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누구든 한번 쯤 지난 일들을 되돌아보기 마련이다. 단지 바쁘다는 핑계로 소중한 것들을 그냥 지나쳐 버리지는 않았는지, 또는 타성과 습관·매너리즘에 빠진 채 긴장감 없이 그저 살던 대로 살아 온 것은 아닌지 후회하기도 한다.그럼에도 또 ‘녹비왈자(鹿皮曰字)’란 말을 곱씹으면서 애써 위안을 삼기도 한다. 사슴가죽에 쓴 ‘曰(가로 왈)’자를 위아래에서
올해를 대표하는 키워드에 ‘혼○’이라는 말이 포함됐다고 한다. ‘혼술(혼자 술마시기)’ ‘혼밥(혼자 밥먹기)’ ‘혼놀(혼자 놀기)’ 등 무엇이든 혼자 하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는 뜻이다.마을 어귀 정자나 평상에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동네 아낙네들의 모습, 해질녘까지도 마을에 넘쳐나던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이제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 됐다. 품앗이로 상부상
새 해가 밝고 있다. 정유년이다. 정유년(丁酉年)의 丁은 하늘의 운세를 드러내는 글자이고, 정유년의 유(酉)는 땅의 운세를 보이는 글자이다. 이것이 천간과 지지이다. 열 번째 지지인 酉는 닭띠이다. 이 酉는 술동이 모양에서 취했다. 이것이 어찌 닭이 되었는 지는 아무도 모르겠으나 새 해는 닭의 해다.닭은 삼국유사에도 나온다. 그 속에 닭과 관련된 설화가 발
요즘 울산의 상황을 목도하면서 예전에 본 ‘명량해전’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울산의 현실을 바라보고 있자니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심정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때문이다. 필자만이 아니라 120만 시민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울산은 반세기 넘게 산업수도의 위용을 공고히 지켜왔다. 비교불가였고, 대체불가였다. 울산을 빼고 대한민국 현대사를 이야
한때 중국은 죽의 장막에 둘러싸인 은둔의 나라였다. 그런 중국이 핑퐁외교를 통해 미국과 교류를 본격화 하면서 죽의 장막은 서서히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뒤이어 등장한 것이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黑描白描)론이다. 정치적으론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경제적으론 시장경제를 도입하겠다는 흑묘백묘론의 핵심은 인민들을
요즈음 우리는 어쩌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자연재해는 피할 길이 없다지만 지진이 흔들어 놓은 우리네 마음, 태풍 차바가 남긴 잔인한 수해의 흔적들이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우리의 삶은 불안을 떨쳐내고, 새로운 불안을 맞아들이고, 또 다시 그것을 떨쳐내는 과정의 연속일지도 모른다”고 했던 알랭 드 보통의 말처럼 우리는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를 바라보면 탁 트인 전망과 함께 웅장한 위용의 골리앗 크레인이 보인다.골리앗 크레인은 스웨덴 말뫼시의 랜드마크였던 높이 138m의 코쿰스 조선소에 있던 것으로 지난 2002년 현대중공업이 단돈 1달러에 사온 것은 유명한 일화다.스웨덴의 산업을 대표하던 항구도시 말뫼는 한때 조선업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1990년대부터
사회적 재난이든 자연재난이든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피해가 발생하는 현실에서 피해를 당한 주민들에게는 피해복구가 최대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재해 및 재난발생으로 대규모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한 특별지원 등 효과적인 복구수습을 위해 정부가 선포하는 ‘특별재난지역’ 제도가 늘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해·재난의 특성상 광범위한 지역에 발생
‘볼수록 아름다운 스물 넉자는 그 속에 모든 이치 갖추어 있고 누구나 쉬 배우며 쓰기 편하니 세계의 글자 중에 으뜸이도다’ 한글날 노래 가사 중 일부다. 한글은 창제정신이 ‘자주, 애민, 실용’에 있다는 점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문자로 평가받는다. 또 자연발생적이 아니라 세종대왕이 주도, 창의적으로 만든 과학적·합리성에서 두드러진다.한글의 창제로 우리
태풍 차바가 울산을 강타한지 20일이 지났습니다. 피해복구가 많이 진행됐으나 여전히 가슴이 아픕니다. 무거운 책임감도 느낍니다. 피해자들과 똑같은 마음으로 지난 20일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같이 피해현장으로 출근하고 퇴근하는 생활을 해왔습니다. 피해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상인들이 오히려 저를 격려해주지만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할 만큼 죄송스럽습니다.태
지난 10월5일 울산을 내습한 태풍 ‘차바’는 시간당 최고 131㎜, 일일 강수량 281㎜라는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 부었습니다.울산의 기상관측 이래 10월 하루 강수량으로는 전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태풍이 지나간 자리는 비참함 그 자체였습니다. 실로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과 고통을 우리에게 안겨주었습니다.울산에서도 서울의 1.2배나 되는 넓은 면적을 가진 울
7년 가까운 특별한 기다림과 설렘이 필자를 들뜨게 한다. 국내 최초이자 최대 산악축제인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이번 주말 막을 올리는 것이다. 지난 2010년부터 개최된 간월재 ‘울주오디세이’를 모태로 준비해온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오는 30일부터 10월4일까지 울주 상북 등억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열린다.21개국 78편의 세계 산악 관련 영
추석이 목전에 다가왔다. 이미 우리의 마음은 모든 걱정과 근심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달려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언제 달려가도 반겨주는 고향의 산천, 그리고 따사로운 인정, 어느 새 삶의 찌꺼기를 털어내며 마음은 넉넉해진다. 한 여름의 더위가 꺾이는 처서가 오래 전에 지나고 이슬이 짙어가는 백로가 저 만치 멀어져 가면 어느 새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를 무척 좋아한다. 오래전 영화지만 몇 번이나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1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아 인기를 끈 숀 코네리의 세심한 연기에 매료된 탓도 있지만 아마도 영화의 줄거리에 대한 암묵적인 공감대가 크게 작용하는 듯하다. 무엇보다 영화를 보고나면 진한 여운이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다. 언뜻 보기엔 인생의 꿈과 글쓰기에 대한 내용
뜻하지 않게 후반기 시의회도 뒤늦게 출범했다. 오해로 인한 갈등과 대립도 있었다. 부끄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생활정치를 표방하면서도 중앙정치의 구태를 답습했다는 점에서 쏟아지는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진통은 있었지만 울산시의회는 출범의 닻을 올렸다. 잔잔하고 고요한 바다가 아닌 거센 격랑이 휘몰아치는 바다를 헤치고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포켓몬 고’의 열풍이 예사롭지 않다.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에 등장하는 가상의 캐릭터를 카메라와 GPS를 기반으로 잡는 게임인 포켓몬 고는 출시 일주일만에 1억명이 넘게 다운로드를 받았다. 포켓몬 고의 히트로 인한 닌텐도의 성공을 국내 게임업계는 아쉬움과 부러움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리에게는 풍부한 콘텐츠가 없고 특히 규제로 인한 창의력 부족이 주요 원인
바둑기사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복기다. 승패를 떠나 자신이 두었던 수를 되짚어보면서 잘된 부분과 잘못된 부분을 돌아보는 것으로, 다음에 더 좋은 승부를 펼치는 밑거름이다. 의장의 자리에서 물러나 평의원으로 돌아온 필자에게 지난 2년을 돌아보는 복기는 개인적인 기억을 더듬는 동시에 신임 의장단들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인류문명의 가교역할을 한 실크로드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 길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발전의 마중물이었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북구는 교통낙후 지역이라고 할 정도로 간선도로가 부족했지만 최근 빠른 속도로 사통팔달의 교통체계가 갖춰지고 있다.지난 6월30일 울산~포항 고속도로가 개통됐고, 내년이면 옥동~농소간 도로와 오토밸리
“용감한 이들이 조국을 위해 여기서 수행한 일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싸워 고결하게 전진시킨, 그러나 미완으로 남겨진 일을 수행해야 할 사람들은 우리 살아남은 자들입니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신의 가호 아래, 이 땅에 새로운 자유를 탄생시키고,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지구상에서 죽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인류 역
울산의 역사는 조선해양산업과 따로 생각할 수 없다. 영국BBC에서 반구대 암각화(국보제285호)를 근거로 “통나무배를 만들어 세계최초로 선사시대부터 협업을 통해 고래잡이를 한 곳이 한반도”라고 방송했다.또한 신라시대에는 처용설화에서 보듯이 국제 교역의 관문으로 조선시대 3포 개항지 중의 하나였다.故정주영 회장 특유의 개척정신으로 미포만 모래사장 사진 한 장