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개봉한 봉태규 주연의 영화 '방과 후 옥상'(감독 이석훈, 제작 씨네온엔터테인먼트)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필 조아누 감독의 1987년작 '세시의 결투'의 설정과 에피소드가 흡사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

'방과 후 옥상'은 억세게 재수없는 고등학생 남궁달이 전학 온 첫날 학교 '짱'의 심기를 건드리며 "방과 후 옥상으로 올라오라"는 통보를 받은 후 벌어지는 하루 동안의 '탈출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

'세시의 결투'도 고등학교 신문기자인 제리가 실수로 깡패 전학생 버디를 건드린 후 방과 후 학교 주차장에서 대결하자는 통보를 받는다는 내용이다. 설정 자체와 몇몇 에피소드가 유사하다는 평을 일부에서 받고 있다.

'방과 후 옥상'과 '세시의 결투'는 주인공을 도와주려다 오히려 주인공을 궁지에 몰아넣는 친구의 캐릭터와 다른 사람을 내세워 '짱'을 물리치기 위해 주인공이 도둑질하려는 몇몇 설정 등이 흡사하다.

이에 대해 제작사 측은 "'세시의 결투'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방과 후 옥상'이 제작됐고, 편집단계에서 이런 지적이 일고 있다는 말을 듣고 '세시의 결투'를 구해 봤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창 제작 중일 때 한 인터넷 포털 영화 사이트의 '한 핏줄 영화'라는 코너에서 두 영화가 비교ㆍ소개됐고, 그 이후 영화를 구해봤다는 것.

강민규 프로듀서는 20일 "순제작비 17억원의 저예산 영화를 만들면서 한정된 공간과 인물을 배치하자고 했고,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감독과 스태프 등이 자신의 경험담을 말해 이를 에피소드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씨네온엔터테인먼트 김지연 대리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추억담으로 영화를 전개했다"며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풀어가는 것은 미국 웨스턴무비에서는 일반화된 형식"이라며 표절 의혹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제작사의 공식 입장을 전했다.

봉태규의 첫 단독 주연작인 '방과 후 옥상'은 개봉 이후 전국 관객 33만명이 관람했다. 연합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