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울산시장 일대 900m 구간에

보행안전 위해 인도 만들었더니

불법주차에 주민들 도로 내몰려

동구 “준공절차 다 밟고 나면

실시간 주차단속 실시할 예정”

▲ 울산시 동구가 전하동 일대 인도에 불법주차 차량과 오토바이들이 점령하고 있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있다.
울산 동구가 지난해 말부터 보행자 안전을 위해 동울산시장을 중심으로 일대 구간에 인도를 설치했으나 정작 인도 위를 불법점령한 오토바이들과 불법주차 차량에 주민들이 다시 위험한 도로로 내몰리고 있다.

1일 방문한 진성 3길. 최근 동구가 보행자 안전을 위해 진성 2길부터 4길까지 각 300m 구간에 설치한 인도는 보란듯이 오토바이들과 불법주차 차량에 점령당해 있었다. 300m 구간을 따라 걸어보니 인도 위 주차 차량 때문에 차도로 나가야 했다. 도로를 따라 주행하던 차량들이 아슬아슬하게 취재진을 비켜가는 일도 발생했다. 인근 주민들도 대부분 인도가 아닌 차도로 통행을 했다.

진성 2길의 상황은 더 나빴다. 진성 2길 KT전하빌딩 옆 인도는 아예 오토바이 10여대의 주차장이 돼있었다.

주민 김모(여·58·전하동)씨는 “이게 인도인지 주차장인지 모르겠다. 기껏 만들어놓고 정작 인도는 주차된 오토바이며 차량들 때문에 쓰지도 못해 도로로 다닌다. 이럴거면 뭐하러 세금 들여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나마 도로 폭이 넓고 인근에 동부경찰서가 위치한 진성 4길은 인도의 기능을 했다.

이들 구간은 사고 우려로 동구가 보행자 안전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인도 설치 사업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해당 지역이 주차장이 없어 평소에도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는 걸 인지하고서도 대책 마련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인도 설치 간담회 때도 당시 상인회 측은 도로 폭이 좁아 인도를 설치하기 어렵고, 설치를 하더라도 차량들이 불법주차를 할 가능성이 높아 인도의 효율성이 떨어질 거라고 지적했다. 당시 동구에선 도로 폭이 좁은 구간에 대해 인도 턱을 낮춰 교행이 가능하게 만들고 상가를 이용하는 차량이 잠시 주차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대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작 인도 턱이 낮다보니 오히려 차량들이 어렵지 않게 인도 위를 침범해 올라오면서 불법 주정차를 부추기는 상황이 된 것.

동구 관계자는 “공사가 준공 절차를 밟는 중이라 본격적인 단속에 나서지 않고 있다. 준공이 된 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간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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