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낮최고 40℃ 넘어…만년설도 위험

▲ 프랑스 파리에서 한 행인이 폭염 속에 햇볕을 가리고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유럽이 여름 초입부터 역대급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고온건조한 고기압 ‘열돔’의 영향에 곳곳에서 6월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 경신됐고 산불까지 확산했다. 알프스의 만년설도 위험에 직면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포르투갈 도시 모라의 기온이 섭씨 46.6℃에 이르러 6월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 경신됐다. 바로 전날에 수립된 기존 기록(45.4℃)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스페인 남부 엘그라나도에서도 수은주가 46℃를 찍어 6월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새로 수립했다. 욜란다 디애즈 스페인 노동부 장관은 소셜미디어에서 “폭염 기상 경보가 발령되면, 업무량을 줄이거나 업무일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역시 100년 넘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을 기록했다고 스페인 기상청이 1일 밝혔다. AP 통신은 바르셀로나의 경우 스페인 북동부 모서리에 위치한 지형적 조건으로 인해 폭염을 피하는 지역이지만, 올해는 전날 기온이 37.9℃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1일 유럽 본토 96개 권역 중 16곳에 폭염 적색경보, 68곳에 주황색 경보가 발령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낮 최고 기온이 40℃를 넘을 것으로 예보됐다. 이에 따라 프랑스에서는 이날부터 2일까지 1350곳의 공립 학교가 전체 또는 부분 휴교한다. 프랑스 남부에서는 폭염의 영향으로 원자로가 가동을 중단했다. 원자로를 식힌 뒤 배출되는 냉각수가, 이미 폭염의 영향으로 달궈진 강의 수온을 더욱 높여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서다. 프랑스는 각 도시에서 공원 개장 시간을 연장하고, 수영장·박물관 등을 무료로 개방하는 방식으로 더위 피해에 대응하고 나섰다.

이탈리아도 16개 도시에 ‘레벨3’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고령자 등 고위험군뿐 아니라 건강하고 활동적인 사람들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정도의 폭염을 의미하는 경보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인기 TV진행자를 내세워 더위 대응 요령을 홍보하고 있다.

WP는 밤 최저 기온이 30℃를 넘는 이른바 ‘초열대야’ 현상도 유럽 각 지역에서 나타났다고 전했다.

평년이었다면 아직 풍성한 만년설에 덮여 있어야 할 알프스도 더위의 직격타를 맞고 있다. 프랑스 알프스의 최저 빙결고도는 해발 5136m까지 상승했다. 지표면에서 고도가 높아질수록 온도가 낮아지는데, 영하까지 기온을 낮추기 위해서 올라야 할 높이가 평년보다 약 300m나 높아졌다는 의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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