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온산국가산업단지 확장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굴지의 대기업이 온산공단에 투자 의견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온산공단은 첨단화학, 수소, 2차 전지 등 연관 산업들이 집적화된 새로운 공단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확장하려는 부지는 온산공단과 인접해 있는 온산읍 학남리 일원 159만㎡(약 48만여평)이다. 시와 공단은 지난해 6월 기재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으나 최근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중간평가에서 경제성 분석(B/C)이 0.85밖에 안 나오자 지난 3월 예타조사를 자진 철회했다. 입주할 기업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국내 대표 석유화학기업인 A사가 나타나면서 경제성 분석에 청신호가 켜졌다. 시와 산단공은 확장부지에 정밀화학, 화학제품, 수소 등 8개 업종을 유치하고, 별도로 대규모 공공산업폐기물 매립장도 조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단 면적이 넓어지는만큼 여러가지 문제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확장 대상지와 인근 주거지가 너무 가깝고, 대규모 산림훼손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기업들의 입주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마찰도 우려된다. 온산 주민들은 그 동안 온산공단 기업들의 공해배출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어왔기 때문에 공단 확장은 상당한 저항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산공단 확장은 반드시 해야 할 숙제일 수밖에 없다. 다른 도시에서는 기업을 서로 유치하기 위해 세제 등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심지어 주거 문제까지 해결해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굴지의 대기업이 스스로 온산공단에 입주하겠다고 하니 울산시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큰 기업이 들어서면 연관 기업들이 들어서게 되고 일자리는 대폭 늘어나게 된다. 또 공단 인근의 상가는 덩달아 매출이 오를 수밖에 없다.

다만 공단 확장에 따른 환경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아무리 첨단 공장이라하더라도 완전히 공해가 없는 공장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이중 삼중의 공해방지 대책을 세우고 공단과 주거지 사이에 공해차단녹지를 조성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할 필요가 있다.

송철호 시장은 올 초 온산공단 확장과 관련, “공해를 유발하는 재래식 굴뚝산업을 대신해 수소 산업에 특화된 신재생 에너지산업, 최첨단 석유화학산업 및 고기능성 신소재 산업을 유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온산공단의 확장 사업은 울산의 미래와 직결돼 있다. 그런만큼 공단 확장 사업은 울산산업을 거시적으로 보면서 투명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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