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가 우스갯소리처럼 흘러나왔다. 수도권 집중에 따른 인재 쏠림을 설명하는 말인데, 이제는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수한 지방 인재들이 대학을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는 것은 대학의 경쟁력과도 연관이 있지만, 결국 일자리나 문화, 의료 등 지방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수도권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이에 울산은 부산·경남과 함께 부울경 특별연합이라는 돌파구를 모색했다. 인구 800만명에 달하는 세 광역지자체의 연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의도였다.지난해 4월 국무회의
바야흐로 결실이 영그는 계절 가을을 맞아 전시와 공연 등 문화행사가 달력을 빼곡히 채우다 못해 넘친다.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오는 29일까지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열리고 있고, 울산국제아트페어(UiAF)는 지난 주말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올해 UiAF에는 울산을 비롯해 국내외 67개 갤러리가 참여해 4000여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나흘간 3만5000여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관람객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지만, 210억원의 작품 판매고를 올려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울산은 그동안 산발적으로 아트페어와 마켓 등이
2023년 10월1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간 제2의 중동전쟁이 초읽기에 돌입한 상황.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체 주민 230만명의 절반에 육박하는 110만명에게 24시간 이내에 가자에서 떠날 것을 통보한 급박한 시점이었다. 때문에 국제공항은 아무 비행기에라도 몸을 실으려는 피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같은 시각, 대한민국 공군 KC-330 시그너스 수송기가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위해 대기 상태. 이스라엘을 오가는 민간항공사의 운항이 중단되면서 윤석열 정부가 군수송기를 이
경남 양산시가 회야강 일대를 종합관광레저타운으로 탈바꿈시키는 회야강 문화관광벨트 조성 사업(회야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웅상지역 주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양산시가 3000여억원을 투입, 추진하는 이 사업은 웅상지역 대역사로, 양산 동서 균형발전의 바로미터이자 주민 복지향상의 청사진이기 때문이다.시는 최근 100만㎡ 규모의 대규모 용당역사 공원 조성 사업 등 3000억원이 투입되는 ‘회야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 청사진을 공개했다.시는 4계절 변화상을 반영하기 위해 내년 2월까지 용역을 진행한다.이 사업의 골자는 웅상 시가지를 가로
그야말로 ‘우후죽순’이다. 주택가는 물론 초등학교 주변도 경계가 허물어진지 오래다. ‘성인 PC방’얘기다.책가방을 맨 어린이들 눈에 과연 성인 PC방은 어떤 장소로 보여질까. 학부모들의 속은 타들어간다. 이 성인PC방 주변에 통학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민원 및 현수막 게시로 불만을 표출할 뿐이다. 없어지면 또 인근에 생기기 십상이다. 기자는 심층취재를 위해 아껴뒀던 30만원을 과감(?)하게 투자했다. 최저시급으로 하루 8시간 기준 4일 치에 해당하는 거금이다. 하지만 이 큰돈이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허공으로 사라졌다.성인 PC
울산은 도시 이름에 산(山)을 가지고 있다. 울산은 산이 있어 아름다운 도시다. 산이 있어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다. 울산의 산은 울산의 경계이자 자산이다. 세계로 뻗어갈 수 있는 무한한 도전의 공간이다. 울산의 ‘자산’인 산에는 억새라는 ‘자원’도 있다. 지금 그 자산에는 자원인 억새가 피고 있다. 억새의 이삭이 바람에 풍화하며 정상에 오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무릉도원’을 선사한다.33만㎡에 이르는 억새평원은 높고 푸른 가을 하늘과 어우러진 은빛 억새가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거친 저음을 쏟아낸다. 해발 9
울산의 미래를 이끌어갈 10~30대 청년들이 일자리와 교육을 이유로 울산을 빠져나가는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015년 12월부터 시작된 탈울산 행렬은 지난 8월 기준으로 9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10~30대가 전체 탈울산 인구의 74.48%를 차지한다.이런 상황 속에서 청년들이 다시 찾는 울산이 되기 위해선 제조업 도시 울산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는 조언이 SK와 울산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23 울산포럼에서 제기됐다.전문가들은 울산의 낮은 청년·여성 고용률과 높은 실업률, 탈울산 등을 언급하며 청년들이
지난달 15일 2023년 울산시 3차 추경예산이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 울산시의회 본회의장. 임시회가 폐회하자 김두겸 울산시장이 시의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그런데 일부 의원들과는 그러지 않았다. 해당 시의원들은 곤혹스러워 보였다. 일반적으로 본회의가 끝나면 시장이 시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는게 관례처럼 여겨져 왔는데 이날은 아니었던 듯하다.이유가 뭘까? 악수를 나누지 않은 의원 면면을 보면서 추론이 가능할 듯하다. 시의회 특정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다. 이 상임위는 이전 임시회에서 울산시 기업인 흉상(조형물) 설치 사업을 심사한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 울산을 다시 울산답게’울산시 지방시대위원회가 출범 당시 선포한 비전이다.‘35년만에 부활한 공업축제처럼 울산을 다시 울산답게 기업하기 좋은 대한민국 산업도시로 만들어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실제로 울산시의 친기업 정책은 자동차, 석유화학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 사례로 현대차가 울산공장에 국내 첫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기로 하자, 시는 전담 공무원들을 공장에 파견해 인허가 기간을 무려 2년 가까이 단축했다.과거 국부 창출의 최대 중심이었던 산업도시 울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위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자동차와 조선업을 대표하는 양대 사업장이 나란히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타결지었다. 이달 7일 현대중공업에 이어 19일에 현대차가 조합원 투표를 통과하면서 양대 사업장 모두 추석 전 임단협 조기 타결에 성공, 지역사회와 관련 업계에 모처럼 낭보를 전했다.더욱이 현대차 노사는 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달성했는데, 이는 1987년 현대차 노조 창립 이후 처음이다. 현대중공업은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에는 실패했으나, 2년 연속 연내 타결에 2014년 이후 가장 짧은 교섭기간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울산 남구에는 장생포가 있다. 장생포를 떠올리면 누군가는 ‘고래’를, 누군가는 ‘수국’을, 누군가는 ‘문화시설’ 등을 떠올릴 것이다.장생포 고래문화특구는 지난 2008년 특구 지정 이후 고래박물관을 비롯해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여행선, 고래문화마을, 웰리키즈랜드, 장생포 모노레일 등 각종 관광 문화시설이 들어섰다. 이와 더불어 매년 울산고래축제와 장생포 호러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올 들어서는 야간 관광 활성화 기반 닦기에 나서 각종 시설에 대해 7월말부터 이달 3일까지 매주 금요일, 주말은 2시간 연장 운영을 했다. 일부 시설은
최근 서울은 물론 전국 치안상황이 심상치 않다. 묻지마 흉기난동에 이어 살인예고가 폭주하더니 공공기관과 철도를 대상으로 한 테러 위협까지 예고됐다. 지난달에는 울산시청을 포함한 철도시설에 고성능 폭탄을 설치했다는 테러가 예고되면서 군·경이 일대 수색을 진행하는 등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대부분 실제 테러 없이 허위 신고로 밝혀졌으나, 그래도 시민들 사이 ‘만에 하나’라는 불안감은 지울 수 없다.서로 호신용품을 선물하고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해 불안에 떨며 공공장소를 다니고 있다.정부는 시민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가시적 위력순찰
“전기자동차의 시대가 올 것이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전 회장). “자율주행 자동차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엘런 머스크 테슬라 CEO). “공유 자동차의 시대가 올 것이다”(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대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여기에 정보통신기술 발전과 사회 트랜드 변화가 맞물리면서 전기차, 자율주행, 연결성, 공유 등이 자동차 산업의 미래 키워드가 됐다. 자동차는 반도체와 AI(인공지능), 로보틱스, UAM 등 첨단 기
“하루빨리 무릎 꿇고 빌어서 끝내라.” “(경찰에 고발하기 전에) 교사의 부모하고 같이 무릎 꿇어라.”, “일이 커지지 않게 여기서 마무리하자. 길어지면 개싸움되고 선생님만 힘들어….” 학부모들이 교사(敎師)를 상대로 한 협박 사례중 일부분이다. 심지어 어느 숨진 여 교사의 남편은 “학교에서는 어떤 지원도 없이 ‘그냥 조용히 넘어갔으면 좋았을 걸 왜 일을 키웠느냐’는 식으로 오히려 아내의 잘못인 것처럼 방관했다”고 통탄했다. 교사들의 연이은 극단적 선택. 우리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못된 학부모들의 갑질 행태에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지난달 30일 울산 동구 전하체육센터에서 ‘2023년 찾아가는 울산 조선 채용박람회’가 열렸다.일자리를 찾아 온 구직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박람회장 주변은 열기가 뜨거웠다.이번 박람회에서 HD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협력업체에 342명이 면접을 진행해 124명 채용이 예정됐다. 유의미한 숫자다.당장 지난 5월에 동구 라한호텔에서 열린 ‘제1회 조선업 구인구직 만남의 날’과 비교하면, 125명을 채용하기로 했으나 70여명이 방문하는 것에 그쳤다. 실제 채용도 단 11명에 불과했다. 방문객은 약 5배, 채용인원은 약 11배가 늘
울산대학교병원이 제2병원 건립을 구체화하고 있다. 현재 제2병원 건립을 위한 경영진단이 진행 중으로, 조감도 가안까지 나온 상태다. 경영진단 결과 타당성이 확보되면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 착공한다는 구상으로 전해지고 있다. 500병상 이상 규모로 2500억~3000억원 가량의 사업비가 소요된다. 열악한 의료현실의 울산으로선 반갑고 환영할 일이다.문제는 입지다. 울산대병원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현재 병원에 인접한 한마음회관 옆 체육시설과 인근 야산에 제2병원 건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캠퍼스를 현재 병원
경남 양산시 동면 일대에 미니신도시로 조성 중인 사송신도시의 준공이 ‘연장에 연장, 또 연장’으로 일관하자 입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3만7000여명이 입주하는 사송신도시는 2021년 11월부터 입주가 이뤄져 현재 전체 1만5000가구 중 6500가구(43.3%)가 입주했다. 하지만 준공 지연으로 입주민들이 재산권 행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사송신도시의 전체 사업 준공은 당초 2020년 6월이었다. 하지만 공사 부진 등 여파로 올해 말로 3년 이상 늦춰졌다. 준공 연장에 따른 입주민 반발이 야기되자
우리나라에는 1만5000여건이 넘는 문화유산이 있다. 울산에도 국보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을 비롯해 언양읍성, 병영성 등 170건에 가까운 문화재가 있다.정부와 지자체는 국가·지자체지정문화재를 비롯해 보존 가치가 있는 비지정 문화재의 상시적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예방적 문화재 보존·관리를 위해 ‘문화재 돌봄사업’을 한다.문화재 돌봄사업은 지자체별로 위탁사업자를 선정해 문화재 모니터링과 일상 관리, 경미한 수리를 하는데 울산은 지난 2021년부터 울산연구원 문화재돌봄센터가 맡아 운영하고 있다.울산은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큰
고리타분한 이야기 같지만 필자가 초등학교에 다녔던 1970년대에는 그야말로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군주와 스승과 아버지는 하나다)가 나라의 신조였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볼수록 높아만지네”라는 스승의 노래는 부르고 불러도 잊혀지지 않는, 그리고 잊어서는 안되는 맹세 같은 것이었다. 당시 담임 선생님이 가정방문이라도 오면 대부분 아이들은 부끄러워 부엌이나 뒤란으로 숨곤 했다. 선생님이 너무 높아 보였기 때문이었다.그런 선생님이 이제는 학교에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니 경천동지할 일이다. 아직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지 않았
최근 울산 정가에 자주 오르내리는 단어가 ‘공조(共助)’와 ‘협치’다. ‘공조 (共助)’. 여러사람이 함께 도와주거나 서로 도와줌을 뜻하는 의미다.울산시는 며칠전 ‘국비 확보 위해 지역정치권과 ‘공조’’라는 타이틀의 자료를 배포했다. 그것도 ‘역대 최대 영향력 지닌 지역 국회의원 협조’라는 소제목을 달아서 공조의 의미를 더했다.시는 내년도 주요사업 국비 확보를 위해 지역정치권과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공조체제’ 구축에 나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출했다. 경제부시장이 직접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사무실을 찾아 내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