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와 희망, 평화 염원, 밤새 계속된 테러의 충격… 세계 각국에서 화려한 불꽃놀이와 음악회, 축하행사 등이 열리는 가운데 진정한 새천년의 시작을 알리는 새해 첫날의 새벽이 밝았다. 매년 그러하듯 세계 각국의 국민과 개인들은 새해를 맞아 새로운 역사창조를 준비하고 기다리며 결의를 굳게 다졌다. 바티칸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001년 첫 미사를 집전했다. 로마 가톨릭이 정한 세계 평화의 날이기도 한 이날 수만 명의 청중이 바티칸 광장에 모여 교황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다. 교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대화를 모색하고 공존의 길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이란에서는 화려한 불꽃놀이 속에 새해가 시작된 뒤 기독교도들이 교회에 모여 촛불을 밝히고 한해의 번영을 기원했다. 슈티페 메시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새해 첫날 자그레브 성 프랜시스교회에서 가난하고 집없는 사람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그는 “내일 상황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약속할 수는 없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 시장은 이날 밤새 70여만 명이 모여 새해 첫날의 시작을 축하했던 타임스 광장에서 오전 근무 중인 청소 근로자 및 경찰에게 초콜릿 과자를 나누어주며 격려했다. 미국의 공식 시간 관리기관인 미 해군천문대는 워싱턴 본부에서 기념식을 갖고 새 밀레니엄의 시작을 공식 선언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그리고리안력으로는 세번째 밀레니엄이 올 1월1일에 시작된다는 의미다. 식량과 에너지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북한의 새해 첫날은 낙관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다. 북한 정부는 경제를 재건하고 군대를 유지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더욱 허리띠를 졸라 맬 것을 요구했다. 세계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북동쪽 볼렌담의 한 카페에서는 크리스마스 장식물 화재로 8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폭발사고로 10명이 부상했으며 방글라데시에서는 수백 명의 취객들이 상점과 자동차를 부수며 난동을 피워 경찰이 경찰봉을 휘두르며 진압에 나서야 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중심 도로에서 벌어진 새해 축하행사는 샴페인 병과 최루탄이 난무하는 폭력의 장으로 변해 100여명이 부상했으며 200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축하행사가 열린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불꽃놀이 사고로 40명이 부상했다. 칠레에서도 새해 축하 불꽃놀이 행사 중 폭죽이 머리 위로 떨어지면서 4살 짜리아기 등 2명이 숨지고 47명이 부상했다. 런던 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