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자사의 연구 ▶분청사기 전문가로 올해 회갑을 맞은 강경숙 충북대 교수가 30여년간 연구성과를 묶은 책. 총론에서 도자기의 역사적 흐름을 설명한 데 이어 토기, 청자, 분청사기, 백자의 개념과 특징, 발굴현황, 문헌기록 등을 시대순으로 정리했다. 고구려의 독자적 토기와 통일신라시대의 뼈항아리에 무게를 얹어 조명했으며 고려청자에 대해서는 기존의 왕조 중심 시각을 탈피, 총체적 접근을 꾀했다. 조선시대 분청사기에 대해서는 세종실록 부록인 지리지를 연구의 기초사료로삼아 당시 가마터에 대한 현장조사 작업을 통해 도편의 특징과 제작시기를 추정했다.특히 청화백자 및 철화백자의 문양과 회화와의 관계를 비교, 고찰한 부분은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시공사. 찔레꽃 그 여자 ▶저자 박순애씨(38)는 암울한 환경에서 10대를 보냈고 28세에 무일푼 상경해서 회사 사환과 초등학생 과외교사로 생계를 이어가다 그의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두 아이가 달린 남편과 결혼했다. 신학교를 졸업했고 대규모 기업형 학원을 운영하다가 지금은 학원을 팔고 다른 일을 준비하고 있다. 삶의 온갖 가시에 찔려 신음하면서도 삶을 사랑하기 위해 애쓰는 한 인간의 고뇌가 절절하다. 그는 이 자서전은 세상을 향해 뛰어들기 위한 도움닫기로 삼으려 한다. 북하우스. 2001 신춘문예 당선시집 ▶올해 일간지 신춘문예에 당선된 작품과 당선자의 신작시를 한데 모은 책. 심사평, 당선소감, 시인 약력도 함께 소개됐다. 당선자는 고현정(문화일보), 길상호(한국일보), 서광일(중앙일보), 이선희(부산일보)씨 등 시 부문 11명과 박지현(대한매일), 정경화(동아일보), 홍라나(조선일보)씨 등 시조 부문3명. 문학세계사 게놈-23장에 담긴 인간의 자서전 ▶"게놈" 연구의 성과를 토대로 생명, 역사, 운명, 본능 등 다양한 인간의 속성이 인간 유전자와 어떤 관련을 맺는가를 다룬 책. 〈이코노미스트〉 등에서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던 매트 리들리가 쓰고 하영미·전성수·이동희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의 기술적 측면보다는 지금까지 게놈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에 근거해 인간의 지능이나 운명, 기억, 이기주의 등을 어떤 시각에서 해석할 수 있는가를 살피고 있다. 전체 23장으로성 염색체(XY 염색체)를 포함한 23쌍의 인간 염색체를 각 장에서 다룬다. 김영사. 봄 여름 가을 겨울 ▶수행자이면서 탁월한 산문가로 꼽히는 법정스님의 새 산문집.5장으로 돼 있는 산문집은 시인 류시화씨가 지난 20여년간 법정 스님이 발표한글 중에서 계절과 자연에 대한 것들을 모아 계절별로 엮은 것. 마지막 장에서는 스님이 그동안 주위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글을 한데 모았다. 법정스님은 여전히 "소유하지 않는 자유스러움"과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외"로 읽힌다. 법정 스님은 8년 전부터 강원도 산중의 한 화전민 오두막에서 홀로 자연과 벗하며 지내고 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그곳 오두막에서 손수 개울물을 길어 먹고 땔감도 직접 마련해아궁이에 지피며 수행을 계속하고 있다. 이레 절망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다 ▶체내에 칼슘이 너무 많이 형성돼 온몸이 뼈로 굳어지는 희귀병에 걸린 박진식씨(33)의 자전적 에세이. 초등학교를 마친 이후 줄곧 누워 지낸 그가 20년 투병생활의 고백을 통해 다른 이들과 희망을 나누고자 한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이미 정해진 "껴안아야 할 내 삶"이라고 말하면서도 "만일 낭만적인 감동만을 기대한다면 이 글을 읽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엎드릴 수도 없고 앉아 있을 수도 없고 연필도 잡을 수 없는 그가 왼편으로 반듯하게 누워 양 손에 볼펜을 끼우고 한자 한자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려 2년여에 걸쳐 쓴 글이다. 시대의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