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이 저물고 있다. 계묘년 한해는 정말 다사다난했다. 민심을 내팽개친 정치판은 당리당략에만 골몰해 아수라장이 된 지 오래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식 논리는 갈등과 대립을 대표하는 일그러진 사회의 일상이 된지 오래다. 여기에 묻지마 폭행, 청년 분양·전세사기, 무참히 짓밟힌 교권 사태까지 도덕적 잣대를 넘어서는 우울한 사고는 국민의 혈압을 끌어올렸다.전국의 대학교수들은 올해 우리나라 현실을 대변하는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선정했다.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
내년 4월 총선이 4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여야 정당에서 혁신을 부르짖고 있지만 와닿지 않고 체감도 되지 않는다. 정치 뉴스의 홍수 속에 피로감이 쌓여만 가고 정치적 무관심은 더욱 팽배해지고 있다.특히 이번 선거를 보는 울산시민들은 불편함이 더욱 커보인다. 21대 국회 후반, 울산 정치권은 변방에서 일약 중심부로 떠올랐다. 울산은 전국 253개 선거구 중 6개의 미니 선거구로, 세종, 제주 다음으로 적다. 그런 울산의 남을이 지역구인 김기현 의원이 지난 3월 집권 여당의 당 대표라는 중책을 맡았다. 거기에 중구가 지역구인 박성민
4월부터 한달에 한 차례 지면을 통해 청소년의 시선으로 바라본 다양한 울산 이야기를 전해왔던 ‘경상일보 제17기 청소년기자단’이 지난 11월을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학업 집중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교과 이외의 활동에는 학생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지만, 중학교 1학년부터 대학 입시를 코앞에 둔 고등학교 2학년까지 본보 청소년 기자들은 8개월 남짓 동안 직접 체험하고 본 사회 다방면의 이야기를 기사로 소개했다.의미 있는 방학 보내기, 물발자국 줄이기 실천법, 현명한 SNS 활용법 등 청소년들이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활동들을 다
울산 울주군 온양읍이 요즘 한수원 새울원자력본부가 지원하는 ‘사업자 지원사업’ 때문에 시끄럽다. 온양지역 곳곳에는 “한수원은 사업자지원금 투명성 제고 위해 제도 개선하라”, “원전사업지원금 집행내역 주민들에게 공개하라” 등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원전지원금을 놓고 주민들, 또 주민단체 간 사분오열 양상이다.조용하던 동네가 갑자기 왜 이렇게 됐을까. 발단은 새울원전이 하반기에 2024년도 사업자지원사업 공모 접수를 완료하고, 내년 사업계획서를 한수원에 제출하면서다. 원전지원금으로 이뤄지는 사업은 기본지원사업, 사업자지원사업, 특별지
국회의원 선거가 몇 달 남지 않았다는 게 피부로 느껴질 정도다.‘단순’ 예산낭비 사례로 보였던 무룡테니스장이 정쟁의 수단이 되어가는 모양새다.지난달 울산 북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무룡테니스장이 개발제한구역 행위허가를 받지 않아 불법건축물로 밝혀졌다. 급기야 북구의회 내부에서 무룡테니스장을 비롯한 매곡배드민턴장 조성 당시의 책임자를 고발하고 구상금 및 감사 청구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그러자 무룡테니스장 철거에 반대하는 ‘농성’도 예고되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확전되는 분위기다.기자는 구청이 예산을 들여 무룡테니스장에 시설물 설치를 했는
울산 도심이 한순간에 암흑천지로 변했다. 옥동·무거동·신정동·범서읍 구영리·굴화 등 지역 15만5000여 가구에 갑작스럽게 전기가 끊기자 시민들은 이유도 모른채 불안에 떨어야했다.남구 신복교차로 등 주요 도로는 신호등이 꺼져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보행자들이 신호없이 횡단하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엘리베이터에 갇히고, 병원·마트 업무 중단되고, 식당예약은 취소되는 등 그야말로 혼돈 그자체 였다. 재난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1시간 50분여간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난 지난 6일 울산 남구와 울주군 도심 중심가에서 발생한 실제상황
산업도시 울산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울산을 떠난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조선 등 일부 업종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청년들에겐 고려의 대상조차 되지 않는 분위기다. 자연히 그런 자리는 외국인 근로자들로 채워지고 있다. 청년들이 희망하는 일자리는 적은 반면 선호도가 떨어지는 일자리는 넘쳐나는 구인구직 불일치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더욱이 최근엔 상대적으로 청년층의 선호도가 높은 공공기관 정원도 줄어들면서 울산의 청년 취업 기상도는 더욱 흐려진다.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 공공기관 9곳
신라 643년에 태화사와 함께 세워졌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됐던 태화루가 2014년 3월에 전통 건축양식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산업도시로만 알려졌던 울산에 밀양의 영남루(보물), 진주의 촉석루(경남 유형문화재)와 함께 영남의 3대 누각으로도 알려진 태화루가 다시 위용을 나타내며 역사를 이어가는 도시로 자긍심을 가져왔다. 이런 태화루에서 지금까지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렸다. 우리 전통춤과 음악을 선보이는 누각 상설 공연과 시민들의 인문학 감성을 가득 채울 태화루 인문예술 아카데미, 지역 예술인의 작품을 소개하는 태화루 열린 갤러리
울산은 전국 최고 수준의 수소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수소 시범도시로서 연간 약 80만t에 달하는 수소를 생산하는 울산시는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협업해 지게차, 무인운반차, 이동식 수소충전소, 소형 선박, 선박용 수소충전소, 수소산업 기업지원 혁신클러스터 조성 등을 실증하고 있다. 수소는 열과 전기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등 유해 물질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현재 울산에서는 세계 최초 수소전기트램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전기트램 실증사업’ 마지막 세부과제가 진행되고 있다
한반도 새해 첫 일출 장소 ‘타이틀’을 놓고 이웃사촌인 경남 양산시와 울산 울주군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양 지자체가 새해 해맞이 행사의 의미를 ‘최초’와 ‘원조’에 두고 있는 모양새다. 양산시가 천성산 정상 원효봉(922m) 일대를 해맞이 관광자원화하는 사업을 추진하자, 울주군은 서울 등 타 지역에서 대대적인 홍보활동과 행사 콘텐츠 보강 등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양산시는 천성산 원효봉 정상부 일대에 일출조망대(돌 제단)인 ‘천성대’를 당초 규모보다 대폭 축소해 지난 24일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당초 계획한 일출조망대
국민의힘 혁신사령탑 푸른 눈의 인요한 위원장. 헌정사에 전무후무한 ‘한국·미국 국적’ 자체만으로도 큰 기대를 건 것도 사실이다. 특히 복수 국적이기에 선진 미국 의회·정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추론에서 미국 의회를 벤치마킹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필자는 한국정치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진단하고 실질적인 처방책에 기대를 걸고 주목했던 건 크게 두가지였다.첫째, 미국의회에 정착된 자유투표, 즉 크로스보팅(Cross Voting) 제도를 한국의 집권당에 접목시킬 것이란 기대다. 미국은 정당공천 과정 민주화에 따라 60년대 말
매일 오가야 하는 집주변에, 또 매일 출퇴근해야 하는 회사 근처에 심한 악취가 풍긴다면, 삶의 만족도는 어떠할까. “고통스럽다”는 답변이 주가 아닐까. 뻔한 질문에 뻔한 답이다. 이런 상황이 울산 동구 세계 1위 조선소가 위치한 곳에 빚어지고 있다.동구 전하동은 대형 조선소가 위치해 주변에 아파트, 주택, 상가 등이 밀집해 있다. 이 일대 신축 아파트 주민들과 근로자들 사이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는 고통의 목소리가 연일 터져 나왔다.사실 전하동 악취민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남구지역의 석유화학단지를 주범으로 꼽기
미국 코넬대 과학자들은 19세기 말 개구리 실험을 했다. 개구리를 섭씨 40도의 물에 넣자 고온을 견디지 못해 즉시 탈출했다. 그런데 차가운 물에 개구리를 넣고 약불로 조금씩 가열했더니 죽을 때까지 탈출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른바 ‘서서히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이다. 최근에는 경제주체가 변화에 적응하려고 하거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다가 결국에는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산업도시 울산의 하늘 관문 울산공항이 바로 ‘서서히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
현대자동차가 지난주 기공식을 갖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의 본격적인 조성에 들어갔다. 지난해 7월 세계 자동차 산업 전환기 대응과 국내공장 미래 비전을 위한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통해 신공장 건립을 결정지은 지 불과 1년여 만이다.당시 현대차는 세계 전기차 시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전용공장을 2023년 착공해 2025년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의 계획은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신공장 조성 부지는 울산미포국가산단 내에 위치해 공장 건립에 특별한 애로가 없을 것으로
수년간 진척을 보지 못했던 울산 남구 장생포 순환도로 확장사업이 울산시와 해양수산부 간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 반영 관련 협의 완료 등 사업 재개의 움직임이 일면서 관할 울산 남구청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현재 울산시는 해수부로부터 공유수면 기본계획 반영을 통보받고 도로 확장 사업을 위한 실시계획 설계 마무리 단계를 진행중이다.이러한 소식을 반기는 것은 장생포 관광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남구청뿐 아니다. 장생포 주민들도 반가운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장생포 순환도로 확장 사업은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도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과정에서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있는지 범위를 잘 가려, 위반 사례가 없게 하겠습니다.”지난 7일 부임 후 처음으로 울산을 방문한 이원석 검찰총장은 울산지검 앞에서 기자단과 가진 약식 회견에서, 울산지역 중대재해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중처법이 시행되고 나서 발생한 울산지역 중대재해 사건에 대한 검찰의 법 적용과 처분이 나온 뒤 검찰총장의 첫 방문이어서 가장 큰 관심사였다.이 총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두 해째이다. 검찰에서 지금까지 중대죄 처벌법
울산은 국내 굴지의 기업들 덕분에 잘사는 사람들이 유독 많다. 억대 연봉자들도 수두룩하다.하지만 생활고에 시달려 벼랑끝에 내몰리는 시민들 또한 많다. 최근들어 기자는 ‘일가족 사망’이라는 기사를 잇따라 내보냈다. 기사 한줄 한줄 써내려가는 내내 가슴 한켠이 먹먹해졌다. 누군가는 대목 보너스로 차를 바꾸고, 가전제품을 교체하려고 백화점을 제집 드나들 듯이 할 때, 또다른 누군가는 끼니를 해결하기조차 벅찬 하루하루를 보낸다. 부자도시 울산의 현주소다.정부와 지자체가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각종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위기가구
김두겸 울산시장은 스스로 ‘울산 영업사원 1호’를 자처한다.취임한지 1년4개월여가 지난 김 시장의 행보를 보면 기업을 유치하고, 울산에 이익을 주는 일이라면 중앙정치 무대는 물론 국내외 출장길도 마다하지 않는다. 책상에 앉아 결제에 사인하고 지시만 하는 행정가가 아니라 신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뛰는 진짜 영업사원 같은 행동을 보여준다. 여야가 뒤바뀐 민선 8기 울산시정부 출범부터 점령군이 아닌 지역 세일즈맨으로 거듭나 주민을 위한 특급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그의 영업전략은 기업유치, 기업투자를 통한
오랜만에 울산에 관광산업과 관련한 좋은 뉴스가 들려왔다. 다름이 아니라 울산 북구 강동관광단지에 세계적인 대형 호텔체인이 들어선다는 것이다. 관광산업은 굴뚝없는 산업,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라고 하는데 울산은 그동안 ‘굴뚝 있는 산업’만 가득했다. 조선·석유화학·자동차 등 기존 주력산업 말이다. 이 와중에 세계적인 호텔체인인 H호텔이 2027년께 강동관광단지에 완공된다고 하니 이제서야 울산 관광산업이 기지개를 켜는 것 같다.그러나 울산 관광산업은 이제 시작이다. 다른 도시에 비하면 울산은 관광도시 축에도 못 끼는 산업도시일 뿐이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따라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 설립을 본격화하고 나섰다.UNIST는 바이오메디컬 분야에서 축적한 연구력을 바탕으로 첨단 바이오 산업을 이끌 의사과학자 육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의사과학자 육성을 위한 석·박사 통합 프로그램으로, 학사 학위 소지자를 선발해 4+3년 교육 과정을 거쳐 의사 면허증과 박사 자격을 동시에 보유한 의사과학자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UNIST는 울산대학교 의과대학과 공동 시행 중인 HST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 등 인프라와 역량을 모두 갖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