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LNG 주요 운송로…유가급등 우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해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직접 개입하면서 이란이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이자 ‘병목 지점’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길이 약 160㎞에, 좁은 곳은 폭이 약 50㎞ 정도에 그치지만 페르시아만을 대양으로 이어주는 유일한 해로로, 지정학적 중요성이 막대하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해협을 통한 석유 운송량은 2024년 기준 하루 평균 2000만 배럴로,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전 세계 석유 해상 운송량과 비교해서는 전체 운송량의 약 4분의 1이 이 해협을 관통해 운반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의 경우 전 세계 해상 운송량의 5분의 1이 이 해협을 지난다.

이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대부분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을 향한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리적 특성상 이란이 봉쇄 작전을 펼치기에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경제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국제유가가 급등하게돼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해협 차단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 12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이후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을 반영해 이미 약 10% 넘게 급등했는데, 유조선 항로 차단이 현실이 될 경우 유가가 더욱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는 게 월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이란에 되돌아오는 정치·경제적 타격을 고려할 때 봉쇄가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미 NBC 방송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해 “그것은 이란인들 입장에서 자살 행위”라며 “이란의 전체 경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돌아가고 있다. 그것(해협 봉쇄)은 전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이 같은 시각에 동조했다.

이란의 경제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수출 통로가 막힌다면 이란 경제가 버틸 수 없을 것이란 평가다.

한편 중동 지역 주요 석유 수출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운송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왔다고 미 에너지정보청은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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