 세븐시즌스(seven seasons)가든(사진)은 정원주의 열정이 가득 담긴 정원이다. 새롭게 정원을 만들었다는 소식에 늘 찾아가 보고 싶은 정
온 정성을 다해 건축한/ 둥근 집 한 채가 굴러가고 있다// 쇠똥구리는 물구나무선 채로/ 뒷발로 소똥 경단을 경쾌하게 밀고 있다/ 그러나 과욕을 부려 너무 커져 버린 경단을 두고/ 도중에 다른 놈이 나타나 결투를 벌이느라/ 많이 훼손되었다// 요행히 다시 낚아채고/ 힘겹게 굴리다가/ 이번에는 뾰족한 나무 꼬챙이에 걸려/ 낭패하는 모습이/ 아주 인생을 닮았다.얼마 전, 모 TV 방송의 생태 영상을 보고 필자가 지은 시의 앞부분이다.멸종위기종 2급으로 분류되는 쇠똥구리는 주로 초식동물의 배설물을 먹이로 삼아 유기물을 분해함으로써 토양의
내년 1월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된다. 현재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미만까지로 확대되고, 상시 근로자 수 5인 이상으로 확대되다 보니 웬만한 중소 건설사는 모두 해당된다고 봐도 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존의 건설현장 소장 책임의 안전이 아닌 건설사 대표이사의 책임을 묻는다. 이를 위해 건설회사 본사에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구축된 체계에 대해 이행해야 한다.사업장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은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구축 전문 컨설팅 기관의 도움을 받아 체계를 구축한 후 시스템 인증기관의 심사를 거쳐 인증을 취득하는 방
영어 교사로서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 중의 하나, “영어 선생님이니까, 영어 잘하겠네요” 언제 어느 순간 이 질문을 받더라도 “물론이죠” 하고 당당하게 대답하고 싶지만, 실상은 “아, 네…”하고 말끝을 흐리며 웃을 뿐이다. 영어를 잘한다? 영어를 듣고 읽고 쓰고 말하는 영어 구사력을 묻는 말에 나는 그저 어색한 웃음만 지을 뿐이다. 자신 있게 영어를 잘 한다고 말하려니 마음 한구석 어딘가가 콕 찔리는 느낌이고, 못한다고 하려니 ‘그래도, 내가 영어 교사인데…’ 하는 자존심에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다.영어를 가르치는 것만 생각할 때는 나
이윽고 계절은 ‘소설(小雪)’을 지나 ‘대설(大雪)’로 가고 있습니다. 이때쯤 저는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1797~1828)의 ‘겨울 나그네’를 즐겨 듣습니다. 진공관 앰프를 충분히 달구었다가 24곡의 노래 따라 내 마음을 실어 보냅니다. 밤은 점점 길어질 것입니다. 해 뜨는 시간은 늦어지고 해 지는 시간은 짧아질 것입니다. ‘동지(冬至)’가 올 때까지 저는 겨울 나그네가 되어 서성이고 있을 것입니다.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는 독일의 시인인 빌헬름 뮐러(1794~1827)의 시에 슈베르트가 곡을 붙인 연가곡입니다. 슈베르트나 뮐러의
서울대학교에서 약 25년 근무하면서 총장선거를 여러 번 겪었다. 직접선거시절엔 연구실을 방문해 90도로 인사하던 후보자들 때문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 그 뒤 간접선거로 바뀐 후에도 총장선출은 비례대표제의 성격이 있어 직접선거의 장단점을 갖고 있었다. 직접선거에서는 같은 학과 교수가 후보로 나왔을 경우 인맥을 모두 동원해서 다른 학과 교수들의 투표성향을 분석하고 전화 걸기에 돌입한다.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큰 임팩트가 있다고 하기보다는 출신학과, 출신단과대학에서 절대적 지지를 얻는다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미가 크다. 더 재미있는
치과 치료 기술의 발전 중 가장 획기적인 술식의 발전은 인공치아 이식술(임플란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아가 빠진 경우, 이전의 방식은 빠진 치아의 양 옆 치아를 삭제해 지대치로 삼아 인공치를 걸치는 일명 브릿지 술식을 이용해 왔으며 지금도 시행되는 술식이다. 하지만 이 치료의 단점은 경우에 따라서 빠진 치아를 수복하기 위해 멀쩡한 치아을 삭제해야 하는 점이다. 또한 다수의 치아가 결손된 경우, 기존의 고정식 보철물의 시술이 어려운 경우 착탈식 의치(완전 틀니, 부분 틀니)로 수복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착탈식 의치는 기능
일상에서 양해를 구하려는 상황이 되면 ‘부득이’라는 말을 무심코 사용한다. 한자 뜻 그대로는 ‘이익이 되지 않는 것을 따른다.’ 정도인데 사전적인 의미로는 ‘하는 수 없이’ ‘마지못해’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사실 부득이는 유가(儒家)의 선비들에 의해 의(義)를 실현하는 길목을 지키는 주요한 방법으로 인식되었다. 맹자는 제선왕과의 대화에서 ‘나라의 임금이 현명한 사람을 발탁할 때에는 부득이하게 해야 합니다. (國君進賢 如不得已·국군진현 여부득이)’라고 해 부득이 인사원칙을 밝히고 있다. 즉 지도자가 사람을 발탁할 때에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노르웨이 극작가로 유명한 ‘욘 포세’이다. 그의 희곡이 전 세계 무대에 900회 이상 올랐으며 현대 연극의 최전선을 이끌고 있다. 한편 2014년도 출간된 세 편의 소설 , , >이 세계적으로 훌륭한 평을 받았고, 해마다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오르는 영광을 받아왔다.2019년도에 출간된 의 한국어 번역은 작가의 원문이 아닌 독일어판을 번역한 것으로써 작가의 독특한 문체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특히, 한 사람의 생(生)과 사(死)의
11월초까지도 낮엔 덥다고 느낄 정도로 날씨가 좋더니 금방 낮 기온이 뚝 떨어지고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함께 입시철이 다가온 것이다.우리 구청 직원 자녀들도 여럿 수능을 본 것으로 알고 있다. 노력한 만큼의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면 좋겠지만 시험이라는 것이 늘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뉴스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기사를 접하다 입시철인 요즘,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떠올라 책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30년도 훌쩍 넘은 옛 기억을 떠올렸다.필자는 뒤늦게 공부를 해서 대학에 가고 박사 학위도 받았다. 부모님을 일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