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

▲ 울산전시컨벤션센터

지난달 29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lsan Exhibition & convention Center)가 개관했다. 약칭은 유에코(UECO)이다. 국내에서는 17번째 전시컨벤션센터이다. 울산도 드디어 국제회의가 열리는 컨벤션도시가 됐다. 2000년부터 거론되기 시작해 20년만에 이루어낸 성과다. ‘컨벤션 도시 울산’의 미래는 어떨까.

건설 논의 20년만에 성과
7000명 동시 수용 전시장
회의실·컨벤션홀 등 갖춰
올해 전시 32건·회의 16건
내년 세계한상대회도 유치
호텔 등 주변 기반시설 부족
타지역보다 작은 규모 과제

-전시컨벤션센터가 울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전시·컨벤션 산업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산업이 생겨나게 됩니다. 컨벤션은 다수의 사람들이 특정한 활동을 하거나 협의하기 위해 한 장소에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말합니다. 국제적인 현안을 토의하는 국가 간의 정부회의, 회원 간의 교류를 위한 협회 회의, 기업의 신상품 소개나 종업원들을 위한 기업회의 등이 있습니다. 전시 분야로는 특정 분야의 상품을 전시 홍보 판매 심사 등을 하여 산업의 진흥을 유도하는 박람회와 미술품을 사고팔며 화랑 사이의 정보를 교환하는 아트페어, 순수한 대규모 홍보·전시 등이 있습니다. 우선은 울산의 주력산업인 제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고, 또 한편으로는 마이스(MICE)산업이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마이스산업은 회의(Meeting), 포상 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를 합친 말로, 2009년 정부가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꼽기도 했습니다.”

-울산전시컨벤션센터는 어떤 시설을 갖추고 있는가.

“유에코 건축물의 외형은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와, 굽이치는 듯한 주변 지형을 기하학적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규모는 대지가 4만3000㎡,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건축 연면적이 4만2000㎡입니다. 지하 1층 주차장에는 800대 주차가 가능합니다. 핵심시설은 1층에 있는 전시장입니다. 8000㎡로 기둥 없이 하나의 홀로 사용이 가능하고, 4개홀로 분할도 가능합니다. 박람회에서 흔히 사용하는 가로세로 3m짜리 부스를 총 450개를 세울 수 있고, 7000명을 동시수용할 수 있습니다. 2층에는 중회의실 7개와 소회의실 2개가 있는데요, 700명이 동시회의가 가능합니다. 3층에도 극장식, 강의식, 연회식 등 다양한 형태로 400~200석 규모의 컨벤션홀 3개가 있습니다.”

-전국에 전시컨벤션센터가 17개나 있는데, 회의나 전시, 행사 유치에 애로가 없는가.

“코로나로 인해 행사와 모임이 절제되고 있는 가운데도 올 한해도 벌써 32건의 전시회와 16건의 회의가 잡혀 있습니다. 2020년에 수립한 ‘울산 마이스 산업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에서는 올해 전시회 21건, 컨벤션 18건이 개최될 경우 경제적 파급 효과가 3179억원, 고용창출 효과는 1114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는데, 벌써 초과달성한 것입니다. 또 내년 재외동포 기업인 1000여 명과 국내 기업인 3000여 명이 참가하는 제20차 세계한상(韓商)대회도 울산에서 유치했습니다. 유에코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행사입니다.”

-전시장 규모가 다른 대도시에 비해 너무 작은 것 아닌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전시컨벤션센터가 경기도 고양에 있는 킨텍스이고, 그 다음이 부산 벡스코, 그리고 세 번째가 대구 엑스코입니다. 전시컨벤션센터의 핵심시설인 대형 전시장만 비교해보면, 킨텍스는 5만3000여㎡의 전시장이 두 개 있어 전시장 규모만 10만㎡가 됩니다. 벡스코도 4만6000㎡에 5340명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울산은 8000㎡에 불과하니까 이들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그나마 가장 비슷한 규모는 16년 전인 2005년에 개관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입니다. 전시장이 9072㎡로 부스 500개 설치가 가능하다고 하니, 울산보다 조금 큰 규모입니다.”

-대형 전시장의 크기는 사업성과도 직결되지 않나.

“유에코의 대형 전시장은 8000㎡로 국제규격 축구장(7140㎡) 보다 조금 큽니다. 인구 110만명의 도시규모에는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산업수도로서 국제회의와 국제산업박람회 등을 개최하기에는 규모가 작아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년 전 지방도시로서는 처음으로 전시컨벤션센터를 설립한 대구 엑스코의 경우를 보면 전시장의 크기가 1만5000㎡인데 지난달 28일 똑같은 크기의 전시장 하나를 더 지어서 확장 개관했습니다. 전시장 규모가 3만㎡로 두배 확장된 것입니다. 엑스코는 그동안 규모가 작아서 놓친 국제회의가 많았다고 합니다. 증축 공사를 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내년에 엑스코에서 개최하는 세계가스총회입니다. 국제가스연맹이 내년 회의를 엑스코에서 개최하는 조건으로 3만㎡ 이상의 컨벤션홀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규모 뿐 아니라 접근성, 주변 인프라에 대한 우려도 있다.

“도심과 떨어진 울주군 언양권이라 접근성이 떨어진다고들 하는데, 오히려 KTX역이 가까워 외지에서 들어오기에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울산시민들을 위해서는 시내버스 노선 조정이나 셔틀버스 등을 활용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른 문제점 하나는 호텔 등 주변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유에코 옆에 호텔을 건립할 예정인데 아직 민간투자자를 찾지 못했습니다만, 복합환승센터와 역세권 개발이 활발해지면 투자자가 나타날 거라고 봅니다.”

-전국의 많은 전시컨벤션센터가 ‘돈 먹는 하마’라는 말을 듣고 있는데, 운영에는 애로가 없나.

▲ 정명숙 논설실장

“울산에 전시컨벤션센터 설립이 늦어진 것도 적자운영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국내에서도 규모가 큰 전시컨벤션센터는 대부분 풀가동입니다.

컨벤션센터는 전시준비 등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개 70% 정도 가동을 풀가동이라고 보는데, 킨텍스나 벡스코, 엑스코 등 대형전시컨벤션센터는 대부분 풀가동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규모가 작을수록 운영난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데, 울산은 그 출발이 좋은 편입니다. 게다가 다행스럽게도 가까운 거리에 조성되는 복합특화단지에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이 예정돼 있습니다.

운영 노하우에 쌓일 즈음에 또 하나의 제2 유에코가 세워지는 것입니다. 제1 유에코 보다 전시장 규모가 더 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명숙 논설실장 ulsan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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