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디지만 사뿐한 걸음으로 봄이 찾아왔다.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과 온기를 가득 품은 바람에 곳곳에서 새로운 생명이 움튼다. 숲도 기다렸다는 듯 회색 겨울옷을 벗고 화사한 연둣빛 봄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이대로 계절을 보내기 아쉬워하는 이들을 위해 봄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지역 명소 한곳을 추천하고자 한다. 바로 맨발걷기 열풍을 일으킨 ‘황방산’이다.황방산은 우리 중구의 동쪽에 위치한 보물이다. 황방산 맨발걷기 길은 인위적으로 흙을 퍼다 날라서 만든 길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황톳길이다. 나지막한 데다 소나무 그늘이
봄 기운이 완연한 4월은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따뜻한 희망의 달이다. 그리고 오는 4월20일에는 ‘제44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게 된다. 매년 맞이하는 장애인의 날이지만 올해는 특히 ‘장애를 가진 분들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울주’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본다. 그동안 각 분야에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개선되고 있고, 장애인에 대한 관심의 폭도 다양해져 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은 여전히 사회 참여와 활동에 제한이 있어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고 있다.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장애인 인구수는 우리나라 인구수의 5.1%
동해남부선이 폐선되기 전 북구민을 대상으로 폐선 부지 활용 방안을 물었더니 폐역되는 호계역사(驛舍)를 시민 휴식공간이나 전시관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많았다. 주민들은 호계역의 역사(歷史)를 이어가면서도 오랫동안 철도로 인해 단절됐던 도심을 연결해 주는 기능을 원하고 있었다.지난해 말 북구 호계지역이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돼 호계역 일원에 문화공간인 문화스테이션(아트전시관)을 지을 수 있게 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이탈리아 로마와 피렌체, 프랑스 파리, 스페인 빌바오. 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 도시를 가본
‘석유화학 및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공업용수는 1970년대부터 한국 산업발전과 더불어 그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공업용수의 안정적인 공급망은 국가 산업발전 및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기업유치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기반시설이다. 온산국가산업단지 하수처리수 재이용 민간투자사업(BTO)은 방류수 중 하루에 약 8~10만t을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에서 MF 및 RO로 처리하여 공업용수 수요처에 양질의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사업이다.2023년 말 현재 시설용량 12만t/일인 온산수질개선사업소에서는 다량의 하수처리 방류수가 울산 연안으로 방
갑진년 새해도 벌써 3월이 된 지금, 2024년의 시대상을 나타내는 키워드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아마도 ‘인공지능(AI)’을 선택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필자 또한 그렇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봐 왔던 인공지능이 이제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들고 있다. 외국인과 스마트폰으로 통화하면 실시간으로 통역을 지원하고, 키보드로 문장만 입력하면 실감나는 근사한 영상까지 만들어낸다. 빠른 속도로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는 모습에 때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이를 활용해 스마트한 도시를 구현한다면 남구민의 일상이 획기적으로 바뀌고 더 수준 높은 삶을
울산에 살면서 대왕암공원에 한 번 와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푸른 동해바다와 기암괴석, 울창한 해송과 철 따라 피는 온갖 꽃들이 대왕암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봄에는 수국, 여름에는 맥문동, 가을에는 꽃무릇, 초겨울에는 해국이 대왕암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해변에는 몽돌이 구르는 소리가 시원하면서도 경쾌하고 바다에 나가면 해녀들이 물질을 한다. 또한, 근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두 개의 등대가 있다. 하늘에서 봐도, 바다에서 봐도, 숲에서 봐도 멋진 풍경이다.대왕암공원은 자연경관뿐 아니라, 역사와 전설
우리 울주군에는 조선시대 울산 남쪽에 위치한 곡물창고라는 뜻을 가진 남창(南倉)이라는 지역이 있다. 현재 울주군 온양읍 남창리의 명칭 또한 여기서 유래됐으며, 울주군 대표 전통시장 중 한곳인 남창옹기종기시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남창시장은 1916년 개설된 이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물자와 상인이 오가면서 사람 사는 정과 마음을 나누는 공간으로 사랑받았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 속에서는 울산 3대 만세운동 중 하나인 남창 4·8 만세운동이 일어나 울산 독립운동의 중심지로 꼽히기도 한다.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지역이
50대 이상 중년층이라면 대부분 기억하고 있을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미국드라마 ‘전격 Z 작전’에서는 ‘키트’라는 기가 막힌 자동차가 등장한다. 악당들의 총탄을 막아주는 방탄은 기본이고 수많은 기능을 탑재하고 주인공과 대화를 주고 받는 인공지능 자동차를 구현한 상상 속의 액션물이었다.그로부터 약 40년 정도 지난 지금 그 상상 속의 자동차가 현실에서 구현되고 있다. 최근에 출시되는 대부분의 자동차는 인공위성으로부터 GPS 신호를 위치정보를 수신받아 길 안내를 할 수 있고, 음성인식 기능은 날로 발전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자
북구에서 KTX를 타고 서울에 가려면 40~50분 간격으로 있는 리무진 버스를 타고 1시간을 달려 울산역에 도착해야 한다. 이른 새벽 상행선 첫 KTX를 타려면 리무진 버스는 포기하고 버스비보다 몇 배나 더 비싼 요금을 치르고 택시를 타야 할 때도 생긴다. 우리 북구를 비롯해 동구나 중구, 남구 시민들은 시내에서 KTX를 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가까이에 있는 태화강역과 북울산역을 두고 1시간 정도 자동차로 이동하는 게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KTX이음 열차는 지난 2019년 도입된 준고속열차로 강릉선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 하네. 아름다운 꿈꾸며 사랑하는 우리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서이초 선생님이 생전에 좋아했던 노래이자 ‘공교육 멈춤의 날’ 떠난 선생님을 추모하며 학생들이 합창했던 ‘꿈꾸지 않으면’의 가사다.누구보다 일찍 학교에 나와 수업을 준비하던 선생님, 아이들을 사랑했고 교육에 대한 열정이
푸른 용의 기운을 담은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용은 12지신 중 유일하게 실존하지 않는 존재다. 이 때문에 동양문화권에서 용은 상징적 의미로 중요한 존재로 인식돼 왔다. 특히 하늘을 날고 물을 조절하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존재였기에 그만큼 우리 문화에서 용은 희망과 성취, 행운의 표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과거 임금이 입은 옷을 용포, 얼굴은 용안, 그리고 앉는 자리를 용상으로 지칭한 것만 보아도 용이 얼마나 귀한 존재이자 숭상의 대상인지 유추해 볼 수 있다.무엇보다 올해는 청룡의 기운까지 품고 있다고 하니 갑진년
새해를 시작하며 직원들과 한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바로 이제부터 중구 원도심 일대를 ‘원도심’이 아닌 ‘성남동’으로 칭하기로 한 것이다. 나부터 앞장서야겠다는 생각에 최근에는 회의를 하거나 주민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때도 의식적으로 줄곧 성남동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원도심의 사전적 의미는 ‘도시가 형성되고 발달하는 과정에서 최초로 도심지 역할을 한 지역’이다. 원도심은 한때 지역 최고의 번화가로 경제·문화의 중심지로 통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안타깝게도 이제 원도심은 쇠퇴, 낙후, 불편함 등의 부정적인 뜻을 내
‘푸른 용의 해’라는 갑진년 새해가 시작됐다. 우리 울주군은 매년 연말과 연초가 되면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설렘과 기대로 가득하다.울주에는 전국에서 1등으로 새해 첫해를 볼 수 있는 해맞이 명소인 ‘간절곶’이 있고, 해마다 간절곶에서 성대한 해맞이 행사를 개최하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올해도 설레는 마음과 희망을 안고 간절곶을 찾아 많은 해맞이객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했다. 아쉽게도 날씨로 인해 새해에 떠오르는 첫 해는 볼 수 없었지만 열심히 준비한 불꽃쇼와 1000대의 드론이 펼치는 라이트쇼가 많은 분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드린 것
의회를 흔히 ‘민의(民意)의 전당’이라고 한다. 시민의 뜻, 즉 시민이 원하고 바라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의견을 모으고, 결정하는 곳이라는 의미일 것이다.제8대 울산광역시의회도 출범 이후 지난 1년 6개월간 민의의 전당이라는 별칭에 어울리는 활동에 주력해 왔다. ‘시민중심 민생의회, 신뢰받는 소통의회’라는 슬로건을 실현하려 애썼다. 아직은 진행 과정이라 섣불리 결과를 예단할 순 없다. 칭찬과 격려도 많지만, 질책과 비판도 있기 때문이다. 모두를 만족시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해관계가 복잡한 사안일수록 더욱
최근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내년 6월 중구도서관이 ‘종갓집도서관’이라는 새 이름으로 개관하게 되는데 이 때 책을 전시·보관할 공간이 부족해 지금까지 울산도서관에서 관리해 온 도서를 포함해 중부도서관 소유 30만 여권의 책이 대부분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고 했다.울산도서관에 있는 책은 중부도서관이 새 도서관을 지으면서 임시로 보관했던 책이다.공간이 부족해 책을 폐기해야 한다는 결정은 중부도서관이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정은 책의 지적 가치를 모르는 데서 나온 것이다.우리 조상들은 ‘적서승금(積書勝金)’이라 해 ‘책을 쌓는 것이
‘고향’이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나 정감을 불러일으킨다. 어린 시절에 뛰어놀던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들게 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고향이 처한 현실을 보면 이런 추억은 아련한 옛말인 것 같다. 농어촌지역의 아기 울음소리는 끊어진 지 오래다. 마찬가지로, 산부인과 병원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반면 노인을 위한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초고령화, 저출산, 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지방 소멸이라는 말이 거론될 정도로 일부 지자체는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일본의 우수사례인
11월초까지도 낮엔 덥다고 느낄 정도로 날씨가 좋더니 금방 낮 기온이 뚝 떨어지고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함께 입시철이 다가온 것이다.우리 구청 직원 자녀들도 여럿 수능을 본 것으로 알고 있다. 노력한 만큼의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면 좋겠지만 시험이라는 것이 늘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뉴스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기사를 접하다 입시철인 요즘,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떠올라 책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30년도 훌쩍 넘은 옛 기억을 떠올렸다.필자는 뒤늦게 공부를 해서 대학에 가고 박사 학위도 받았다. 부모님을 일찍
지역 상징물은 대개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울산 남구의 장생포 고래 또한 그렇다고 생각한다.선사시대 유적인 반구대 암각화와 장생포 고래잡이는 오늘날 ‘고래도시’를 이루는 기반이 되었다.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함축하고 있는 것 또한 상징물이다.지역별 상징물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그 지역의 생태, 지역민의 생활상, 역사적 사건 등을 유추할 수 있다.이런 이유로 각 지역에서는 상징물을 내세워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지역별 축제와 사업 그리고 시책을 추진함에 상징물을 본뜬 캐릭터나 마스코트를 활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기술 패권전쟁이 나날이 극심해지고 있다. 산업스파이의 기술 유출 시도로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일 또한 주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안보를 둘러싼 세계 각국의 정보 쟁탈전이 격화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가장 최근 드러난 대형 기술 유출 사건은 중국에서의 ‘삼성 복제 공장’ 사건이다. 지난 6월 수원지검은 전 삼성전자 상무이사였던 최 모씨를 삼성전자 공장 설계도를 바탕으로 중국 시안에 ‘복제 공장’을 세우려 한 혐의를 적용해 구속 기소했다.최씨는 국내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삼성, 하
지난 8월23일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날로 회상된다. 장기간 표류하던 울산의 ‘도시철도 1호선 건설사업’이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하여 건설이 확정된 것이다.울산시민 누구나 알고 있듯이 우리시는 전국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도시철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버스의 수송분담률 순위마저도 광역단위 기준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열악한 대중교통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마련된 돌파구가 신교통수단‘노면전차(트램)’이다.이에 따라 투자우선 순위인 도시철도 1호선 건설사업은 2029년 개통을 목표로 운행구간은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