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대학생이던 갑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양 눈의 시력을 잃는 영구 장애를 얻었다. 한동안 실의와 좌절에 괴로워하던 갑은,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힘을 얻고 마음을 돌이켜 시각장애인으로서의 삶을 받아들였다. 이후 갑은 맹학교에 진학하였고, 이어서 사범대 특수교육과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고향에 있는 사립 특수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며 자신과 같은 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사회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직업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올해로 만 53세, 사립학교 교원으로 재직한 지 22년이 되는 갑은 최근 일신상의 사유로 퇴직을 고민
민생토론회 이후 불합리한 토지이용규제의 개선이 큰 화두가 되었다. 울산광역시는 광역시 승격 이전 행정구역인 울산시와 울주군으로 나뉘어 있던 시기에 당시의 울산시를 경계로 개발제한구역이 지정되어 현재에는 광역시 행정구역 내부에 개발제한구역이 지정되어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이로 인해 울산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연속적으로 연계되는 도시공간조성에 한계가 있어 왔고 도시기반시설이 비효율적으로 설치되는 등 기형적인 도시공간 관리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었다. 최근에는 도시철도와 도심항공 등 교통수단의 변화가 예상되고, 쾌적성과 편의성, 접근성
최근 관광목적지 측면에서 특정 도시는 꿀잼도시 또는 노잼도시로 평가되고 있다. 꿀잼은 ‘꿀재미’의 준말로, 매우 재미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고, 반대로 노잼은 No+잼(재미), 즉 ‘재미없다’라는 뜻의 신조어이다. 인터넷상에서 검색해 보면 전국에서 노잼도시로 평가되는 곳은 대전, 대구, 광주, 청주 그리고 울산 등이 자주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노잼도시들은 대부분 갈 곳이 마땅치 않고, 테마파크나 미술관, 박물관 등이 있지만 규모가 작고 대표 관광지가 없는 곳들로서 즉 특색이 없다는 곳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이에 노잼도시들의 단
꽤 예전, 적어도 15년 이상 전에 어느 병원에서든 진료 받으셨던 분들은 아날로그로 뽑은 큰 흑백의 환부 사진을 의사가 광조명에 투과시켜 살피는걸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당시엔 X선을 이용해 환부를 촬영하면 필름으로 나왔고 거기에 현상액을 뿌려 사진으로 만든 후 빛에 통과시켜 보면서 판독을 했다. 아날로그 시대의 추억인데 의외로 2010년대까지도 그걸 쓰는 병원들이 간간히 있었다. 지금은 기술의 진화로 찾아보기 힘든 장면이다. 요새는 대부분 영상정보전송시스템(PACS)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고 판독용 정밀 모니터로 환부를 본다
뉴럴링크 코퍼레이션(Neuralink Corporation)은 우리에게 친숙한 테슬라 전기자동차,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 등이 설립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뉴로테크놀로지 기업이다. 2016년 여행 중이던 일론 머스크가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정보의 입출력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불평한 뒤 그의 영감으로부터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구상하겠다고 선언한 뒤 설립되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것을 계기로 이식 가능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Computer Interface)를 개발하는 회사로 발전하게 되었다
생활 속에서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진 단어들이 있다. 듣기만 해도 직관적으로 어떤 뜻인지 알게 되는 단어들인데, 안전분야에서는 ‘아차사고’라는 말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용노동부 고시의 사업장 위험성 평가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사업장 내 부상 또는 질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위험, 유해 요인을 파악하고 그 감소대책을 수립하는 일련의 활동’을 위험성 평가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위험성 평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개념이 바로 이러한 ‘아차’하는 사이에 큰 사고가 될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확인하고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지난 1월23일 서울시 종로구 소재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에서 굴착기를 사용하는 작업 중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 당했다. 흙막이 가시설을 설치하면서 땅을 파는 용도인 굴착기 버켓에 작업자 2명이 탑승해 작업을 진행하다 발생한 사고다.사고 당시 작업자 2명이 타고 있던 굴착기 버켓이 탈락하며 작업자 2명이 5m 아래 바닥으로 추락했다고 한다. 굴착기 버켓을 연결하는 부위에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작업방법이다. 탑승해서는 안되는 버켓에 작업자를 탑승하도록 했다.굴착기와 같은 건설장비는
새해가 밝은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절기는 ‘입춘‘을 지나 ‘우수‘다. 한파 속에서 만개한 매화꽃이 ‘고난’ 이란 단어 대신 ‘희망’을 떠올리게 한다. 모든 경제주체가 코로나19와 3高(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이 촉발한 매서운 경제 한파에서 빨리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그 어느 때 보다 간절하다. 특히, 생존을 위해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더욱 그럴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지진은 샘을 드러낸다’ 라고 했다. 절체절명의 경영위기 상황에서도 생명의 샘을 발견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중소벤처기업부
개암나무는 봄이 시작되는 3월에 우리나라 전국에서 자라나는 나무이다. 길게 늘어진 고양이의 꼬리같은 수꽃이 주렁주렁 달리면, 수꽃이 맺힌 가지 아래쪽에 아지랑이처럼 붉게 암꽃이 피어난다. 나무 한 그루에서 만들어지는 수백개의 수꽃은 많은 양의 수꽃가루를 만들어 바람의 힘을 빌려 암꽃으로 날아간다. 그렇게 만들어진 열매가 개암이다. 도토리와 비슷하면서도 맛은 밤과 비슷하다 하여 오래 전에는 ‘개밤’으로 불리다 ‘개암’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래동화의 소재로 등장하는 나무라 토종적인 색깔이 강한 우리의 나무인가 하겠지만 나라마
올해 초 미국 콜롬비아 대학 연구팀이 생수 유명 상표 3종에 대한 미세플라스틱의 정량분석 검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놀랍게도 1ℓ 생수병에서 평균 24만개의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다. 더욱이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의 90%가 나노(㎚)크기의 초미세플라스틱 조각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독일 라인마인 응용과학연구진도 이와 유사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나노플라스틱의 대부분은 페트병 자체와 오염물질을 차단하는 데 사용되는 역삼투 필터에서 유입된 것이라고 판단했다.이 분석 연구 논문은 지금까지 정량적으로 분석해내지 못한 나노 크기의 초미세플
지난해 12월2일 뉴욕타임스는 ‘한국은 사라지는가?(Is South Korea Disappearing?)’라는 다소 충격적인 제목으로 로스 도우섯(Ross Douthat)의 칼럼을 실었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외국에서도 관심을 가질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칼럼에서도 언급되고 있듯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으로, 이대로 가면 14세기 유럽의 흑사병 사례보다 더 가혹한 인구감소가 초래될 수 있는 수준이다. 합계출산율 0.72명이 언뜻 실감 나지 않겠지만, 대략적인 계산을 해보면 200명의 부모(가임 여성
새해 들어서도 산재사망사고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4일 서울시 서대문구 소재 스포츠센터 인테리어 공사현장에서 카운터 위에 올라가 페인트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0.9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사고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추락은 비정상 상황(실족 등)에서 발생한다. 안전모만 썼더라도 하는 아쉬움이 남는 사고다.일터에서 하루 3.5명이 산재사고로 숨진다.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인한 2022년 말 사고사망자수는 874명이다. 산재 사고사망자수는 최근 10여년 동안 900명 내외 수준에서 답보
TV에서 장학퀴즈를 보고 다들 어찌 그리도 똑똑하고 많은 것을 아는지 그저 놀랍기만 하였다.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이 분위기를 띄워주면 “전국 고등학생들의 건전한 지혜의 대결, 장학퀴~즈!” 하는 차인태 아나운서의 오프닝 멘트는 우레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 시그널 음악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어 한 동안 궁금했었고 장학금을 주는 선경그룹이 정말 훌륭하구나 하는 생각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1970년대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때였다. 너도 나도 도시의 공장으로 떠났다. 나는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저 멀리 도시로 나가
며칠 전 인간 뇌에 칩을 심었다는 충격적인 제목의 기사가 포털을 뒤덮었다. 이는 2016년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인 뉴럴링크(Neuralink)에서 지난달 인간에게 컴퓨터 칩을 이식했고 이식받은 사람이 회복중이라는 내용의 기사였다. 이 기술은 뇌-기계 인터페이스(Brain-Machine Interface, BMI)라고도 불리며, 인간의 뇌 활동을 감지하고 이를 해석해 외부 장치와 통신할 수 있는 인공적 연결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간의 생각을 컴퓨터와 연결함으로써 단지
영어인 kiosk(키오스크)는 ‘궁전이나 작게 만든 현관 건물’을 뜻하는 중세의 페르시아어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최근 어디를 가나 흔히 이 ‘감정 없는 종업원’을 만날 수 있고 인간과 기계의 서먹서먹한 관계를 풀어 대화에 성공해야만 음료 한 잔이라도 마실 수 있게 된다. 언제부터인가 키오스크와 관련해 ‘장년,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현상’이 문제 되고 있다.키오스크는 정확하게는 ‘interactive kiosk(대화형 키오스크)’인데, ‘무인 키오스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별도의 형용사 없이 키오스크라고 하면 구내매점이나 작은 박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 식사란 일상에서 중요한 것이다. 안부 인사로 ‘식사하셨냐?’ 는 말을 오늘도 들으셨을 것이다. 우리는 돌아가신 조상에게도 명절과 기일에 열을 맞춰서 정성을 들여 제사상을 올린다. ‘밥 한 끼 하자’는 인사는 단지 밥만 먹자는 게 아니다. 만나서 ‘이바구’하고 정을 나누자는 것이다. 그렇게 만나면 우린 가짓수가 적든 많든 먹거리를 한 상에 다 차려 놓고 먹는다. 서구인은 하나씩 차례대로 나오니 한두 시간 걸리는 것에 비하면 우린 급히 먹는 편이다. OECD 국가로 올라서기까지 제대로 식사를 한 적이 드물 정도로
서로 다른 기술 기반을 가진 두 기업이 기존에 없던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함께 일한다고 하자. 기업 일방은 구상하는 거래에 적합한 파트너를 찾는 일부터, 거래의 구조와 주체, 유·무형의 자원을 조달하는 방식, 시험 생산과 상업 생산 일정, 그리고 거래를 성공적으로 종료하고 빠져나오는 출구전략(exit)까지 무수히 많은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정도의 파괴력을 갖춘 신기술은 하나의 기업에 의해 독자적으로 개발되기보다 각자의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기술과 지식, 경험 그리고 자원을 공유하여
최근 라이브 방송 크리에이터가 뉴욕 맨하탄 거리를 걸으면서 생방송을 하는 틱톡 사이트를 즐겨 시청하게 된다. 여행을 즐겨 하던 필자로서는 코로나19 이후 제대로 된 여행을 가보지 못해 대신 간접적인 여행을 즐길 수밖에 없다. 뉴욕 맨하탄 남부의 예술인들 소호거리를 라이브 방송 크리에이터가 걸으면서 거리의 모습, 빌딩, 그리고 다채로운 식당가를 설명할 때면 마치 직접 거리를 걷는 것과 같은 기분을 갖게 되곤 한다.현재는 디지털 플랫폼의 발전과 소셜 미디어의 보편화로 인해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의 시대로 불리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
갑진년 새해의 여명이 밝은 지 한 달이 되었다.용틀임하듯 솟아오른 태양은 올해 들어 벌써 서른 번째 아침을 찬란하게 빚어놓았다.오늘 아침, 불현듯 ‘빚다’라는 단어가 떠오른다.우리나라에는 명절을 맞아 만두나 송편을 빚는 풍습이 있다. 어떤 집에서는 고두밥과 누룩을 버무려 가양주(家釀酒)를 빚었다. 도공(陶工)은 흙을 차지게 이겨서 도자기를 빚는다. ‘빚는다’는 것은 온 정성을 다해 ‘새것을 만들어내는 장인 정신’을 함유하는 단어이다.얼마 전 권오룡 울산시 체육·문화정책자문위원이 경상일보에 기고한 칼럼 ‘새해엔 예술인들에게도 회관건립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무임승차 폐지에 찬성인 측은 무임승차 비율이 올라가면서 지하철 적자가 누적되고 있으며 심화되면 국세 지원까지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역세권이나 대도시권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오히려 제값을 다 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폐지에 반대인 대한노인회 측은 지하철 적자 요인과 노인의 무임승차는 상관관계가 없다며 방만 경영과 낮은 요금책정 문제 등에 따른 적자를 노인들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반박했다.지하철 무임승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