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뭔가 하나 툭, 떨어졌다. 그는 옆으로 쓰러진 채 잠깐 숨을 고른 후 일어서서 사방을 둘러보았다. 사람이라곤 보이지 않는 들판에 산들바람이 불고 있었다. 이 책의 서두를 내 식대로 표현하자면 이런 느낌이다.그가 가장 잘하는 것은 걷는 것. 그래서 그는 그냥 걷기로만 했다. 야생 열매를 따먹고 야생 옷을 걸치고 거미줄이 보이는 나무 아래에서 잠을 잤다. 무려 2년 가까이 홈리스로. 그러자 그는 그대로 자연이 되어버렸다. 하늘과 바람과 햇빛과 풀과 꽃과 땅과 새와 벌레가 되어 자신이 누구인지 분간하고자하는 마음조차 사라졌다.그
하이퍼루프(hyperloop)는 음속(마하) 1.06, 시속 약 1280㎞의 속도를 내는 백트레인(진공튜브 열차) 유형의 고속철도를 말한다. 이는 고속철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기부상열차, 호버트레인, 튜브트레인 다음으로 시도되는 차세대 고속 교통수단 방식이다.2009년, 우리나라의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먼저 ‘하이퍼튜브’를 세계 최초로 사업화했다. 하지만 이후 2012년 우리에게 테슬라 자동차와 스페이스X로 이미 잘 알려진 미국의 일론 머스크가 ‘하이퍼루프’ 용어를 사용했다. 하이퍼루프는 크게 튜브와 캡슐로 나누어진다. 튜브 내
만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인 경우를 고령화 사회라고 하고 14% 이상을 고령사회, 20% 이상을 초고령화 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전체적으로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학자들에 의하면 2025년 내지 2026년도에 우리나라 전체 노인인구가 100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사회로 편입되면서 더욱더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젊은 도시라고 하면 울산을 꼽았는데, 아직은 아니지만 울산도 초고령사회를 피해 갈 수는 없을 것 같다. 노인인구가 증가하
‘석유화학 및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공업용수는 1970년대부터 한국 산업발전과 더불어 그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공업용수의 안정적인 공급망은 국가 산업발전 및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기업유치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기반시설이다. 온산국가산업단지 하수처리수 재이용 민간투자사업(BTO)은 방류수 중 하루에 약 8~10만t을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에서 MF 및 RO로 처리하여 공업용수 수요처에 양질의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사업이다.2023년 말 현재 시설용량 12만t/일인 온산수질개선사업소에서는 다량의 하수처리 방류수가 울산 연안으로 방
나의 박사학위 논문은 전란을 겪은 사람들의 생애 기록물의 장르적 성격에 관한 것이다. 나는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전란을 겪은 사람들의 기록물, 특히 인물전(人物傳)을 찾고 번역하고 분석했다. 내가 읽은 작품이 1000여 편 되고 그중 전란 관련 작품이어서 번역한 작품이 150여 편이다.전란 전(傳) 작품 중에는 특히 열녀전이 많았다. 사연도 다양했는데, 대부분 참상이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읽는 내내 가슴 아팠다. 적의 겁탈을 피해서 달아나거나 숨은 여인들, 그 여인들이 제 발로 나오게끔 하기 위해 갓난아이의 목숨을 위협하는
K컬처로 세계의 주목을 받아왔던 대한민국이 새로운 세계 최고를 매년 갱신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전쟁이나 대규모 전염병 속에서도 나오지 않을 극단적 저출생률이 그 주인공인데, 얼마까지 내려갈지가 세계 인구학자들로부터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세계 1호 인구소멸국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고, 14세기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 때보다 더 빠르게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러한 보도는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 뉴욕타임즈나 영국 BBC 같은 해외 언론들에게서 나오고 있다.지난해 전국의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2021년도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암의 조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540.6명이었다. 기대수명(83.6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8.1% 로, 남자(80.6세)는 5명 중 2명(39.1%), 여자(86.6세)는 3명 중 1명(36.0%)에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국가 암 통계를 볼 때 암은 우리 사회의 주요 건강문제다. 특히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 현실에서 서구화된 생활 습관과 식생활로 인해, 이전 세대와 달리 매년 증가하는 암 발생률은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암은 조기
2023년 5월26일 경상일보 오피니언 면에 게재된 첫 번째 칼럼 제목이 ‘꿀잼 문화도시 울산을 꿈꾸다’였는데, 어느덧 열 번째 글이다. 매달 초 기고문을 신문사로 보내고 나면, 다음 달에는 또 어떤 주제로 독자들과 만날까 머리를 싸매게 된다. 그런데 고민이 해결되었다. 얼마 전 울산 문화예술회관을 동행했던 친구가 예술문화회관으로 이름 짓지 않은 이유가 뭘까? 하고 궁금해 했다.필자의 이해로는, 예술은 미를 창조하는 활동이고, 문화는 사회구성원이라는 공동의 가치관과 삶의 행동방식을 의미한다. 그런 맥락에서, 문화예술이란 집단내부에서
A씨는 2021년 배우자 B씨가 사망함에 따라 상속세를 신고했다. 상속세 세무조사 결과, B씨가 2014년에 부동산 양도대금을 B씨의 계좌로 수령한 후, A씨의 계좌로 이체한 7억원을 사전증여재산으로 보아 증여세와 상속세를 결정·고지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감사원에 심사청구를 제기했다.A씨는 B씨가 전업주부이고, 취득한 재산은 모두 시가나 친정으로부터 증여받은 부동산이거나 A씨가 증여한 자금으로 취득한 부동산이며, 부동산 양도대금을 수령한 것은 B씨가 부동산을 취득할 때 A씨가 3억원을 대여하고 변제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부간
최근 물가 상승률이 2%대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보인다는 기사가 종종 눈에 띄었는데 다시 3%대로 뛰었다고 한다. 기준금리 인하에 찬물을 끼얹은 주인공 중의 하나가 고공행진 중인 장바구니 속 과일값이다.특히 우리나라의 국민 과일 가운데 하나인 사과값 이야기가 경제뉴스를 도배하다시피 하는 요즘, 2년 전 꽃사과 꽃에 매료되어 집 화단에 심어 놓고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며 짧은 개화시기를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다시금 사과꽃을 볼 수 있는 계절이 돌아왔지만 올해는 봄의 사과꽃보다 가을의 열매 수가 더 궁금해
울산은 가지산을 중심으로 하는 영남알프스를 비롯해 문수산, 무룡산, 대운산 등 근교에 좋은 산들이 많은 산행하기 좋은 도시다. 도심 가까이 있는 산은 존재만으로 시민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하는 소중한 자산이다. 그 중에서도 도심과 가까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이 문수산이다.필자는 ‘도심허파’ 문수산의 자랑과 부끄러움(경상일보 2019년7월4자)이란 기고를 통해 문수산을 언급한바 있다. 문수산이 울산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에도 잘 알려져 있는 것은 접근성과 숲이 많아 산행하기 좋기 때문이다. 소중한 자산인 지금의 문수산은 등산로가
울산, 대한민국 대표 산업 중심지인 우리 울산은 2023년까지 기준으로 332개의 공공조형물이 설치돼 있으며, 이는 도시의 이미지와 시민들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공조형물이란 도시의 상징탑, 기념비, 상징물, 조각 등 다양한 예술품을 포함하며, 이는 도시의 문화적 풍경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울산시에 있는 많은 수의 작품이 오래전에 만들어져 잘못 설계되거나 시민의 감성과 동떨어진 조형물들로 도시의 이미지를 해치고 안전의 위협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되었고 최근 이슈와 논란이 늘어나고 있는 현
19세에서 34세 사이 청년이 연소득 5000만 원 이하 무주택자라면 ‘청년주택드림청약통장’에 가입해서 회당 월 2만원부터 1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가입자는 연 4.5% 이자소득에 비과세에 청약 당첨시 분양가 80%까지 연리 2%대로 대출받을 수 있다. 기존에 제공하던 ‘청년우대형청약저축’과 비교했을 때 연 소득 기준이 36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완화되면서 고소득 청년도 대상이 된다. 금리도 최대 4.3%에서 4.5%로 올랐다. 납부 한도 역시 월 5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늘렸다. 청년우대형청약저축에 가입한 청년은
한낮의 햇살이 제법 톡톡하다.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물오른 나무에서 겨울눈이 사부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마음이 급한 녀석은 인편 사이로 빼꼼 얼굴을 내밀기도 한다. 바야흐로 봄이다.새 가지와 어린잎이 나오기 시작하는 3월에서 5월은 봄전정 하기에 좋은 시기다. 전정은 필요 없는 가지를 잘라주는 일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가지치기라 하면 나무의 모양을 아름답게 만들거나 품질이 좋은 과실을 얻기 위한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가지치기는 나무의 건강이나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안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어떤 가지를 잘라내는 것일까. 말
새해가 밝은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이다. 3월은 따스한 햇볕이 차갑게 얼었던 대지를 녹이고 꽃망울을 터트려 그 향기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봄을 상징하는 달이다. 3월의 탄생화인 수선화는 희망과 새로운 시작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더 밝은 미래에 대한 약속을 의미하는데, 고대 페르시아는 수선화를 영원한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여겼다.이렇듯 추운 겨울에서 따뜻한 봄으로 바뀌는 계절의 변화에는 시간 한 가지만 필요하지만, 중소기업이 성장을 통해 따뜻한 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경쟁과 노력의 땀방울이 필요하다. 옛날에는 평범하게 노
“3월20일은 세계 참새의 날” “그런 날도 있어요? 달력에 표시도 없는데?” ‘참새의 날’은 2009년 도시 참새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인도 환경단체 ‘네이처 포에버 소사이티(Nature Forever Society)’가 프랑스 ‘에코시티 액션재단(Eco-Sys Action Foundation)’과 함께 제정했다고 한다. 보고서나 책자에서는 참새 숫자가 줄고 있다고 한다. 농약사용과 농경지 감소가 그 원인이라 한다.참새는 작은 새라는 의미로 ‘좀새’에서 ‘참새’가 되었다거나, 15세기 에 ‘촘새’라 적혀 있는데 올바르고
치명적인 코로나 19가 종식된 이후에도 한국 경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국민들은 고물가에 휘청이고 있다. 점점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을 위로로 삼고 힘들게 살고있다. 그런데 이 어려운 시절, 정부는 의대입학정원을 기존 3000명에 2000명을 증원하겠다고 발표했고, 의사들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양측의 주장은 팽팽하고 마치 누가 죽나보자 식의 치킨게임을 하는 것 같다. 국민은 2000명이나 동결의 정확한 근거를 알지 못한 채, 위급한 국민의 생명이 대통령실과 의사들간의 파워게임속에 내던져진 느낌이다. 협상으
“선생님. 저는 공부 안 해도 돼요. 엄마가 공부 안 해도 된다고 했어요.”교사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주로 공부하기 싫은 아이들이 부모님 핑계를 대며 하는 말일 테지만, 공부를 선택사항 정도로 여기는 아이들의 말이 안타깝고, 그렇게까지 공부를 싫어하게 된 현실이 참, 슬프다.공부는 왜 하는 것일까.공부는 우선, ‘견뎌내는 힘’을 길러준다. 누군가는 공부가 재미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에게 공부는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 고독하고 지루한 일이다. 심지어 결과가 늘 내 노력만큼 나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필자는 매일 아침마다 사망사고조사보고서를 작성한다. 국내 건설공사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모든 사망사고에 대해 사고발생원인을 조사해 블로그(울산안전)에 포스팅(정부에서 제공하는 사고속보 활용)하고 있다. 이들 사망사고 대다수는 추락으로 인한 사고들이다.지난 2014년 1월22일 울산시 동구 소재 교육시설 신축공사 현장에서 재해자가 철골 위에서 이동 중 3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추락사고는 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다. 이 사고는 추락에 대한 안전조치가 미흡한 상태에서 작업자가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고
유네스코 국제수문학계획(IHP)위원회가 지난 1월 말 국내 최초로 태화강을 생태수문학적 시범유역으로 선정했다. 지구적인 물 위기를 극복하고 수질과 생태환경을 복원한 우수사례와 기법을 가지고 있는 태화강을 우수하천으로 선정해 전 세계에 알리고, 태화강에 적용된 하천복원과 관리기술을 전 세계 하천에 전파하여 많은 나라가 이 사례를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시범유역은 수질과 수량, 생물다양성, 생태계 서비스, 생태복원력 등 4가지 차원에서 유역의 생태학적 및 지속가능성 향상에 중점을 두도록 하고 있다. 태화강의 젖줄로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