穀倉寒風(곡간에 찬바람)-이토민채소 밭에 고추는붉은 몸으로 드러내고蔬圃辣椒露赤身(소포랄초로적신)과수원에 단감은풍성하게 늘어졌는데果園甘柿富饒陳(과원감시풍요진)들녁은 가을날에비와 태풍이 자주하니野原秋日雨颱屢(야원추일우태루)산마을에 곡간은찬바람이 돌아 들겠네山里穀倉寒風循(산리곡창한풍순)
廊下凌霄( 사랑채 아래 능소화)-이토민사랑채 아래 능소화는먼 궁궐을 불밝히는데廊下凌霄闕遠烘(랑하능소궐원홍)휘황한 촛불 그림자어두운 구름같이 묶여서輝煌燭影束雲夢(휘황촉영속운몽)정조에 성후를 입고허황함을 깨치는데情操聖候虛荒覺(정조성후허황각)붉은 금색에 피눈물은원한을 다하는구나血淚朱金怨恨窮(혈루주금원한궁)
朝夕吟 (하루를 읊음)-이토민아침 저녁에 옛사람은이름과 늦음을 바랐지만朝夕古人早晩望(조석고인조만망)어제 오늘에 사람들은어둠과 밝음을 헤아리니昨今黔首晦明暗量(작금검수회명량)만물은 틀림없이 꼭생과 멸을 돌아 도는데必然天物巡生滅(필연천물순생멸)일월은 겸존하면서예전같이 운행하구나日月兼存照舊行(일월겸존조구행)
秋色( 가을 빛)-이토민가을날에 숨은 선비는전적을 헤아리고秋日士林典籍料(추일사림전적료)푸른 하늘에 운객은귤문들이 사라지니上蒼雲客橘紋逍(상창운객귤문소)가을바람 산기슭에단풍을 손짓하는데素風南麓招紅葉(소중산록초홍엽)노을은 북쪽 봉우리저녁 빛을 부른다네霞彩北岑暮色催(하채북잠모색최)
月中秋蟀( 달밤에 가을 귀또리)-이토민기뻐하던 비에 젖어연일이나 기울어지니欣喜雨淋連日傾(흔희우림연일경)잔뜩한 구름 짙은 안개끝없이 가벼운데密雲濃霧漫天輕(밀운농무만천경)야산에 날던 새는둥지에 숨어서 깃들고野山飛鳥隱棲宿(야산비조은서숙)언덕 골짜기 짐승 길은게으름을 다툰다네丘壑獸行閑懶爭(구학수행한태쟁)갠 날에 고라니 노루는님을 찾아 부르짖고放晴
老朋(옛 벗 )-이토민푸른 머리결은장차 파뿌리이니靑發將蔥白(청발장총백)난 치아는 이미뽑혀 번거로운데齒生已拔煩(치생이발번)바쁜 긴장에헛된 나이 재촉하니緊忙虛歲促(긴망허세촉)갈길 먼데옛 벗을 돌이켜보구나途遠老朋反(도원노붕반)
亂時應聲( 어려운 세상 소리에 응함)-이토민달무리에 그리운 정을온밤으로 부르짖으며月華懷戀叫通宵(월화회련규통소)가을에 주고 받는 소리귀또리들 지나친 사랑秋令應聲群蟋嬌(추령응성군실교)자연에 순종하는미물이라 책망하지만隨順自然微物責(수순자연미물책)난시에 슬픈 괴로움을고행으로 불사르네亂時凄楚苦行燒(난시처초고행소)
晩來彩霞( 해진 노을빛)-이토민해지는 서산 기슭에노을 빛이 잠기니晩來西麓彩霞沈(만래서록채하침)외로운 밤 하늘에가을을 물들이는데孤獨夜空染少陰(고독야공염소음)귀뚜라미 여름 매미한밤을 부르짖고秋蟀夏蟬三更叫(추솔하선삼경규)발자욱의 정취는산속에 임해 있구나履痕情趣在山臨(리흔정취재산림)지친 몸에 부는 바람보람없이 집적거리고倦容風動枉然撥(권용풍동왕연발)단잠
海東颱風( 동쪽나라에 태풍) -이토민늦은 태풍에 많은 비도 빈번하는데晩颱豪雨煩(만태호우번)구름일어 미친듯이 바람은 뒤집고雲起暴風飜(운기폭풍번)하천 골짜기에 흐른물은 넘쳐나니川壑水流溢(천학수류일)동쪽나라에 이런 원망이 지나가네海東過此怨(해동과차원)땅과 하늘이 흔들리니 혼란스럽고地搖天動渾(지요천동혼)처마와 지붕은 날아갈듯 들썩이고檐屋脊飛奔(첨옥척비
同學李應眞送詩風秋日山中土民卽事(同學 李應眞이 시풍을 보내와 가을날 산중에서 토민이 한시로 즉시 읊다)-이토민여름가을 문밖에心窓을 두드리고夏秋門外叩心窓(하추문외고심창)떠나간 정 잊으니뒷모습 아련한데離別忘情殘影寵(이별망정잔영총)하늘이 맑고 높아바람病이 도지니明亮碧天流浪漢(명량벽천류랑한)시름은 접어두고천하를 遊覽하리隱身憂色遊覽邦(은신우색류람방)
忖摸( 헤아리는 추측)-이토민용렬한 스승은 나무 자람에 늘 가지를 자르고庸傅樹形常裁枝(용부수형상재지)속된 선비는 고인 물처럼항상 물길을 막아두니俗儒坑水恒杜池(속유갱수항두지)닫고 여는 일은 법을 아는삶의 예리한 안목인데閉開知法存慧目(폐개지법존혜목)우매함에 헤아리는 추측도오히려 의심이 생겨난다愚昧忖摸猶起疑(우매촌모유기의)
霧曾仙境( 안개는 이미 선경)-李土民가을날 내린 비는매미 귀뚜라미를 쫓고秋令雨天蟬蟋消(추령우천선실소)이른 새벽에 이는 바람흰구름을 맞이하니早晨風動白雲邀(조신풍동백운요)안개는 이미 산을 감아선경을 펼치는데霧曾山繞演仙境(무증산요연선경)새들은 깃들은 수풀에선잠을 헤아리네禽鳥宿林浮睡料(금조숙림부수료)
蟀聲( 귀뚜라미 울음 )-이토민여름매미는 흙무지에서여러 해를 살다가夏蟬堆土數年興(하선퇴토수년흥)때맞춰 나무에 달라붙어날개짓으로 변해 올라如適木偎羽化登(여적목외우화등)홀로이 선 어린 시절을밤낮으로 시끄럽지만孤立幼年嘶日夜(고립유년사일야)늙은 오동나무는 복날에침묵으로 응함이 없네老梧三伏默無應(노오삼복묵무응)가련함에 짝을 찾아아침 이슬을
秋蟀吟( 가을 귀뚜라미를 읊다)-이토민산비가 밤길을쓸쓸하게 걸어 오고山雨暮途孤獨臨(산우모도고독림)꿈속에 한밤을어렴풋이 헤아리니夢中深夜略微斟(몽중심야략미짐)누가 있어 때를 알아달콤한 꿈을 깨울까有誰淸漏甜睡覺(유수청루감수각)유감스럽게 닭울음을막아내기 어려운데...無奈曉鷄難莫禁(무내효계난막금)푸른대는 부비는 소리근심을 다 쓸어버리고靑竹拂
夏蟬與秋蟀吟( 여름매미와 가을 귀뚜라미를 읊다)-이토민무더위에 산들바람들판에 서늘하고炎暑軟風田野淸(염서연풍전야청)이른 가을 노을빛은이웃 마을 비끼는데早秋霞彩里坊橫(조추하채리방횡)저물녁에 길은 멀어귀심을 재촉하니晩來塗遠歸心促(만래도원귀심촉)초경에 흩어진 구름흔적없이 기우네初更散雲屛迹傾(초경산운병적경) 높은 나무 매미는동반하여 울음 울고喬木夏蟬同伴
在蔚州盤龜天下巖刻畵遺跡時急祈願世界文化遺産登載吟( 울주 반구에 있는 천하의 암각화 유적을 세계문화 유산으로 시급한 등재를 바라면서 읊다)-이토민울주에 선사인들은고래사냥으로 살았는데蔚州先史捕鯨臨(울주선사포경림)바위에 새긴 여럿 그림은장마비 내리면 물에 잠기니巖刻畵圖霖雨沈(암각화도림우침)몸 웅크린 몹쓸 벼슬아치유적을 업신여기는데蜷伏虐官遺跡蔑(권복학관
虐官( 모진 관리들)-이토민옛날에 고래류는뭍에서 자라났고古來鯨屬陸生長(고래경속육생장)돌벼랑에 바다 속을회유해 다니니崖壁海中漫游行(애벽해중만유행)님을 쫒아 오랜 세월노정을 자주하는데追戀永年路程數(추련영년로정삭)모진 관리들이 뚝 막아숨 쉬기가 다급하구나虐官堤岸氣噴遑(학관제안기분황)
過情( 지나간 정 )-이토민여름철에 씨끄러운 매미지난 정이 잔잔하고夏時蟬噪過情潺(하시단조과정잔)무더운 날 귀뚜라미 소리산속 마을 한가한데炎暑蟀聲山里閒(염서솔성산리한)그윽한 밤 열린 창에는달빛이 머뭇거리고幽夜啓窓徊月色(유야계창회월색)깊은 밤 하늘 위에별 바라니 은은하구나半宵天上望星殷(반소천상망성은)[약력] 한시인 토민 이수우- 성균관
自耽( 자연을 즐김)-이토민한여름날 서늘한 바람촌구석을 통하는데仲夏凉風鄕曲通(중하량풍향곡통)해질녘에 노을빛은저녁구름에 가득하니晩來霞彩暮雲充(만래하채모운충)적요한 산속에는보름달만 배회하는데寂寥山裏徘望月(적료산리배망월)욕심없이 자연을 탐하며사색을 다한다네無慾自耽思索窮(무욕자탐사색궁)[약력] 한시인 토민 이수우- 성균관대학교 유교문화 콘텐츠 연구소 연구원(전)-
順調( 순조로움 )-이토민비바람은 순조로워서항상 맑은 하늘이고雨風順調恒澄空시내 골짝은 날마다물이 흐르니 밝은데溪谷日常流水晶(계곡일상류수청)인간 세상 앎은 있어도몸은 게으름 피우지만人世有知身發懶(인세유지신발나)자연은 기억을 않아도때를 맞추어 행하네自然非識適時行(자연비식적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