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사건사고-6 가짜휘발유 유통전국 최고의 정유회사가 2곳이나 있어 기름생산도시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울산에 올해는 가짜 휘발유 공장(?)까지 가세했다. 이 때문에 올 한해 울산지역 운전자들은 ‘고유가’와 ‘가짜휘발유’라는 두가지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특히 울산 한 외곽에서 제조된 가짜휘발유는 울산지역 일부 주유소에 대량으로 판매된 것으로 확인돼 진짜와 가짜주유소에 대한 운전자들의 논란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월 울산지검에 의해 드러난 가짜휘발유는 철저하게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광명페인트에서 김모씨 형제에 의해 제조된 가짜휘발유는 톨루엔과 솔벤트의 화합물. 이 가짜휘발유 제조공법은 솔벤트나 톨루엔 탱크에서 호스를 통해 차량에 적재만 하면 될 정도로 단순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었다. 여기서 만들어진 가짜 휘발유는 한달에 무려 20만ℓ에 이르렀으며 이같은 행위는 지난 99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무려 20여개월동안 계속됐다. 이어 이 휘발유는 판매책과 운반책 등을 통해 울산, 경주, 포항 등지의 9개 주유소로 팔려나갔다. 또 주유소측은 가짜휘발유와 정상휘발유를 다시 2:8의 비율로 혼합, 손님들에게 판매해 많은 차액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됐다. 울산중부경찰서도 지난 9월, 톨루엔과 솔벤트를 혼합한 가짜 휘발유를 영남지역 주유소에 공급한 수입정유사직원과 주유소 소장 등 3명을 검거하는 등 울산지역 상당수 주유소에서 가짜 휘발유를 팔다 관계기관에 적발됐다. 일반 운전자들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다며 하소연을 하는 등 많은 불만을 토로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이들 주유소로부터 휘발유를 구입한 차량은 낮은 옥탄가로 인해 노킹현상이 발생하면서 엔진의 수명이 크게 단축되는 피해를 입었다. 또 시간이 갈수록 초기 가속력과 주행정 가속력이 저하돼 가짜휘발유 사용으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간 것이다. 그런데도 이같은 가짜휘발유 제조와 유통은 손쉽게 드러나지 않아 일반시민들로서는 어떤 주유소가 가짜인지, 진짜인지를 식별하기란 불가능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올들어 적발된 가짜 휘발유 제조·유통조직도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정상적인 페인트 공장 등으로 위장하고 제조공범들까지 판매책과 원료 공급책, 제조책, 운반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 서로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았다는게 수사당국의 설명이다. 아뭏든 가짜휘발유는 고유가 시대 조금이라도 기름값을 절약하고 싶은 서민들을 두번 울리는 행위인 만큼 일부 주유소 업주들의 부도덕한 상술은 올해로 끝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곽시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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