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기독교·동방 정교회 날짜 겹쳐 포화속 평화 기원

▲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부활절. EPA=연합뉴스

전 세계 기독교인의 최대 축일 중 하나인 부활절인 지난 20일(현지시간). 올해는 특히 서방 기독교와 동방 정교회의 부활절이 주기상 같은 날로 겹치게 되면서 각각 전쟁의 포화에 휩싸인 예루살렘부터 우크라이나까지 곳곳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목소리가 나오게 됐다.

NBC방송과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서는 부활절을 기념하기 위해 가족들이 모였다. 거리에는 전통 의상을 입은 주민들이 오가고 갓 구운 부활절 빵 냄새가 가득 찼다. 그러나 이런 풍경 이면에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항상 감도는 조용한 긴장감이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후 6시부터 21일 새벽 0시까지 30시간 휴전을 선언한 상태였지만, 이를 진심이라고 보는 주민들은 거의 없었다.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평화 제안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푸틴 대통령의 휴전 선언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상공에 러시아의 공격용 드론이 포착됐고, 이에 따라 키이우를 포함한 각 지역에서 공습경보가 울렸다.

키이우뿐 아니라 전선에서도 우크라이나인들은 부활절을 기념했다. 이날에도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사이 전투는 계속됐다고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전했다.

가자 전쟁의 그늘이 드리운 예루살렘에서도 부활절을 기념했다.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로 맞는 부활절이었다. dpa통신 등에 따르면 19일 예루살렘 순례객들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가 땅에 묻혔다가 부활한 것으로 여겨지는 성묘에서 촛불을 밝히고 철야 기도를 했다.

시리아에도 수십년간 이어졌던 알아사드 독재 정권이 축출된 이후 첫 부활절이 찾아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역사적으로 박해를 받아온 시리아 내 소수 기독교인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을 잡은 시리아 과도정부의 아메드 알샤라 대통령이 부활절을 어떻게 대할지 몰라 긴장한 상태로 이날 하루를 보냈다고 전했다.

약간의 우려와는 달리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는 여느 부활절과 다름없이 평화로웠고, 거리에는 부활절을 기념하는 장식들이 걸렸다.

이날 아침에는 사람들이 부활절을 맞아 좋은 옷을 입고 교회로 향했으며 어린이들은 계란을 선물로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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