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임꺽정〉이후 4년여만에 대하사극을 선보인다. 오는 2월 5일부터 매주 월.화요일(오후 9시50분)에 방송될 〈여인천하〉(극본 유동윤)가 그것. 모두 50회에 걸쳐 방송될 이 드라마는 96~98년 방송당시 장안의 화제가 됐던 KBS 1TV의 사극 〈용의 눈물〉의 연출가 김재형(65) PD가 1년 반의 공백을 깨고 새롭게 의욕을 붙태우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월탄 박종화의 소설 〈여인천하〉를 원작으로 한 이 사극은 조선 중종때 관비의 딸로 태어나 정경부인까지 오른 정난정이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그리게 된다. 현재 8회분까지 제작이 끝난 이 드라마는 지난 해 2월 기획된 이후 8개월여의 캐스팅, 의상제작 과정을 거쳐 지난 해 11월 23일부터 본격촬영에 돌입했다. 전북의 전주와 고창읍성, 충남 태안의 바닷가, 경복궁 등을 배경으로 정난정의 유년시절에 대한 제작분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 제작진은 왜구의 출몰 속에서 정난정이 태어나는 장면을 실감나게 찍기위해 태안의바닷가에 세운 오픈세트를 전소시켰으며, 철저한 고증을 통해 드라마에 필요한 의상 1천여벌을 모두 새로 제작했다. 주인공 정난정역은 최근 스크린을 통해서나 만날 수 있었던 "월드스타" 강수연이맡아 열연하고 있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대중과 더 가깝게 만나고 싶어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중종의 세번째 왕비로 정난정의 후원자 역할을 하는 문정왕후 역에는 전인화, 광대출신으로 정난정을 평생 사랑하고 돌봐주는 길상 역에는 박상민, 정난정의 남편이자 문정왕후의 친동생으로 막강한 권세를 휘둘렀던 윤원형 역에는 이덕화 등이 캐스팅됐으며, 김정은, 최종환, 도지원, 이보희, 박주미, 김영란, 백윤식 등이 출연한다. 연예인 뇌물수뢰사건에 연루돼 한동안 공백기를 가졌던 김재형PD는 "〈조선왕조실록〉에 두 줄밖에 기록되지 않은 정난정의 인생편력을 따라 전개되는 "야사"와 사림파의 등장과 잇따른 사화로 대표되는 중종에서 명종까지의 "정사"를 잘 조화시켜 재미와 교훈이 함께 녹아있는 사극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