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앞을 전혀 못보는 80세 시각장애인이 15년간의 작업끝에 무려 1만5천자가 넘는 점자옥편을 완성, 출간했다. 12일 서울 성동구에 따르면 한국맹인이료연구회 김필년 회장은 시각장애인들이 쉽게 한자를 해독할 수 있도록 한자의 부수, 획수, 독음을 결합한, 독창적인 한자점자 옥편을 완성, 오는 17일 성동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김 회장은 7세때 안질로 시력을 잃은 후 어려움이 많았으나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시각장애인들의 복지증진을 위해 평생을 바치기로 결심하고 지난 60년 침구, 안마, 지압 등 동양의술을 연구하는 한국맹인이료협회를 세웠다. 그는 협회에 맹인을 대상으로 한 2년제 무료교육과정을 만들어 이료연구지를 발간하고 안마와 침구술 등 전문지식을 가르치는 등 맹인 복지향상에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이 과정에서 김회장은 이료교재 대부분이 한자로 돼 있어 한글점자로는 배우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85년부터 한자 점자작업을 시작, 7년만인 92년 중등교육용 한자 1천800자를 점자옥편으로 제작하는데 성공했고 이번에 1만5천자가 넘는 점자옥편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김 회장은 "한자점자 옥편으로 안마사, 침술, 역술을 통해 생계를 꾸려가는 대부분의 시각장애인들이 훨씬 쉽게 공부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