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독립열사들의 피와 땀이 스며들어 있는 역사의 현장 서대문형무소에 한 일본인 여성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3년째 한국생활을 하고 있는 야마다 이쿠오씨(여·37). 야마다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일본 관광객들에게 서대문형무소에서 벌어졌던 잔혹한 사건들과 일제시대의 어두운 역사를 설명하는 일을 맡고 있다. 시즈오카대학에서 교직원으로 일하던 90년대 초 한국 유학생들과의 교류를 시작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게된 야마다씨는 94년 신혼여행지로 선택한 천안의 독립기념관에서 한.일 근대사의 어두운 단면을 직접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다. 일본의 역사왜곡의 실태를 깨닳은 야마다씨는 지난 99년4월 공무원인 남편이 한국으로 발령받자 곧바로 본격적인 한국 공부를 시작했다. 한국어와 한·일 근대사를 공부하면서 틈틈이 정신대할머니의 보금자리인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에서 통역 봉사를 자원했던 것. 남편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는 3월까지 서대문형무소에서 자원봉사를 계속할 예정인 야마다씨는 15일 "남편을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일본인 관광객들이 역사관을 돌아본 뒤 참회하는 모습을 지켜볼때마다 감동과 보람을 느낀다"면서 "일본으로 돌아간 후에도 일본인들을 상대로 한글서예전시회를 준비하고 정확한 한·일관계사를 소개하는 등 올바른 역사알기 운동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