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불허방침으로 좌절될 것으로 알려졌던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에서의 고박종철씨 위령제가 성사됐다.  경찰청은 10일 당초 박씨의 아버지 박정기씨(72·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의장)가 오는 14일 박씨의 14주기를 앞두고 신청한 남영동 대공분실 방문요청을 불허키로 한 방침을 번복, 이를 허용키로 하고 박씨에게 이러한 입장을 전달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남영동 대공분실이 국가보안시설이기 때문에 불허키로 했었지만, 유족들이 지금까지 한번도 사고현장을 보지 못한 점을 감안해 14주기 기일을 맞아 유족들의 현장 방문을 허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박씨의 유족들은 경찰과 협의를 거쳐 오는 12일 오전 아버지 박정기씨와 어머니 정차순씨 등 부모와 스님 1명 등 3명이 남영동 대공분실을 방문, 위령제를 지내기로 했다.  지난 87년 박종철씨가 고문으로 숨진이후 사고 현장인 남영동 대공분실이 외부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청은 이에 앞서 유족들의 방문요청에 대해 "남영동 분실이 여전히 국가보안시설로 사용되고 있어 일반인의 방문을 허용할 수 없다"며 지난 5일 불허방침을 통보, 유족과 인권단체의 반발을 샀다.  경찰청은 지난해 남영동 대공분실의 내부를 개조하면서 "과거 잘못에 대한 반성과교훈으로 삼고 인권수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겠다"며 박종철씨가 고문끝에 숨졌던 509호실만은 그대로 보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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