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릿브지 대학의 연결구과에 따르면, 한 단어 안에서 글자가 어떤 순서로 배되열어 있는가 하것는은 중하요지 않고, 첫째번와 마지막 글자가 올바른 위치에 있것는이 중하요하다고 한다 나머지 글들자은 완전히 엉진창망의 순서로 되어 있지을라도 당신은 아무 문없제이 이것을 읽을 수 있다. 왜하냐면 인간의 두뇌는 모든 글자를 하나 하나 읽것는이 아니라 단어 하나를 전체
고래가 가파르게 날숨을 뿜는다신화로부터 멀리 와 버린여기,어디쯤 인가관절마다 뙤약볕이 욱신거린다화첩처럼 펼쳐진 골목 고래들 벽면을 오른다등대처럼 서 있는 해바라기 벽화바람이 불어도 미동이 없다어제 오늘의 경계가 없는 지금혹등고래가 헤엄을 치느라고-중략-벽화에서 아이들 소리가 들리고들숨을 뿜은 나도 벽화 속으로 들어간다평화구판장엔 막걸리 사발 오가고관절 식힐
날 저물어 석호촌에 투숙하였네한 밤중에 관리가 사람을 잡으러 오니,영감은 담장너머 달아나고할멈이 나가서 문을 지키네관리의 호령은 어찌 그리 사납고할멈의 울음소리는 어찌 그리 애달픈지,할멈이 나서서 하는 말을 들어보니“세 아들이 모두 업성에 수자리 나갔는데,한 아들이 부쳐온 편지에두 아들은 최근 싸움에서 죽었다니,남은 자는 그래도 구차하게 살겠지요죽은 아들은
자작나무 숲이 함께 달린다문장들 우르르 달려온다푸시킨이 시를 쓰던 펜, 모두 일어나고도로 가는 길인 듯, 신이 났구나천 년 너머의 서사를 들려주려는가산짐승처럼 팔딱거리는 수직의 숲을나는 수도승이 되어 받아 적는다이대로 시간을 거슬러 고도에 닿으면오래된 수도원 가장 은밀한 곳에서 나는열여섯 처녀인 나를 만나고 싶다-중략-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그 문장에 기
밥상 위의 저 못들은넘어질 때마다 부러뜨린 서로의고요라면나와 너 사이의 목구멍을 옥죄는관계의 그늘이라면한때 가까워서 못이 된 사이라면-중략-쓸쓸한 흔들림을 붙잡아주는 데 한번쓰여 보자고 한 편 먹자고차린 밥상이기를!인류학자에 따르면 사람 사이의 친밀한 거리는 45.7㎝라고 한다. 어떻게 사람을 센티미터로 재면서 만날까. 그만큼 관계 맺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이 밤 마당의 양철쓰리기통에 불을 놓고불태우는 할머니의 분홍색 외투우르르 솟구치는 불씨들 공중에서 탁탁 터지는 소리그 소리 따라 올려다본 하늘 저기손가락에 반쯤 잡흰 단추 같은 달그러나 하늘 가득 채워지고 있는 검은색,가만히 올려다보는데 일순간-중략-검은 하늘 가득 분홍색을 죽죽 칠해나간다감싼 외투에 깃들어 있는 석유 냄새처럼비명의 냄새를 풍기는 흐느낌확
빛이 그늘을 빚었다고설핏 바람이 웅성거렸나낙화 분분히 떠나간다그늘이 빛을 따라갔다고나뭇잎이 술렁거렸나공원묘지 입구, 주검을 삼킨목구멍에 울음이 새 나온다-중략-봄날, 우주로 한 생애를 보내는 길목엔꽃그늘 있어 빛 그늘 드리우니꽃잎 붐빈다 난다 내린다 축제 간다 모든 비각은 한 몸이다. 동전의 양면처럼 물과 불이, 기쁨과
희망은 날개를 가지고 있는 것영혼 속에 머물면서언어 없는 가사를 노래하며결코 중지하는 일이 없다거친 바람 속에서 더욱 아름답게 들린다이 작은 새를 괴롭힌 일로 해서폭풍우도 괴로움을 느낄 것이니새는 많은 사람의 마음을 녹여 주었기에꽁꽁 얼듯이 추운 나라와먼 바다 기슭에서 그 노래 들었다그러나 괴로움 속에 있으나 한 번이라도빵 조각을 구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어둠이 내리면 몸 속 어딘가에서 낙타의 울음소리 들린다 게르 앞에서 나는무릎 끓고 비밀스런 의식을,제단에 올릴 수 있는 건 마두금 연주뿐이므로향은 노을빛이었다예복을 걸쳐 입은 옥빛 바람당상집례로 홀기를 읽는다-중략-달빛 편지라도 띄울 때면초원은 살아 선한 눈빛으로 내게 안길까.웅얼웅얼 울음통이 되어버린 사막짙은 눈썹 사이로 홍예는 아스름 피어 오르고
그는 한 번도 자신의 상처를 시로 쓰지 않았다그는 한 번도 자신의 가족을 노래하지 않았다그는 서정시를 사랑하고, 초겨울의시리도록 신선한 배추밭 언저리 같은시를 쓰고 싶다고 말했지만그는 한 번도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지 않았다고향을 회상하고, 추억을 데려오고화려한 언어의 수사로 문장을 직조하고은유의 포장지를 겹겹이 씌우고서정시를 발표했지만,그는 단 한 번도 사
아직은 아직은 건드리지 말라.도사린 설움 설움을 터뜨리지 말라.육중 안으로만 파고드는싸늘한 가슴.속들이 불이 붙는지열(地熱) 같은 것.-중략-아직은 아직은 건드리지 말라.도사린 설움설움을 터뜨리지 말라. 모든 삶은 이어져 있다. 만돌라로, 이 시가 수미상관인 것처럼. 몇 해 전 문인수 시인으로부터 고무신 모양의 수석을
갈밭 마을 젊은 아낙 곡 소리 구슬프다현문(懸門) 향해 울부짖다 하늘에 호소하네.구실 면제 안 해줌은 있을 수 있다지만남근을 잘랐단 말 듣도 보도 못하였소.시아버지 세상 뜨고 아이는 갓난앤데삼대의 이름이 군적에 실렸구나.억울함 하소차니 문지기는 범과 같고이정里正은 고래고래 소마저 끌고 갔네.칼 갈아 뛰어들자 피가 온통 낭자터니아들 낳아 곤경 당함 제 혼자
너의 속도에 몸 부딪혀나의 속도가 멈췄다속도를 빠져 나오니세상 참,고요하다 호랑이 늑대 사자는 인간을 피해 가버린 지 오래다. 목숨은 덩치에 비례한다. 고래가 평균 120년을 살면 코끼리는 80년, 소가 30년이다. 인간의 수명을 덩치로 계산하면 대략 30~40년.하지만 인간의 수명은 지금 120세에 이른다. 타종의 영
1나무에서 내려온 자그리하여 맨 처음 동굴로 들어간 자누구인가, 신들의 시간으로부터사람의 시간을 훔쳐낸 자,맨 처음 문을 만든 자는 누구인가둥근 동굴 밖으로붉은 구름 희게 물들며 눈부신 해가 뜨는거대한 풍경을웅크린 채 멀찍이 바라보던 경외의 시간등을 굽히고두려움의 그늘에서 씨앗과 열매를 줍고먹다 남긴 동물의 사체를 훔치며쫓기다 굶주리다 도망치다 고단하게하루
가끔 생각하네전선에 쓰러져 돌아오지 못한 병사들은죽은 것이 아니라 실은 눈처럼 흰 학이 된 게 아닐까 하고그래서 전부터 그 계절이면학들이 높이 울며 날아갔던 듯싶어우리도 먼 울음소리에 눈물 글썽이며하늘을 바라보았던 듯싶어-중략-나는 가끔 생각하네전선에 쓰러져 돌아오지 못한 병사들은죽은 것이 아니라눈처럼 흰 학이 된 거라고.
키질을 한다 시살이 사람살이 탈탈 털어한 탈곡, 가감승제, 처져 앉는 것보다 날아간 거푸집이 더 많다 알맹이 품어보지 못한 쭉정이 천지, 지구 끝까지 바람 타고 날아간 허명(虛名), 허망(虛妄), 허공(虛空), 허방(虛房), 허언(虛言) 수북이 쌓인 바깥들이 북적이는 그늘의 안쪽,저릿저릿 동맥경화 증세 보이는 어제, 눈물로 품어보는 검불의 시간, 이 또한
싸리꽃 빛깔의 무당기 도지면여자는 토문강처럼 부풀어그가 와주기를 기다렸다옥수수꽃 흔들리는 벼랑에 앉아아흔 번째 회신 없는 편지를 쓰고막배 타고 오라고 전보를 치고-중략-빼놓은 마음을 가지러 간 그는다시 돌아오지 않았고여자는 백여든아홉 통의 편지를 부치고갈대밭 둔덕에는 가끔가끔들것에 실린 상여가 나갔다여자의 히끗히끗한 머리칼 속에서고드름 부딪는 소리가 났다완
나는 한때 물처럼 맑다고 생각했다물로 집 한 채 지었거나물의 집이라는 생각도 가져 보았다.그런 나를 비추자 물빛이 흐려졌다.내가 지은 집은 지는 해로 지은 것이었다.고인 물을 막은 것에 불과했다.내가 흐르는 물자리였으면새 몇 마리 새 자리를 놓았을 것이다.갑자기 눈물이 솟구치는 것을 보면눈물로 지은 집 한 채가 부서졌고,눈물도 거짓으로 흘릴 때가 많다고 생
고양이 한 마리, 눈을 비비고 입을 훔치는 것이 날카로운 고요를 벼리어내니 톱날을 뺀 발톱은 얼마나 부드러운 연장이냐가느다란 떨림이 가르랑거리는 목덜미를 넘어서니 비어있으면서 꽉 차 있는 어떤 고요가 고양이의 발톱을 연장으로 삼은 것이냐타지 않는 형상을 배운 어떤 고요가 천만 번 움직여도 보이지 않는 내 마음의 발톱과 교감하는 것이며 간섭하는 것이냐-중략-
슬픔은예고 없이 찾아왔다-중략-오래 된 나무가 새벽에 추락했다순간, 하느님도 보이지 않았다대낮인데도 박쥐 떼들이 야자나무 벼랑에 가파르게 달려 소리치고 있었다갑자기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길이 마구 뒤엉켰다오래된 숲과 숲 사이로지금까지 내 몸이 끌고 온 길은, 길이 아니었다슬픔은 예고 없이피투성이맨얼굴로 찾아왔다 사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