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몹쓸 짓을 했는데 이제는 남부끄러워 어떻게살아가야 합니까" 8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 유치장 밖에서는 김모씨(52)와 그의 아들(18)이 부등켜 안은채 뜨거운 눈물만 하염없이 쏟아 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절도미수 혐의로 경찰이 검찰에 신청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가족들의 품으로돌아갈 수 있게 된 김씨는 막상 아들을 보니 자신의 몰골이 더욱 참담해졌고 아들 역시 자신의 학비를 마련하려고 도둑질까지 하려 했던 아버지의 뜨거운 속내를 알고는 가슴이 미어져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것. 막노동으로 아내와 고 3 아들, 중 3 딸 등 세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김씨는아들이 올해 대학에 진학하는데 지난해부터 일감이 줄어 대학등록금 200여만원을 마련할 길이 없었다. 몇날 며칠을 고심하던 끝에 "눈 한번 감고" 딱 한번만 남의 물건을 훔치기로 결심했던 그는 지난 6일 오후 5시께 광주 남구 모병원 간호사 대기실에 침입, 금품을털려다 병원직원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검찰은 그러나 8일 "아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한 따뜻한 부정을 참작한다"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씨는 "자식들에게 더 이상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지 않도록 성실히 살아가겠다"며 아들의 손을 꽉 잡은 채 터벅터벅 경찰서 밖으로 걸어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