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음식문화연구원을 3년 간 운영하며 줄기차게 이어 온 생각이 있다. 가장 한국적인 맛, 그러면서도 지금 우리 살고있는 현재의 삶과 괴리되지 않는 맛, 그리고 또하나 울산에서 나는 재료를 활용해 울산에만 오면 반드시 먹어야 할 울산 맛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그렇게 되기까지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한상 그득 차려내는 처용밥상과 태화강밥상, 왕회장밥상, 장생포고래밥상 등을 선보였는가하면 단일품목으로 울산의 십리대숲을 배경으로 프리미엄 막걸리 ‘죽이주’를 만들었다. 미나리와 돌미역, 배처럼 울산의 특산품을 앞세워 재료의 특성과 어
조선시대 사신이나 수행원들이 중국을 다녀와서 보고 느낀 것을 쓴 기행문을 연행록(燕行錄)이라고 한다. 인평대군과 서유문, 민진원, 박지원, 홍대용 등이 쓴 여러편의 조선시대 연행록이 전해지고 있다.이 가운데 현대에 이르러 가장 많이 읽히는 연행록은 조선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이 1780년 청나라를 다녀와서 쓴 다. 26권10책으로 구성된 는 사회의 모순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과 독창적이고 사실적인 문체가 친근하고 흥미롭다.은 조선후기 북학파의 선구적 학자인 담헌 홍대용이 을유년(영조 41년 176
사람이 건축물을 만들고 건축물은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한다. 아름다운 건축은 매력적인 도시를 만든다. 매력적인 도시는 창의적인 인간을 만든다. 건축과 도시에 대한 이해는 우리 삶을 훨씬 풍요롭게 해준다. 본격 인문학 강좌인 로고스칼리지가 을 강의하는 이유다.강의는 김정민 영산대 스마트공과대학장이 맡는다. 지난 3기에서도 같은 제목의 강의를 통해 건축을 보는 눈, 건축을 대하는 마음을 인문학적으로 풀어내 호평을 얻었다.김정민 교수는 “3기 강의 때는 다양하게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욕심을 냈다면 4기에서는
4년 전, 울산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많은 전문가들이 의견을 쏟아냈다. 결론은 과학(기술)과 예술의 융합이었다. 새 시대, 새 슬로건인 ‘글로컬’을 문화예술로 실현시켜 도시의 품격을 높이자는 것이었다.다음 논의는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하는가였다. 수십억, 혹은 수백억을 호가하는 명품을 구매할 형편은 안됐다. 기본적인 소장품은 구성해야 하겠지만, 감당못할 비용을 고민하느니, 세계미술 흐름과 이슈를 따라가며 그때 그때 의미있는 기획전을 추진하자고 했다.이어진 토론은 어떤 장르의 예술품을 최일선에 내세우는가였다. 2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은 한국미술과 인연이 깊다. 여러 층의 테이트모던 중 어느 층에는 13개의 독립공간을 미로처럼 연결해 놓은 곳이 있다.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핫’한 작가들이 각 방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새로운 재료와 특이한 방법으로 완성한 개념미술 작품들이다.그 중 한 곳에 한국작가 양혜규의 작품이 걸려 있다. 양혜규는 눈에 보이는 표현기법 보다 작가의 의도(아이디어)를 중시하는 ‘개념미술’ 역사를 탐구해 왔다. 양혜규는 예측가능한 미술재료에 국한하지 않고, 일상의 생활용품으로 창작할 때가 많다. 테이트모던의 전시
울산 사림은 1677년(숙종 3) 사당과 강당, 동·서재를 건립하고, 두 해 지난 1679년에 두 선현 포은 정몽주(圃隱 鄭夢周)와 회재 이언적(晦齋 李彦迪)의 위패를 봉안했다. 다시 1682년(동 8년) 부터 사액(賜額) 청원을 벌였다. 사액은 국왕이 서원의 편액을 하사하는 일인데, 성사되면 국왕이 공인한 서원이 되어 지역사회에서 막강한 권위를 가지게 된다. 더불어 소유 토지를 3결(結)까지 면세하고, 원생(院生) 20명에게는 군역을 면제하는 특혜를 받는다. 청원은 우여곡절 끝에 1694년(동 20) 성사되어 사액 구강서원이 태어
학생자치활동기구 ‘청바지기획단’운영프로그램·공연작 선정 등 참여학생 주도 ‘공간 구성 프로젝트’로에너지사용 줄일 건강계단 만들고공모전 참여해 고래 조형물 제작지역민과 함께하는 예술공연도 마련울산 중구 동동 옛 울산동중학교를 리모델링해 지난해 11월 정식 개관한 울산학생교육문화회관(관장 장삼수)이 학생들이 만들어가는 문화예술활동공간으로 거듭나고 학생들의 자치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지역 예술인과 학생이 함께하는 문화예술활동은 물론 창의적 아이디어 발산과 생산을 위한 자유이용시설, 방과후 문화예술 쉼표 교실, 공연 전시 연계 프로
경상일보 제4기 로고스칼리지가 오는 12월1일부터 과목별로 순차 개강한다. 철학과 문학, 역사, 예술을 망라하는 인문학 강의다. 8개 과목으로 구성돼 있고 한 과목마다 10회씩 강의한다. 일회성 특강이 아닌, 오랜 기간 한분야를 공부해온 전문가의 심도 있는 강의로 깊이 있는 인문학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한 과목씩 차례로 소개한다.경상일보 로고스칼리지 1기 때부터 서양철학을 강의해온 김남호 교수가 이번에는 그의 전공을 일반 대중들에게 풀어놓는다.김 교수는 와
울산은 주력 산업인 자동차·조선·석유화학에 더해 대한민국 수소산업의 전초기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수소 배관망 및 생산량에 있어 전국 1위는 물론 수소전기차·충전소 역시 인구 대비 전국 1위 지위를 갖고 있다. 수소 시범도시, 수소 규제특구, 수소 융복합단지 실증 등을 바탕으로 2030 세계최고 수소도시 도약이라는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수소 모빌리티 클러스터 구축사업이 속도를 내야 한다.◇급성장하는 세계 수소산업 대응 필요성수소산업은 지난해 약 1136억달러 규모에서 2030년까지 꾸
‘어떤 집에 살고 싶은가요?’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거나 상상을 했을 것이다. 대부분은 방은 몇 개, 거실 크기는 어느 정도가 좋겠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각 자의 생활습관, 직업 그리고 가족구성원이 다르기 때문이다.과거에는 지역마다 집의 형태도 달랐다. 우선 제주의 세거리집은 안거리(안채), 밖거리(바깥채), 목거리(곁채)로 이뤄졌다. 제주도의 거센 바람에 대비한 결과다. 내부는 일자형 겹집 구조로 폐쇄적인 특징을 보인다. 그래서인지 보통은 가옥과 곳간을 분리하는데, 제주에선 안방과 연결돼 있다. 진도 민
영국 런던의 템즈강 옆 뱅크사이드 지역에는 2000년 밀레니엄과 더불어 테이트 모던이 개관했다. 템즈강을 사이에 두고 세인트 폴(St. Paul) 대성당을 마주하고 새로운 세기의 시작을 축하하며 건설한 밀레니엄 브리지로 연결된다. 테이트 모던의 99m 높이 거대한 굴뚝은 미술관 건물이 격동의 산업시대를 대변한 화력발전소(1947~1981)였음을 알려준다. 그 때의 건물 외관을 그대로 보존하는 대신 테이트 모던의 실내는 모든 것을 바꿨다. 변화무쌍한 현대미술을 온몸으로 체득할 수 있도록 보고, 읽고, 눕고, 놀고, 즐기도록 현대미술의
“취약계층의 안전한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올해도 전기기술인들이 찾아갑니다.” 한국전기기술인협회 울산광역시회(회장 이경일)는 지난 2006년부터 매년 기초생활수급자, 홀몸노인 한부모 가정 등에 대해 협회 소속 전기기술인들의 재능기부로 전기설비 점검 및 보수 자원봉사를 실시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총 985명의 재능기부자가 462가구에 자원봉사활동을 진행했다. 동구 방어동 성끝마을을 시작으로 울주군 사일마을, 은편마을, 한실마을, 북구 가대동, 중구 성동마을 등 주로 농어촌 외곽지역을 찾아간다. 올해도 오는 10일 자원봉사 발대식을 갖
유치원생 웅이(가명·4세)는 공룡을 좋아한다. 여느 4세 아이처럼 활동적이고 언어표현도 뛰어나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를 보며 웅이 엄마는 고민이 생겼다. 웅이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다. 2년전인 지난 2019년 엄마와 아빠가 이혼했기 때문이다.웅이 엄마는 홀로 영유아기 아동을 양육하느라 근로활동에 제약이 많았다고 한다. 엄마는 웅이가 어린이집 등원을 시작하며 조금씩 일하기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장시간 근로는 어려워 하루 4시간 정도 일하고 있다. 관할 구청 내 희망근로에 참여하고 있지만, 근로시간이 짧다 보니 월 소득은
제2기 경상일보 차세대 CEO아카데미 6강은 3일 현대중공업에서 현장시찰과 특강으로 진행됐다. 이날 특강을 맡은 김성훈 울산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전략가로서의 정주영’을 주제로 고 정주영 회장의 사업전략과 울산과의 관계,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해 강연했고, 아산 기념 전시실과 현대중공업 현장을 탐방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김성훈 교수는 현대그룹 창립 배경과 역사에 대해 설명하면서 본격적인 강연을 시작했다. 김 교수는 “정 전 회장은 1940년 아도서비스라는 기업으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며 “이후 1947년 현대토건사를 설립했는
우리들이 사는 이곳, 이 도시에는 오늘도 새로운 축조물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산업화로 인한 도시화가 급속히 이루어지던 때에 비하면 많이 달라졌긴 하지만 이런 축조물, 건축물들은 여전히 우리 일상의 주변환경에 변화를 더하고 있다.아날로그에서 디지털을 넘어 인공지능으로의 기술발전, 농경에서 제조업중심의 산업에서 서비스업 위주의 산업으로의 변화, 사회구성원과 구조의 변화, 부의 성장과 분배의 변화, 사회적 요구의 변화, 최근의 팬데믹사태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의 요인들은 우리들의 삶에 변화를 주고, 그것들을 담는 축조물들에도 영향을 끼쳐
중국 조선족 출신의 최연(39)씨는 지난 2014년 부모님의 초청으로 한국 땅을 밟아 8년째 울산에서 생활중이다. 지인의 소개로 한국인 남편을 만나 지난 2019년 가정을 꾸렸으며, 현재는 울주군 온산읍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20대 때 서울 동대문에서 옷장사를 하면서 자주 한국을 왕래했던 최씨는 부모님을 통해 F4(재외동포) 비자를 취득한 이후부터는 다양한 일을 경험했다. 식당보조와 홀서빙, 청소, 조선소 등에서 일을 했으나, 정작 자신에게 딱 맞는 일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차에 시작하게 된 것이 부동산 일이었다.
1년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를 강타했던 2020년 가을이었다. 해외의 여러 문화예술 기관들이 경영의 어려움에 놓였다며, 특히 도시 전체가 셧다운 되다시피한 영국 런던의 소식을 뉴스로 접했다. 영국왕립미술원인 로열아카데미가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미켈란젤로의 조각품을 매물로 내놓을 것 같다는 보도였다. 당시 영국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왕실의 명망있는 미술원이 과연 소중히 간직했던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팔 것인지, 아니면 눈물을 머금고 경영악재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인을 감축할 것인지를 두고 잔인한 딜레마에
울산 남구 삼산동 ‘김재홍정신건강의학과’ 김재홍(53) 원장은 지난 8일 본보를 통해 유치원생 혜린(가명·5세)이와 난치성질환 투병 생활을 하며 홀로 아이를 키우는 혜린이 아버지의 사연을 접한 뒤 흔쾌히 후원을 결정했다. 오래전부터 나눔과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온 김 원장은 ‘집다운 집으로 15호 나눔천사’가 됐으며, 앞으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정기적 후원을 약속했다.◇실질적 도움 위해 후원 결정고향이 부산인 김재홍 원장은 지난 2002년 울산에서 병원을 개원하면서 울산에 터전을 잡은 뒤, 이후 울산구치소의 촉탁의로 무료진료 등 꾸
“선암동을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기 위해 주민들이 뭉쳤어요.” 울산 남구 선암동 온동네 봉사단은 올해 7월 중순 발족해 이제 3개월이 갓 넘은 신생 봉사단체다. 하지만 열의 만큼은 여느 봉사단체 못지 않다. 온동네 봉사단은 지역의 우범지대 및 유휴지를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곳으로 가꾸고자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주도로 만들어졌다. 이 같은 봉사활동을 통해 범죄 예방과 함께 도시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회원은 현재 10명이며 30대에서부터 60대까지 연령대는 다양하다. 이경(여·50) 전 선암동주민자치위원이 단장으로 단체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는 마인강을 따라 30여 곳의 역사문화예술기관들이 밀집돼 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집’을 비롯해 박물관, 미술관, 사진관, 영화관, 도서관, 건축관 등이 5~10분 거리에 산재한다.그 중 슈타델미술관은 프랑크푸르트 박물관지구를 대표하는 공간 중 하나다. 지난 2009년 초겨울, 그 곳에서 보았던 진귀한 장면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보티첼리의 비너스 원화를 비롯해 그 시대 다수의 회화와 조각을 보여주는 특별전이 시작하는 날이었다. 스산한 강바람 속에서 외투를 여미고 발을 구르면서도 도시민들 수백명이 출입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