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끝) 이병찬 작가

TEAF2016 개막식 10일 오후 7시 태화강대공원 야외공연장

▲ 태화강대공원에서 이병찬 작가가 ‘신을 부르다’를 주제로 한 설치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이병찬 작가는 올해 설치미술제 참여 작가군 중 가장 젊다. 작품 ‘신을 부르다’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공간 면적에서 단연 앞서고 색감에서 느껴지는 화려함의 정도와 기발한 구도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작가는 주로 실내 전시장에서 설치작업을 펼쳐왔다. 지난 시절, 프랑스에서 경험한 험난한 야외 작업 탓에 수년 동안 실내에서만 작품을 설치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었던 터였다. 하지만 이번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가 야외에서 이뤄지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동참하게 된 것은 새로운 한계에 부딪혀 보자는 시도였고, 낯선 사람들과의 교류와 그로 인한 신선한 충격이 그리웠기 때문이다.

‘신을 부르다’는 제목 그대로 우리 전통의식 중 하나인 굿, 접신(接神)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은박지가 몸통을 둘러싼 나무기둥 위로 가지마다 대형 꽃봉오리(비닐 소재)가 만개했다. 굿판에 등장하는 각종 천조각의 느낌과 흡사하다.

이 작가는 “작품의 형식은 우리 전통의 것을 차용하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현대사회 구성원인 우리들의 모습과 그 속에 감춰진 의식”이라고 했다. 이어 “소비선전의 판타지에 홀려 맹목적으로 채워지는 일회성의 사물, 일회성으로 반복되는 무의미한 소비생태계를 일회용 비닐봉투로 시각화 해 도시에 사는 생명체로 연출했다”며 “비닐 봉지를 이용해 만든 돌연변이 도시 생명체는 소비로 시작 돼 소비로 끝나는 현대판타지의 세계를 뜻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작가는 “너무나 심오한 메시지에 파묻혀 설치작품이 주는 감상의 즐거움을 놓치지 말라”며 “도심 속 화려한 대공원의 풍경과 그 보다 더 화려한 설치작품 속에서 여유와 일탈을 느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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