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보다 긴 연휴였던 올해 추석 명절.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맞물려 우리 선수들의 투혼과 메달 소식을 지켜보며 한껏 즐거운 때를 보냈다. 그 와중에도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했던 뉴스 기사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울산 어느 아파트에서 발생한 자살 사건이었다.자살(自殺)은 스스로 자기의 목숨을 끊는 것을 말한다. 이는 사회구조적, 경제적, 환경적, 정신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그 원인을 어느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2021년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6.9명(연간 1만3799명)으로 경제협력개
한글날 덕분에 제법 긴 연휴를 지낸 다음 날, 언론 보도에서 우리나라 사상 최초로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한다는 보도와 함께 관련 과학기술계가 긴장하면서도 맞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몹시 충격적인 기사에 접했다.국가 연구개발 예산 삭감이라면 무엇보다 과학기술계에 대한 예산 삭감으로 직결되는 것이라 할진대, 과학기술 분야를 포함한 이공계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글쓴이에게도 관련 기사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격이요, 대낮에 웬 홍두깨비 소린가’ 했다.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가 그나마 이른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
한국에 200개 넘는 나라 사람들이 온다. 특정 경우를 빼고 서울, 부산, 제주도를 선호한다. 그리고 대부분 한자 주(州) 지명이 들어가는 전주, 공주, 경주, 원주 등을 좋아한다. DMZ를 선호하는 건 한국의 지정학적 특수 상황 때문이다. 남북이 분단된 사실에 호기심을 느껴서 일부러 한국에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김정은의 핵이 무서워 여행을 못 가겠다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한국인을 제외하고 해외에서 울산 지명을 아는 이들을 단 1명도 못 봤다. 내가 외국인을 집중적으로 만나온 세월이 어느덧 24년째이다. 한국인보다 외국인들
■일상의 시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울산을 제시하는 건축문화제코로나 이후 우리는 일상으로 회복을 했지만 여전히 우리를 둘러싼 공간인 울산이라는 도시에 부여된 시간의 흐름은 아직은 루즈(loose)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하고 싶은 것과 즐거운 일을 할 때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고 느끼고 불편한 자리나 강제된 활동을 할 경우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느낀다. 이처럼 울산이 시간과 공간의 상대적인 의미에서 비교적 루즈한 도시로 느껴지는 것은 우리가 사는 공간 안에서 보내는 상대적인 시간이 느리게 흐르기 때문이
“아니, 이게 무슨 범죄라고 그러는 거예요.”40대 남성은 시내 감성주점에서 잠시 봤던 여성에서 호감을 가지고 여성의 주거지 원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불안감을 느낀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과 마주쳤다.남성은 2주일 전 여성의 집 앞에 꽃바구니를 보낸 적도 있었지만, 여성은 내키지 않아 남성에게 ‘다시 가져갈 것’을 요구했다.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의 관한 법률. 줄여서 ‘스토킹처벌법’이라고 부른다. 이 법은 스토킹 대상자들이 계속 강력 사건의 피해자가 되는 현실에서 그간 ‘경범죄처벌법’ 등으로 처벌되던 ‘스토킹범죄’에 대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후손들이 살아갈 땅으로 우리는 잠시 빌려 쓰고 있다.” “시민의 피 같은 소중한 세금이 한 푼이라도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하겠다.”김두겸 시장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이야기이다. 이 말에는, 현재를 사는 우리의 결정이 후손들에게 물려줄 미래를 결정하므로 예산과 자원을 흥청망청 써서는 안 된다는 철저한 절제의 의지가 담겨 있다. 그것이 바로 김두겸 시장의 시정 철학이다.김두겸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울산의 기업 유치와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발 벗고 뛰었고, 그 노력과 성과들은 지역 언론을
가을이 오면, 영남알프스 중심부 신불산 왕방재(간월재)는 은빛억새의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이 아름다움 속에는 8·15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가슴 아픈 빨치산의 역사가 서려있다. 필자(1956년생)가 어렸을 적 어른들로부터 수없이 들은 것들을 이야기로 풀어 낸 것이 강인수 장편소설 ‘영남알프스’다.줄거리는 동래정씨 동촌리 종갓집 삼형제는 서로 삶이 엇갈린다. 인혁은 일본 동경 유학생으로 좌익으로 빨치산이 된다. 다 같이 잘사는 게 그들의 신념 이였다. 인혁은 빨치산 간부로 활동하다 체포 석방되나 얼마 못 살고 죽는다. 둘째 인
31년전 중한 양국의 지도자들은 원대한 정치가이자 전략가의 깊은 안목으로 공식 외교 관계를 수립하기로 했다. 1993년 9월6일 주부산중국총영사관이 공식으로 개관하였는데 이는 양국 수교 이후 중국이 한국에 설립한 첫 번째 총영사관이다. 개관한지 30년동안 양국 관계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양국 국민의 우정이 나날이 깊어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정치적 상호신뢰가 부단히 증진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상호 방문하거나 국제 무대에서 만나 상호 이해와 신뢰를 높이고 양국 관계의 발전을 촉진했다. 2022년 11월 시진핑 주석은 윤석열 대
해마다 한글날 즈음 되면 나는 말글살이에 대해 되돌아보기도 하고 또 반성하기도 한다. 무슨 인연인지는 몰라도 평생 한글과 우리말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연구로 살아온 한 사람으로 올해도 한글날이 다가 오니 나도 모르게 여느해처럼 우리말글살이에 대해 한 마디 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세상은 갈수록 입말은 점점 줄어들고 대신 그림이나 문자(글말) 사용이 많아지고 있다. 음식 주문도 식탁에 앉아서 하거나 주문판글을 보고 소비자가 직접하는 시대다. 아예 무인 카페가 생기기도 한다. 손님과 주인 사이 주고받는 입말은 필요 없고 빼곡히 적혀 있
병은 내 삶의 결과입니다. 내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병이 만들어지고, 또 생겨난 병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결국, 내 의지와 생활 태도에 건강이 달려 있다는 말입니다. 병든 나를 치유해 줄 수 있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고, ‘의학’이 아니라 병을 부르는 ‘생활’을 바로잡는 것이 근본적인 치유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그동안 우리는 현대의학에 기대어 의지와 권리를 상실해 왔습니다. 이제 건강에 대한 주체성을 당당히 되찾아야 할 때입니다. 의료 주체인 우리 모두가 자기 몸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교권 추락의 시대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들 하는데 날개 없는 추락이 더 심각한 수준이다. 이른바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마주한 현실 앞에 전국의 선생님들이 땅에 떨어진 교권 앞에 슬픔을 넘어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교사들이 수업 중 학생으로부터 심한 조롱과 모욕을 당하고 학생, 학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등 과거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각종 사건이 이어지며 교권 추락, 공교육의 붕괴는 우려를 넘어 현실이 되고 말았다. 여기에 더해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교사가 스스로 목숨마저 끊는 사건이 발
필자는 지난 9월14일 이채익 국회의원과 일본 교토를 방문했다. 교토 민단 건물 앞에 충숙공 이예 선생의 동상을 세우려는 계획을 민단 임원진과 협의하기 위함이었다. 민단(民團)의 공식 명칭은 ‘재일본 대한민국 민단’이다. 1946년 창단됐으며, 민단 본부는 동경에 있다.(사)충숙공이예선생기념사업회(회장 양명학, 울산대 명예교수)는 오랫동안 이를 계획해 왔으며, 필자는 홍보이사로서 이 방문에 임하게 되었다. 이채익 의원은 9월15일 동경에서 열린 한일의원연맹 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귀한 시간을 내 교토에 동행했다.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몇 년 전, 신고리 원전 건설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에 관한 논란이 한참이던 때였다. 현장 관계자는 이론적인 근거를 들어 열심히 설명했는데 바로 이해가 잘 되지 않아 다음과 같이 반문했다. “만약 2001년도 미국 세계무역센터빌딩 항공기 테러가 발생한 9·11사태처럼 대형항공기가 원자로에 충돌한다고 가정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답변은 이랬다. “747점보 제트기가 부딪쳐도 신고리 원전의 원자로가 폭발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명쾌한 답변이었다. 그렇게 귀에 쏙 들어오도록 설명해주면 국민들이 좀 더 쉽게
울산은 서울이나 경기도, 부산, 광주, 인천 같은 대도시에 비춰 볼 때 대형사건사고 발생률이 낮고 살인, 강도 등 강력 범죄는 물론 고액 사기, 횡령, 배임 등의 경제범죄 또한 발생률이 높지 않아 솔직히 울산경찰이 범인을 검거해서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에서 수위를 차지하는 것은 극히 지난한 일이다. 그런데 이번 2023년도에는 많은 이변이 일어났다. 울산경찰이 모두 합심해서 범죄를 예방하고 검거하는 등 민생치안에 매진한 결과 울산경찰청이 생긴 이래 역대 최고의 범인검거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첫 번째는 전세사기 피의자가 검거다.
태화루는 신라 선덕여왕(재위 632년~647년) 당시 당나라에 유학 후 돌아온 승려 자장에 의해 창건된 태화사와 함께 건립되었다. 태화루는 태화강의 용금소 북쪽 절벽 위에 지어졌는데 임진왜란이 지나면서 소실되었다가 400년이 훌쩍 지나서 2014년에야 현재의 모습으로 건축되었다. 용금소는 태화강 물이 휘돌아 치면서 암벽을 깎아 만든 절벽 밑의 수심이 깊은 부분인데 예전에는 매년 익사자가 생기는 무서운 곳으로 인식되었다. 용이 산다는 속설에 따라 가물 때는 기우제를 지내는 등 고대로부터 울산의 명소이었다. 자장이 중국의 태화지에서 만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의 문턱인 입추와 처서도 지났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과 청량한 하늘의 가을이 일상에 찾아왔다. 산천이 단풍으로 울긋불긋 물들 때쯤이면 많은 사람이 가을을 만끽하기 위하여 인근 산을 찾는다.울산지역에는 가지산, 신불산, 문수산, 무룡산, 입화산 등 크고 작은 산이 즐비하다. 여가 확대, 레저활동 다양화 등 등산객 증가로 산행과 관련된 사고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주요 산악사고를 살펴보면 9월부터 11월까지 가을철 발생비율이 약 40% 정도를 차지한다. 사고유형으로 길 잃음(28
“범죄예방진단은 왜 하는 건가요.” 무더운 여름철 편의점을 돌며 범죄예방진단을 실시하던 중 같은 팀 막내에게 들었던 질문이었다.“글쎄” 마땅한 답이 생각나지 않았다. 벌써 경찰 경력이 3년인데,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범죄예방진단은 범죄취약요소 파악, 예방대책 수립을 위해 경찰관이 지역사회와 함께 범죄환경을 방문해 점검하는 과정이다. 경찰은 2016년 서울 강남역 한 주점 화장실에서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전국 경찰관서에 CPO(Crime Prevention Officer)를 지정해 이러한 범죄예방진단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나는 옹기축제에 특별한 애정이 있다. 그래서 올해 열린 울산옹기축제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올해 초 울주문화재단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5월에 치러질 옹기축제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울산 울주군 행정 일선 재임 때부터 울산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서 옹기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또한 옹기축제가 지금과 같은 울산의 대표 축제가 되기 이전 축제의 열악한 재정 충당을 위해 주민들과 함께 발로 뛰기도 했다. 비대면 축제에 이어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봄축제인 2023 울산옹기축제를 통해 코로나로 움츠려진 사람들의 마음에 축제
“모든 기회는 도전하는 자에게만 주어진다는 너무나 명백한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지방대 학생의 실력, 국제무대에서 충분히 통한다. 자신감을 가져라.”울산 청년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말이 있다 ‘우물 안 개구리’식 사고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대상으로 더욱 큰 그림을 그리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2020년~2021년 UN(국제연합) 회원국의 예산 분담금 순위에서 한국의 세계 10위권 정도이지만, UN을 비롯해 수만명이 넘는 직원이 있는 국제기구에 진출한 한국인은 고작 300여명에 불과하다. 우리나라가
오데사는 우크라이나의 매우 중요한 항구도시이다. 울산항과 궁합도 잘 맞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여타 항구와 달리 수심이 깊어 천혜의 축복을 받은 울산항, 지구촌을 통틀어 봐도 이런 항구가 몇 군데 없으리라. 아름다운 항구도시 울산시를 벤치마킹으로 오데사항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어떨까? 어쩌면 대한민국과 우크라이나의 운명인지도 모른다.외교관으로서 러시아, 카자흐스탄, 프랑스에서 근무했고 전 우크라이나 대사를 역임하신 이양구 대사가 유라시아 프로젝트와 우크라이나 돕는 일은 운명이자 하늘이 맡긴 소명이 아닐까 싶다.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