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적조 발생 시민 우려
지형적 특성상 출현 잦은 구조
지속되면 강바닥 생물에 타격
市 “유해하진 않아…지속점검”

▲ 울산 중구 십리대밭 산책길 일원에서 바라본 태화강에 적조가 발생해 강 가운데 부분이 불그스름하게 보인다. 울산의 올해 첫 적조는 지난 15일께 발생했다.
3월 들어 일 최고 기온이 20℃에 육박하면서 태화강에 적조가 발생했다. 시민들은 붉게 변한 태화강을 보며 생태 환경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 시는 생태계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태화교 일원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자 태화강전망대 일원의 강물이 붉게 변해 있었다. 산책로와 맞닿아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곳에는 희멀건 거품과 찌꺼기 아래로 붉은 색의 강 바닥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산책객이 많이 다니는 십리대밭 일원과 태화교 부근에서 적조가 자주 목격되다 보니 시민들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태화강에 매일 산책을 나온다는 김문배(83)씨는 “어제까지만 해도 강 한가운데가 벌겋게 변해있었다. 오늘은 바람이 심해 그나마 적조가 잘 보이지 않는 편”이라며 “적조가 매년 반복되는데 환경적으로 괜찮은거냐”고 되물었다.

적조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물에 인, 질소 등의 영양분이 과하게 공급되는 ‘부영양화’다. 대체로 오수나 비료 등을 통해 유기물과 영양염(질소·인)이 수중에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발생한다.

태화강은 바닷물이 유입되는 탓에 질소와 인, 유기물이 유입되기 쉽다. 특히 태화교~삼호교 일원이 둥글게 굽은 형태로, 일부 구간에서 물의 순환이 느려지다 보니 미생물과 쓰레기 등이 쌓여 적조가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적조 발생 일수는 지난 2020년 13일, 2021년 9일, 2022년 60일, 2023년 28일이었다.

올해 적조는 지난 15일 처음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2달 가량 늦게 발생한 것인데, 이는 지난 1~2월의 강수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태화강 적조는 인체에 무해하고 수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 태화강 하류부에서는 적조가 거의 관측되지 않고, 발생하더라도 패류독소로 변질될 우려가 없어 바지락 어장 등에도 문제가 없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적조가 지속될 경우 플랑크톤의 사체와 배설물이 바닥에 많이 쌓이면서 강 바닥에 들어가는 빛을 차단한다. 이렇게 되면 강 바닥에 서식하는 식물류의 광합성을 방해해 강 바닥의 산소가 고갈된다. 이는 바닥부에 사는 생물에게 큰 타격이다. 이에 주관리 관청에서 적조 관리와 연구를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 15일 적조를 확인한 뒤 적조가 늘어난 것에 대비해 20일 수질개선제 작업에 들어갔다”며 “유해한 적조는 아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수질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적조는 조류 갯수가 1㎖ 당 2만개 이상인 경우 관심, 10만개 이상인 경우 경계로 분류된다. 태화강 기준 맑은 물 기준의 조류갯수는 1㎖ 당 1000~2000개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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