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구의 코트가 불사조의 날개짓에 숨죽이고 있다.  상무는 젊은피로 전력을 보강한 대한항공에 이어 대회 5연패에 도전하는 거함 삼성화재를 격침시키는 등 패기를 앞세운 잇단 파란으로 엄동설한의 슈퍼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1차대회 남자실업 풀리그가 3∼4게임을 소화한 3일 현재 상무는 현대자동차(2승1패)에만 패해 3승1패로 삼성화재와 공동선두에 올라있다.  개막 전 상무는 삼성화재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LG화재 등 남자실업 4강에 딴죽을 거는 다크호스로 여겨졌던 게 사실.  그러나 이처럼 강팀들을 잇따라 꺾는 파죽지세로 삼성화재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내다본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물론 아직 섣부른 판단이지만 지금 페이스대로라면 상무가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을차지했던 92년 이후 9년만에 결승에 오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현재 전력이 92년 고려증권을 무너트렸던 신영철 노진수 오욱환 이재필 등 9년전과 비교할 때 전혀 손색이 없다는 평가에서 비롯된다.  신영철의 뒤를 잇는 전 국가대표 세터 김경훈을 위시로 권순찬과 박종호가 블로커로 맞서고 있고 레프트에는 김기중과 김종민, 라이트엔 이상복이 포진, 공격 면에서 여느 팀 못지 않다.  또 세계최고의 리베로로 통하는 이호가 후위에서 끈적끈적한 그물망 수비로 막강 조직력을 떠받쳐 믿음직스럽다.  상무의 강점은 무엇보다 선수 전원이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에 있다.  주전들의 평균 신장이 실업 4강에 비해 6-7㎝ 작은 189㎝에 불과해 블로킹 벽이 낮고 제대 등 선수이동이 잦아 전력의 기복이 심하지만 군인 특유의 투지와 조직적인팀플레이로 근원적인 핸디캡을 극복하고 있다.  여기에 84년 창단 때 코치로 부임한 뒤 89년부터 13년째 사령탑을 맡고 있는 최삼환(46) 감독의 노련한 팀 운영과 번득이는 상황 판단력도 상무의 제2의 전성기를있게 한 원동력임에 틀림없다.  인창고와 경기대를 나온 최 감독은 "현역입대 기피풍조가 만연한 가운데 2, 3명을빼곤 실업팀 후보 출신들이라서 선수난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그러나 특유의 조직력과 투지를 살려 4강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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