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흔적 좇아 주전해변·간절곶·대왕암
현장사생 생동감 살린 풍경화 58점 전시

풍경이라도 다같은 풍경이 아니다. 정적인 산의 풍경에서부터 태풍이 부는 바다의 풍경까지 그의 그림은 항상 생동감이 넘친다.

남구 신정3동 홍강갤러리에서 오는 1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생동감 넘치는 그림을 그리는 서양화가 김상원(50)씨의 다섯번째 개인전. '현장사생을 통한 생동의 회화성'이라는 주제로 서울 공화랑, 갤러리 서호에서 개인전을 통해 선보였던 작품을 울산에도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58점의 작품들은 60여일 동안 짧게는 20분, 길게는 12시간 동안 모두 현장사생에서 시작하고 완성한 작품이다. 사람의 인생이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듯 작업을 하는 시간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생각에 현장에서 서명까지 마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현장 사생을 하더라도 사진으로 남겨 실내에서 마무리한다. 하지만 그는 실내에서 풍경을 그려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사진을 보고 그리는 것은 한쪽 눈을 가리고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한다. "양안 뿐만이 아니라 오감을 모두 사용해 그려야지만 거리, 방향, 색감 등을 최대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천명의 나이에 풍경을 그린다고 더러 웃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는 "그림다운 그림을 하고 싶다는 의지로 다시 자연으로 돌아온 기분으로 그린다"고 말한다.

특이하게도 그는 그동안 자신이 작업한 시간을 모두 외우고 있다. 현장사생을 하는 그이기에 시간의 변화에 따라 자연의 변화의 모습을 잘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태풍 '산산'이 왔던 지난 9월17일 강원도에서 작업을 하다가 문득 태풍의 모습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에 울산 주전 바닷가로 내려와 비를 피하며 한손으로 캔버스를 잡고서 작업을 한 주전해변을 비롯해 선바위, 간절곶, 대왕암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중학교 시절 처음 개인전을 열기도 한 김상원씨는 충북대학교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다수의 단체전 참여와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입선 등의 수상경력이 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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